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원순 끌어내기’ 플랜

결국 넘어야 할 산…큰 봉우리 넘어야 최정상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 산은 오 전 시장이 직접 쌓아 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원순이라는 이름의 큰 산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라는 정계의 지각변동으로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 지각변동은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을 내걸자 일어났다. 자신의 과업을 청산하지 못하면 정상에 오르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현재 정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명이다. 홀연히 떠났던 사람이 돌연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오 전 시장을 두고 수많은 정치전문가들은 그의 복귀를 당연시하고 있다. 몇몇 언론에서는 그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이목구비를 언급하며 마치 스타의 귀환처럼 보도하고 있다.

정치스타 귀환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차기대선주자적합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내에서 오 전 시장이 14.9%를 기록, 25.3%를 기록한 김무성 대표의 뒤를 잇는 2위로 나타났다.

리서치뷰가 인터넷방송 팩트TV와 함께 지난달 30일 실시한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후보로 느껴질 정도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제치고 적합도 4위에 오른 것이다. 8.8%를 기록한 오 전 시장 앞에는 32.5%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16.8%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12.1%의 박원순 서울시장뿐이다. 특히 박 시장과는 단 4%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정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지난 3년6개월간을 되돌아 봤을 때 격세지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오 전 시장의 정계복귀에 대해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복귀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오가는 중이다.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당직으로 복귀한다는 설과 하나는 선거를 통해 복귀한다는 설이다.

당직을 통한 복귀 시나리오는 오 전 시장의 입장에서 안정적이다. 새누리당 내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가 1석 남아있어 김 대표의 ‘제가’를 얻으면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여의도연구원의 수장 자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다수의 정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당직으로의 복귀가 안정적이긴 하나 화제성 면에서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당당히 선거를 통해 복귀하라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미 오 전 시장이 선거를 통한 복귀 수순에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6일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자리에 참석한 오 전 시장은 정계복귀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들을 향해 “정계복귀는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를 ‘얼굴 도장’ 찍기로 해석한다.

4·29 현장에 얼굴도장, “시장직은…실수”
정몽준과 테니스 회동, 노원병? 광진갑?

그러나 선거를 통한 복귀는 험로의 연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오 전 시장 앞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는 거물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과 박 시장의 인연을 살펴보면 정적(政敵)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시장 직에서 내려올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결과는 투표함을 개봉조차 하지 못하고 끝났다. 결국 오 전 시장은 자리에서 내려왔고, 시민들은 그런 오 전 시장의 대체재로 박 시장을 선택했다.

2011년 서울시장재보선에 나선 박원순 당시 후보자는 전임 오세훈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을 두고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시장이 된 후에는 오 전 시장이 실시하고 있던 사업들을 대폭 축소했다. 이를 두고 언론은 ‘오세훈 흔적지우기’라 불렀다.


그러나 공고할 것 같았던 박 시장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오 전 시장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시장의 지지율은 2015년 1월 셋째 주부터 꾸준히 하락해 3월 들어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전체 2위 자리를 내줘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근 오락가락하는 서울시 재활용 정책 등으로 불거진 박 시장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박 시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오 전 시장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박 시장과 직접 붙기보다는 우선 다가올 20대 총선에 맞춰 준비를 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리고 현재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전 대표가 맡고 있는 노원병과 광진갑이다.

정적 박원순

노원병 출마 예상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지난달 21일 이 전 시장과 정몽준 전 의원이 ‘테니스회동’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이 붙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총선 출마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고 서울 노원병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원병은 현재 안 전 대표의 지역이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총선 출마에 관해서는 “그래야죠”라고 답했지만 노원병에 대해선 “생각을 안 해 봤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진갑 출마를 예상하는 사람들은 그가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8월26일 사퇴한 이후 종로구 혜화동 시장공관에서 나와 그곳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오 전 시장의 한 측근은 “오 전 시장이 자양동에 전셋집을 구했다”면서도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으며 단지 교통이 편리한 지하철7호선 뚝섬유원지역 근처에 전셋집을 구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었다.

일각에서는 만약 오 전 시장이 안철수·김한길 전 대표 중 한 명을 잡을 수 있다면 그 파장이 어마어마하게 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과연 오 전 시장이 복귀와 함께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당은 물론 야당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최근 공식석상에 다시 얼굴을 보이기 시작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무상급식 중단’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간의 악연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둘의 악연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31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맞붙은 둘 사이의 승부는 뒤늦게 뛰어든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2011년에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들고 온 ‘무상급식 찬반투표’를 두고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쓴소리를 던졌다.

케케묵은 악연,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

홍 대표는 자신을 찾아온 오 시장에게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당과 상의 없이 시장 직을 사퇴한 오 시장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한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두 달 뒤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 후보에게 패했고 홍 대표는 이를 기점으로 악재가 겹쳐 취임 5개월 만인 12월9일 대표직에서 퇴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자신을 한나라당 대표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든 ‘무상급식’ 카드를 들고 나타났다. 오 전 시장은 오랜 재야생활 끝에 다시 정계 복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이 다시 복귀한다면 필연적으로 홍 지사와의 3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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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