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에 묻힌 이슈들

정국 삼킨 블랙홀 “끝이 안 보인다”

[일요시사] 최현목 기자 = ‘성완종 사태’는 이슈마저 삼켜버렸다. 마치 블랙홀처럼 4월 임시 국회가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2주가 넘는 시간을 그대로 빨아들인 형국이다. 정치 현안에 발목 잡힌 국회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례적으로 야당의 지지까지 받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이 무상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치 현안이 국회를 발목 잡는 경우는 허다했다. 그러나 이번 ‘성완종 사태’만큼 강하게 또한 장기적으로 집어삼킨 경우는 드물었다. 혹자는 이번 스캔들을 두고 헌정사상 최대사건이라고 지목할 만큼 상황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이완구 당시 총리가 직접 사의를 표명했을 정도로 성완종 사태는 정가에 떨어진 핵폭탄과 같다. 문제는 그로 인해 촉각을 다투는 현안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원국조
증인불발

성완종 사태가 집어삼킨 현안들을 분류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제, 두 번째는 민생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회기가 2주 남짓 남은 상태에서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함에도 국회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리기로 했던 본회의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출석 문제로 파행을 맞았다. 그 여파로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로 넘어갈 40여개 법안 처리도 30일에 있을 본회의로 밀려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만약 30일 본회의마저 넘기게 되면 4월 국회 내 처리는 힘들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지난 23일 본회의 파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묻힌 이슈 중 하나인 자원외교국정조사(이하 자원국조) 증인 채택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요구한 ‘자원외교 핵심 5인방’ 중 최 부총리의 이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끊임없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5명의 증인 채택을 요구해왔다. 5인방은 이 전 대통령,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영준 전 산업자원부 차관, 윤상직 상업자원주 장관, 그리고 최 부총리를 가리킨다.


새누리당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내일 본회의는 시급한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안건처리를 위해 예정된 것이지만, 새정치연합은 최 부총리에 대해 긴급 현안질의를 요구하며 본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말해 불참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자원외교 수십조 혈세낭비의 가장 핵심인 최 부총리는 자원외교 질문에 답변해야 할 임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피한 이 상황은 새누리당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자원국조 특별위원회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지난 21일 생명을 다했다. 여·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진상규명 성과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특위 외부에서 들려오는 평가다. 형식상 5월2일까지 특위가 유지되긴 하지만 청문회 증인 출석을 요구할 경우 요청서를 서면으로 최소 7일 전에 전달해야 함에도 의결에 이르지 못함으로써 사실상 껍데기만 남게 됐다. 연일 성완종과 관련된 비리 의혹들로 국민의 주목도가 떨어진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캔들에 묻힌
세월호 1주기

‘세월호 1주기’는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이슈다. 지난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지만 지난 10일 ‘성완종 리스트’가 언론에 전격 보도되면서 사실상 국민의 이목에서 멀어졌다. 설상가상 박근혜 대통령이 12일간 남미순방에 오르면서 추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6일 “이번 순방 출국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와 겹쳐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1주기 행사와 관련된 일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추모 일정은 차질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꼭 16일에 출국했어야 했냐”는 반응이 많았다.
 

순방 일정이 발표되고 난 후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가족협의회는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월호 참사 1주년 합동추모식’을 전격 취소했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취소 사유에 대해 “정부가 현재까지 어떠한 답도 주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담화내용 전문을 받아봤는데 하나마나 한 이야기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정부의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선언이 없으면 추모식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계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추모식에는 희생자 가족과 종교계 대표, 시민 사회단체, 학생 등 총 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지난 20일에는 세월호 추모집회를 두고 유가족과 경찰이 충돌했다. 1만2000여명의 경찰이 투입돼 유가족 28명이 연행되는 등 심각한 사회현상이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언론이나 일반 시민들의 주목도는 약했다. 이날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과 물대포를 쏘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자진 해산할 것을 요구할 정도로 과격하게 전개됐으며 이후 ‘과잉진압’이냐 ‘폭력시위’냐를 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힘주고 시작한 국회 열기도 전 잿밥
해결책 찾지 못하고 여야 싸움 계속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채택 여부는 사안을 고려해 봤을 때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관심에서 많이 멀어진 듯하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7일 마무리됐다. 그러나 임명동의안 채택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어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4월 국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채택을 이끌어내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었지만 이미 절반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지연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지만 정계전문가들은 성완종 사태로 인해 동력을 잃은 점도 한 요인으로 꼽는다.
 

야권은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며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과 인사특위 소속 정의당 서기호 의원 등 야권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는 게 의미가 없고 경과보고서의 채택 여부를 논의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박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옥 대법관
동의안 표류

반면 여권은 밀어붙이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야당의 반대로 채택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야당을 설득해보고 그래도 계속 거부하면 국회의장이 4월 국회 중에 직권상정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인사청문회법 9조에 따르면 청문회를 마치고 3일 이내에 경과보고서가 제출되지 못하면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올릴 수 있다. 이번 대법관 채택 문제가 여·야는 물론 법조계 전반의 논쟁으로 번졌다는 측면을 고려해 봤을 때 직권상정 시 불어올 후폭풍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국회를 표류하고 있다. 5월2일까지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파열음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무기구와 특위는 바쁘게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명백한 입장 차만 확인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계속되는 지연에 다급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독촉하며 새정치연합에 ‘2+2 회동’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사태는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강기정 새정치연합정책위원회 의장은 “새누리당은 친박비리게이트 국면전환을 위해 실무기구를 깨는 2+2 회담을 제안하지 말라”며 “김무성 대표의 제의는 우리가 주장하는 공무원연금 사회적 합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경제·민생 현안 산적 
이대로 가면 6월 넘겨

이에 새누리당은 피켓을 들고 나와 결의대회를 했다. 지난 23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이번 4월 국회에서 마무리 짓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소문에서 김 대표는 “이번에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4·29재보궐선거보다, 성완종 사건보다 우리나라의 미래 재정에 중요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민감한 사항인 만큼 6월 국회로 가져가자고 제안하고 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공무원연금 6월 임시국회 처리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부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다면 6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한다고 약속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6월 국회를 말하는 것 자체가 국가적 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성완종 사태로 인해 불붙은 현안도 있다. 바로 개헌 특위 구성이 그것이다. 개헌을 주장하는 여·야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개헌추진국민연대’는 지난 18일 4월 국회에서 개헌특별위원회(이하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이 성완종 사태에 대해 언급해 화제가 됐다. 최근 ‘개헌 전도사’라는 별명이 생긴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번처럼 덩어리가 큰 부패는 권력구조의 변화가 없으면 드러나지도, 처벌되지도 않는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치는 것만이 부패를 없애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공무원연금
6월 넘기나

새정치연합 노웅래 의원은 “국민은 하루하루 살기 버거운데 정치판에서는 권력 실세라는 사람들, 총리에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르는 이런 분들이 억대의 잔치판을 벌이고 있다”며 “모든 권력을 대통령 한 사람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측근이 돈과 권력을 다 차지하고 여야가 무조건 타협 없이 극한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정치평론가들은 이례적이라 말한다. 그들은 “현재 국회의원들은 성완종의 ‘성’자만 꺼내도 손사래 치기 바쁘다”며 “그런데 이렇게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서 성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 볼 수 있다.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이념과 논란을 넘어선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세월호 인양’ 중점은?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 국민안전처 등 17개 부처로 구성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해수부가 앞서 제출한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안’을 원안대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침몰한지 1년여만에 세월호 인양이 결정됐다.

중대본은 이날 회의에서 인양방식, 인양과정의 위험·불확실성, 소요비용 및 예산확보대책, 전문가·실종자 가족 의견수렴 결과, 인양 결정 후속대책 등을 검토했다.

인양은 관련 업체를 선정한 후 3개월간 설계와 준비작업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되며, 현장작업은 9월중으로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작업 기간은 1년에서 1년6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종자 9명을 수습하는데 중점을 둔 이번 인양은 유실 가능성이 있는 절단법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독을 투입해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인양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례가 없는 인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2차 안전사고 등에 대한 내용도 발표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무게로 인한 인양점 파괴, 휘어짐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해저면 추락 등 2차 사고위험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입장이다. 기술검토 TF 팀은 “속도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이번 인양과 관련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며 “앞으로 선체 인양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등 세월호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습에 범정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사회 각계는 “늦었지만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인양은 당연한 것인데도 참사 1년이 지난 후에야 결정됐다”면서 “그래도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반가운 소식이며, 기술적인 검토까지 거쳐 최종 결론이 조속히 나서 다행스럽다”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로 구성된 4·16가족협의회의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인양하겠다고 한지 6개월만의 공식 선언이지만 이제라도 인양을 공식 선언해 환영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가족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인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강조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