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사정에 박원순-안철수 떠는 내막

이상득 박영준만 덜덜 떠나 했더니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서슬퍼런 사정의 검날은 재계를 향해있다. 그러나 불안에 떠는 곳은 비단 재벌들만이 아니다. 현재 정계는 연대책임을 지게 될까 노심초사해하는 ‘조정 대신들’과 같은 모습이다. 그들은 점점 옥죄어 오는 수사망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인가? 무르익어가는 사정정국이 불안한 사람들을 알아보자.

청와대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검찰의 수사는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을 신호탄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은 신세계, 롯데그룹에까지 수사 폭을 확대할 것이라 전했다. 또한 검찰은 ‘캐비닛’을 활짝 열고 그동안 묵혀둔 수상한 금융거래 정황까지 다시 들춰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묵혀둔 수사기록
벌벌 떠는 대기업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내사를 정밀하게 해 수사에 착수,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환부만 정확하게 도려내고 신속하게 종결함으로써 수사대상인 사람과 기업을 살리는 수사를 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김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요청에 화답해 빠른 시간 안에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것이 하나이며, 다른 하나는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를 최소화시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정바람에 오히려 정계 측에서 더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친이계는 사정의 첫 타깃으로 포스코그룹이 선정되자 ‘표적 수사’를 언급하고 나섰다. 친이계 좌장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지난 18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5~6년 묵혀놓았다 수사하니 정치검사 소리 듣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정병국 의원은 “누가 기획을 했는지 정말 새머리 같은 기획”이라며 촌철살인을 날렸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지난 12일에 가진 대국민담화에서 ‘방위산업 비리’ ‘해외 자원개발 부실 투자’ ‘일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공적문서 유출’을 대표적 부정부패 사례로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밝힌 4가지 중 적어도 2가지 이상에서 친이계를 표적으로 기획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이 있다.

검찰의 포스코건설 수사를 보는 정치전문가들은 이것이 단순한 비자금 조성의혹을 수사하는 것이 아닌 ‘영포라인’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이라 보고 있다. 영포라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영일·포항지역 출신 인사들을 묶어서 지칭하는 말로 MB정권 당시 실세였던 이상득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차관 등이 핵심 멤버로 꼽힌다.

현재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건설공사를 하면서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당시 베트남법인장 출신 박씨가 구속됐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는 박씨의 직속상관이던 정동화 전 포스코 부회장은 물론이고 정준양 전 회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에 공개된 정동화-정준양 라인과 박영준 전 차관과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정동화 전 부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 박영준 전 차관 모두와 막역한 사이였는데 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을 포스코 회장으로 만들기 위해 박영준 차관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박영준 전 차관
인사비리 의혹

이후 정준양 전 회장이 보여준 모습은 영포라인과의 관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취임 후 5조원을 들여 몇 건의 인수합병을 추진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대우인터내셔널, 호주 로이힐 광산, 성진지오텍, 포뉴텍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에너지 자원개발 기업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포스코가 이들 기업을 인수해 에너지 자원개발에 적극 뛰어든 것이 과연 기업 전략에 따른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외부압력에 의한 것이었는지 집중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에너지 자원개발의 첨병역할을 할 때쯤 이상득 전 의원이 MB정부의 자원외교를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 출장을 다녀왔다는 점을 들어 충분히 근거있는 주장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하기 시작했다. 경남기업 특혜공여 의혹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영포라인’ 이상득·박영준 비리 청탁 의혹
이 “워크아웃 제외”, 박 “정준양을 회장으로”

<한겨례>는 지난 24일 단독기사를 통해 이 전 의원의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의원이 2008년 9월경 경남기업의 주채권은행인 신한금융지주 당시 고위관계자에게 “경남기업을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서 제외해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평소 친분을 유지하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요청을 받고 전화를 한 것인지 수사해 볼 방침이다.

결국 청탁 건은 신한금융지주 쪽의 거절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일방의 주장처럼 사실이라 하더라도 (요구대로) 워크아웃에서 제외된 것도 아니고, 그냥 알아본 정도 수준 아닌가 싶다”고 두둔했다.


이상득, 박영준 등 영포라인의 핵심이 의혹에 휩싸이는 등 일련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고려해 친이계는 최대한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내 전·현직 친이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지난 19일 대규모 만찬회동을 알렸으나 돌연 일정을 연기했다. 정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번 회동을 준비한 의원들은 대규모 회동이 자칫 국민들 눈에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모임에는 안경률·강승규·임해규 등 20~30여명의 원내외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안경률 함께 내일로 대표는 회동 연기 이유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친목모임의 원래 취지와 달리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왜곡으로 몇몇 의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밝혔다.

비단 친이계 뿐만 아니다. 포스코 수사가 부담스런 사람들은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3일 박 시장이 포스코 경영진에 대한 감시에 소홀했음을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정준양 전 회장의 선임, 그리고 포스코로부터 받은 기부금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해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아름다운재단은 포스코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기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외이사를 맡고 있거나 퇴임 상황에서 이해관계에 있는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박 시장이 주도해 설립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이상득 전 의원
경남기업 청탁


이러한 새누리당의 주장에 박 시장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지난 23일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박 시장이 포스코 사외이사로 활동한 기간은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로, 정준양 전 회장과 임기가 겹치지 않는다”며 “정 전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세 차례 투표 과정에 박 시장은 당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서 “그럼에도 정 전 회장이 CEO로 선출되자 곧바로 포스코 사외이사를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가 사외이사에게 스톡옵션을 준 사안에 대해서는 “(박 시장은) 스톡옵션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계속 반대했지만 결국 도입됐고 박 시장은 스톡옵션을 거절했다”며 “사외이사 기간 중 받은 급여 대부분도 모두 시민단체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새정치 박원순·안철수 ‘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박 “스톡옵션 거절”, 안 “보고대로 했을 뿐”

더불어 김 대변인은 “2004년 포스코 사외이사 제의도 수차례 고사했으나 포스코라는 우리나라 대표기업의 신뢰도를 높여달라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의 끈질긴 요청으로 수락했고 활동기간 수차례 반대의사를 제시하는 등 견제역할을 수행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성진지오텍 인수와 관련해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안 의원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았으며 최근 포스코의 대표적 부실인수 사례로 꼽히고 있는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때인 2010년 4월경엔 이사회 의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안 의원이 의장으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수기’ 역할만 한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 여론에 안 의원은 “당시 경영진이 이사회에 (성진지오텍을) 장래성 있는 기업으로 보고했다”며 “국내 최고수준의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증권사부터 회계·법률 실사, 인수 가치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포스코 내부 보고내용에 따르면 성진지오텍은 안 의원이 사외이사로 있을 당시 부채비율이 1612%나 하는 부실기업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번 해명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안 의원이 본인이 한 말처럼 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이사회의 의장이 서류만 보고 판단하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에 당시 이사회 의장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번 포스코 사외이사 건에서 볼 수 있는 두 사람의 해명 태도가 화제다. 각종 언론들 사이에서는 박 시장이 적극적이고 명쾌한 해명으로 이번 난관을 잘 헤쳐 나갔다는 반응이 많은 반면, 안 의원의 경우에는 두루뭉술하게 눈앞의 위기만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논란만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박원순·안철수
포스코 사외이사

정계는 박 대통령이 꺼내든 부정부패 척결 카드로 ‘정국 주도권 확보’ ‘지지율 상승’ ‘정적 제거’ 등 ‘일거삼득’을 노린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로 비리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17일 홍준표 경남지사는 “포스코 수사가 이명박정부의 핵심세력을 겨냥한 기획수사로,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엄청난 비리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 전문가들도 일련의 사정바람에 대해 신중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이번 사정을 두고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보다 ‘비리에 대한 수사’로 해석하는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에 수사가 힘을 받고 있지만 만약 성과 없이 시간만 지난다면 명분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 “내가 대통령이 됐다면?”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이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한 언론사는 안 의원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안 의원은 ‘2012년에 만약 대통령이 됐다면 박근혜 대통령보다 잘했을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대통령이 됐다면) 경제외교 그렇게 안 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후보로 출마한 문재인 대표에 대해서도 “지금 대통령보다 낫지 않았겠나”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에 새누리당에서는 안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했다. 정준길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안철수 의원과 사소한 인연이 있는 제 입장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드릴 수 있다”며 “내가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었다면 성진지오텍같은 부채비율 1600%인 회사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을 거다. 내가 국회의원이 됐다면 안 의원보다 잘했을 것이다. 최소한 신당창당과 기초단체장 무공천을 약속했다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 야당 대표를 꿰차는 대국민 사기극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부대변인은 “국민들은 안 의원에게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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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