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5월 방한 노림수 해부

‘성완종’ 논란 잡고 ‘남북정상회담’ 분위기 띄우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오는 18일 방한한다. 1년 9개월 만에 밟는 고국 땅이다. 그러나 그 발걸음을 여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본의 아니게 ‘성완종 사태’의 핵심인물로 거론되면서 진실을 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 시선은 그의 ‘발’이 아닌 ‘입’으로 모아진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국내에서 4박5일을 보낼 예정이다.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반 총장은 18일에 방한해 ‘세계교육포럼 참석’ ‘정의화 국회의장 면담’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외교부 고위관계자 면담’ ‘이화여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22일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도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기문 방한
4박5일 일정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이다. 그러나 결코 ‘충청대망론’과 ‘성완종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도 정국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성완종 리스트’와 ‘녹취록에 나온 사람’에 대한 진실공방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자살하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반 총장의 이름을 거론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사정드라이브에 대해 ‘반 총장과 가깝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성 전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반 총장은 “이번 사안은 나와 전혀 관계없다. (성 전 회장은) 충청포럼 등 공식석상에서 본 적이 있고, 알고 있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등 성 전 회장이 밝힌 내용과 다른 주장을 했다.

따라서 방한에 대한 관심은 공식일정보다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정가와 언론계는 반 총장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특별수사팀 또한 ‘성완종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내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반 총장은 최대한 조심스런 행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반 총장은 기존 방한일정과 다르게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의 반 총장 종친회인 ‘광주반씨 장절공 종중’의 반선환 국장은 지난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선산이 있는 음성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없었다”며 “최근 국내외 정세가 민감한 데다 일정도 짧아 공식행사만 참석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가 쪽에서는 반 총장의 이러한 일정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평소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반 총장이기에 이번에도 고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고향을 방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계에서는 “성 전 회장에 의해 오가는 ‘반기문 대망론’이 부담스러워 그런 것 아니겠냐”며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다.

고향방문 불발
대망론 때문?

정치권과도 거리두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식 행사 후 정의화 국회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및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지만 정계 인사들과는 최대한 거리를 둘 것이란 전망이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반 총장의 행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들은 반 총장이 지금 시기에 방한하는 것은 성완종 사태에 대한 논란만 증폭시킬 뿐인데 일정을 강행하는 것은 뭔가 다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반 총장이 박 대통령과 윤 외교부장관과 만나는 것에 주목한다.

반 총장이 소수의 사람들과만 만남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 사람들과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가 정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가능성이 높은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한편에서는 성완종에 대한 대화도 어떤 식으로든 나올 것이라 보고 있다.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진 정 의장 측은 지난 3일 “반 총장의 국회 방문 일정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정계관계자들은 “두 분이 (민감한) 국내 정치 현안보다 동북아 평화와 남북관계 등 외교 전반에 걸쳐 주로 대화를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고 있다.

윤 장관과의 만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와 최근 급변하는 아시아관계 등 외교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8일 방한, 1년 9개월 만에 고국행
성완종 논란에도 입국 강행, 할 말 있나?

이에 일각에서는 다시 한 번 반 총장의 ‘남북정상회담 성사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반 총장은 여러 차례 방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 오준 주 유엔대표부 대사는 지난 4월2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남은 임기 중 한반도 문제, 즉 북한 문제에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 적 있다. 이에 임기가 1년7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방북을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에 임명된 직후 지금까지 남북 정상회담의 중재자 역할로 주목받아왔다. 여권 일각에선 ‘반기문 총장 방북 → 남북정상회담 → 비무장지대 개발이나 북핵협상 진전 → 반 총장 대선 출마’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에서 반기문 영입설이 나온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결국 이러한 영향력과 가능성이 본인이 부인함에도 반 총장을 대권후보 0순위로 올려놓는 요인이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여론도 있다. 반 총장은 지난 9일 러시아 방문 기간 동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반 사무총장이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짧은 시간 동안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동 내용을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 반 총장이 이번 방한 때 박 대통령, 정 의장 등 핵심 인사들과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반 총장과의 신년 전화통화에서 “남북대화 재개와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근본적 개선을 유엔과 함께 다뤄가겠다”고 밝힌 적 있다. 그러나 북한의 김 의장이 ‘실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성과가 없었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김영남 만남
중재자 되나?

다른 쪽에서는 남북정상회담보다 성완종 사태를 풀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 아니냐며 의혹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반 총장의 방한은 이미 2014년 말부터 확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시기적으로는 반 총장의 방한 일정과 성완종 사태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성완종 사태에 대한 얘기가 있을 것이란 것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반 총장의 조카가 경남기업과 연루되면서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T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까지 추진하던 매각사업을 반 총장의 조카에게 맡겼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반 총장의 조카로 알려진 데니스 반은 경남기업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을 ‘카타르투자청’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주관사 담당임원으로 해당 계약을 주도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정황상 반 총장이 성 전 회장에 대해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한 주장이 힘을 잃게 된다.

이 외에도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반씨가 경남기업 측에 건넨 문서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는 해당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문서는 완전히 가짜다. 내 서명도 위조됐다. 우리는 경남기업을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여 경남기업이 반씨가 몸담고 있는 매각주관사에 인수의향서를 받는 조건으로 6억여원의 수수료를 선 지급한 것으로 전해져 ‘국제 사기’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박근혜·정의화·윤병세 만나 무슨 말 할까?
조카 경남기업 매각사업 연루, 변수 떠올라


반 총장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가고 있는 가운데 ‘반기문 효과’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반 총장의 행보로 인해 차기 대선주자의 지지율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이미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올해 초 실시한 ‘차기대선후보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최근 한국리서치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반 총장이 18.1%를 차지, 16.4%를 기록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꺾고 1위에 올랐다. ‘방한 효과’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4·29재보선 이후 리얼미터에 의해 조사된 바에 따르면 반 총장은 15.3%를 기록,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이은 3위를 차지해 여전히 주목받고 있음이 나타났다.

방한 노림수
논란 덥기?

반 총장은 이미 여러 차례 국내 정치에 뜻이 없음을 알린 바 있다. 은퇴 후 삶에 대해 그는 “아내가 나를 위해 많이 참아줬고, 내 일을 이해해줬다. 사무총장 자리에서 물러나면 아내와 멋진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특히 손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고 밝혔을 만큼 뜻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기문 대망론’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은 이런 논란들이 반 총장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수 있다며 자중할 것을 요청한다. 반면 충청권에서는 아직 강력한 대선주자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여전히 반 총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충청권 지역언론들이 연일 ‘충청 대망론’ 재점화를 다루고 있는 와중에 과연 반 총장은 고국에서 보낼 100여 시간 동안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풀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상옥·한명숙 빅딜?

지난 8일 박상옥 대법관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1월26일 국회로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후 그동안 야당으로부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아 임명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결국 인준이 지연되다 지난 6일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및 여당 당독 표결로 가결됐다.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100일 만이었다.

직권상정의 후폭풍은 거셌다. 5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있었던 지난 12일, 여야는 서로 고성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박상옥 대법관은 자진 사퇴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은 무리한 직권상정을 사과하실 것을 촉구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당기간 정계가 냉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이날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된 법안은 불과 3건에 그쳤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방안 등 현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핵심 현안이 눈앞에 있지만 당장 있을 28일 본회의에서조차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만약 통과되지 못한다면 6월로 넘어가는 사태까지 일어날 수 있다.

막혀버린 새누리당, ‘한명숙’ 보내고 주도권 잡나?

이에 정계관계자들은 5월 국회 내 통과를 위해 여당에서 박상옥·한명숙 빅딜을 타진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 이미 박 대법관이 임명된 직후 언론을 통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수사가 빨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 바 있다.

박 대법관이 배속된 대법원 2부에는 한 전 총리의 9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사건이 계류 중이다.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와 3심결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여야에서도 이를 두고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새누리당에서 3월23일 당시 박 후보자에 대한 대법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는 진짜 이유를 ‘한명숙 구하기’로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한명숙 구하기 논란이 불거지자 새정치연합은 하루 만에 청문회 개최에 합의하는 등 급변한 모습을 보여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한 전 총리를 두고 일련의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5월 국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정치권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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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