게이가 단순 개인의 취향이라고?

사회생활이나 학업에 심각한 지장 초래키도

요즘은 <개인의 취향> <인생은 아름다워> 등 ‘게이’라는 소재가 TV 안방드라마까지 차지하는 시대다. 물론 게이라는 소재는 예나 지금이나 핫이슈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커밍아웃 부담 …적응장애?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했던 2000년도만 하더라도 그는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후 드라마 캐스팅에서도 철저하게 연예계에서 배척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게이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예전에 비해 사뭇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전문의들은 “게이는 정신과적인 치료 대상이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게이나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은 커밍아웃을 전후로 혹은 커밍아웃 후 주변시선을 견디지 못해 적응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학생인 최모(22·남)씨는 “한 동성친구가 이성으로 끌려 커밍아웃을 했는데 그 후 친구의 태도가 돌변했고 그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지 주변 시선 또한 달라진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부담되고 학교를 갔다 와서는 집밖을 거의 나가지 않을 정도로 전보다 더 소극적인 사람이 됐다”고 토로했다.
대학생인 이모(24·여)씨는 “고등학교 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정체성 혼란으로 방황을 많이 하게 됐고 심지어 자해소동을 벌인 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고 성토했다.

이 처럼 커밍아웃을 하거나 게이라는 정체성을 발견 혹은 확인하는 과정에서 적응장애를 앓는 이들이 있다.
적응장애란 정신사회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나 개인적인 재난같은 스트레스를 겪은 후 일정기간 이내에 발생하는 감정적 혹은 행동적 장애를 말한다.

이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의 크기에 비해 사회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지나친 정도의 기능장애의 양상을 보이며 적응장애가 나타나고 6개월이 지났는데도 계속 발생하기도 한다.

중앙대병원 정신과 박두병 교수는 “겉으로 보면 직업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인데 동성애 문제로 엄청나게 갈등을 겪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소수자들 중에 동성애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는 사람도 있지만 어디가서 속시원하게 말도 못하다보니 술에 의존해보기도 하고 점점 상태가 악화될 경우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간헐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게이나 레즈비언은 단순히 개인 취향이다”며 ‘초이스’를 강조하고 사회가 소수자의 권리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주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소수자들 중의 일부로 게이나 레즈비언을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혼자 끙끙말고 전문의 상담

물론 게이나 레즈비언이 모두 적응장애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면 이 또한 어불성설일 것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게이나 레즈비언 중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게이라는 사실 때문에 병원에 가서 전문의와의 상담을 주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이병철 교수는 “게이들이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나 가족들의 변한 태도를 감당하지 못해 식욕감퇴, 불면증 등 적응장애에 시달린다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게이가 게이라는 이유로 실제 병원을 찾는 경우 거의 없지만 게이여서 부수적으로 적응장애를 앓게 된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게 도움이 된다.
한양대병원 정신과 김석현 교수는 “게이 등 특수한 상황에서 본인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생활에 불편감을 느끼고 사회생활이나 학업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병철 교수는 “약물과 상담치료를 통해 대개 적응장애가 호전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의 도움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며 “가족 중의 단 한 사람이라도 적응장애의 문제를 환자 탓으로 돌리거나 무기력하게 변화된 환자의 모습에 대해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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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