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상호 신변보장 밀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형님 라인’이 조율한 밀약의 내용은 노무현 정부가 당시 야당이 총공세를 펼치던 MB의 BBK 의혹 관련 수사에 개입하지 않는 대신, MB 측은 집권 후 노 전 대통령의 신변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는 게 핵심이다.
추부길 전 비서관은 지난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당시 양측의 밀약에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느냐는 질문에 추 전 비서관은 “MB가 밀약에 따르겠다고 확약하고 협상 전권을 (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줬다. (노건평씨를 통해) 청와대 상황도 생중계됐다”라며 “당시 ‘BBK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이 강력 반발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오히려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다더라”고 주장했다.
“노건평-이상득 상호 신변보장 밀약”
“촛불시위 정국돌파 위해 MB가 어겨”
추 전 비서관은 또 “MB가 촛불시위로 위기 상태일 때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약속을 어겼다”라며 “당시 나는 MB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그랬더니 (대선 당시) 전국 조직을 운영할 때 받은 돈을 문제 삼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도 ‘노무현을 구속시키는 데 희생양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고 내게 얘기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추 전 비서관은 2009년 3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돈을 받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추 전 비서관의 주장에 대해 여야 모두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추 전 비서관이) 말한 내용은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할 수 있는 내용 같은데 그 부분을 추 전 비서관이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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