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자폐아, 말과 교감하다

심리치료·말타기 활동·자세교정·대근육 발달 도움

자폐를 앓고 있는 김모(10·여)양은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가만히 있는 성향이 강한 학생이었다. 재활 승마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양은 처음 말을 봤을 때 말 근처에도 안 가고 도망을 쳤다. 겨우 어르고 달랜 끝에 김양은 말에 앉았고, 그렇게 숲을 2바퀴 돌았다.

그런 김양에게 변화가 나타났다.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승마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었다. 지금은 평보를 지나 속보가 가능한 정도로 균형감각과 타이밍 능력이 발달됐다.

심한 틱장애에 자폐를 앓고 있는 박모(11·남)군은 걸핏하면 사람들한테 침을 뱉었고 주위가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또 재활 승마 치료를 받던 초기에는 갑자기 말에서 뛰어내리는 돌발행동을 반복해 주위 사람들을 많이 놀래키기도 했다.

그러던 박군이 지금은 돌발행동을 보이지 않고 틱 장애는 여전히 심하긴 하지만 승마에 상당한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승마코치에게 더 이상 침을 뱉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김양과 박군을 비롯한 자폐아들은 현재 재활 승마 프로그램을 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승마를 좋아하게 되었고 잘 타며 자폐 증상 또한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재활 승마교육이 성장기에 있는 지적장애, 자폐성, 뇌병변 장애를 지닌 중증 장애아동들에게 효과적인 재활 치료방법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보편화된 재활 교육인 재활 승마 교육은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심리치료, 말타기 활동을 통한 자세교정, 대근육 발달 등 신체 발달과 운동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전문의들은 자폐아인 경우 언어 아웃풋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지치료가 중요하며 동물을 통한 재활치료 또한 사회성 증진치료의 다각도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과 김의정 교수는 “중증자폐아동의 세 가지 특징으로는 사회적인 관계형성이 어렵고 상동관심·상동행동을 가지며 비정상적으로 과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자폐증은 일반적으로 특수학교에서 특수교육이 이뤄지며 자해 및 타해를 가하는 경우, 자폐증에 주의산만이 결합된 경우, 자폐증으로 인해 조울증 등 기분장애가 동반된 경우 약물치료가 이뤄진다”며 “재활 승마 교육과 자폐아동에 대해 의학적인 데이타는 나와 있지 않지만 관계형성에 취약한 자폐아동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동물치료에 대해 검증된 의학적 연구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자폐아가 승마치료를 하는 경우 본인이 원해야 하는데 자폐아 중에는 동물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공개적인 장소에서 사람들과 접촉을 할 정도라면 자폐 정도가 양호한 편이 아니었는지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 교수는 “어떤 자폐증 성향의 그룹이 승마 재활치료에 적합한지, 어떤 부분이 어떻게 좋아지는지, 승마치료로 인해 환자상태가 좋아졌는지 아니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좋아졌는지 등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에 재활 승마 교육에 의료진의 접목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김명기 사무국장(48·남)은 “3년째 재활 승마에 참여하고 있는 중증자폐아들이 있는데 전과 비교했을때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며 “아이들이 말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말과 교감하게 되었고 승마를 통한 전신 균형 발달 측면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그러나 재활 승마가 의료진과의 연계치료에까지는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며 “현장데이타를 토대로 ‘자폐아 및 중증장애인을 위한 재활 승마’에 대한 의학적 연구와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국장은 10년 전부터 재활 승마 관련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재작년 5월부터 강동구청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중증자폐아를 포함한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48주의 다양한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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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