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국에 김무성 ‘친기업 행보’ 노림수

‘박심’ 등에 업은 이완구 앞차기…“결국 대통령 돌려차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부정부패 발본색원.” 이완구 국무총리는 취임 후 가진 첫 대국민담화 자리에서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는 이 총리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는 해석이 유력 정치인들 사이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마치 박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는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권력을 향한 ‘골육상쟁’이 시작됐다. 정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국무총리는 치열한 파워게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위치에서 서로 교감하며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던 관계에서 벗어나 이젠 경쟁자의 자격으로 서로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최근 동향을 분석해 보면 한쪽에서는 기업의 비리를 파헤치고 한쪽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가 없도록 상처를 보듬어주는 등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부정부패
발본색원

지난 12일 이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그중 핵심은 부정부패 척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총리는 “취임 한 달 동안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을 해 왔고 국정운영의 큰 걸림돌이 사회 곳곳에 잔존하고 있는 고질적인 부정부패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담화 발표 배경에 대해 “고질적 부패구조와 공직기강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경제 살리기와 개혁 성공 등 국정과제 추진이 힘들다고 이 총리가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수의 여야 의원들은 이러한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두고 ‘이 총리의 판단’이 아닌 ‘박심(朴心 : 박 대통령의 생각)’으로 보고 있다. ‘발본색원’이라는 단어 자체가 과거 유신정권 시절에 많이 사용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는 의원도 있다.

박 대통령의 지원사격이 이어졌다.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이번에 국무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부패청산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국민들과 나라경제를 위한 사명감으로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청와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척점에서 움직이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바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이 총리의 발언이 있은 지 4일 후인 지난 16일 새누리당은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와 정책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기업들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기업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김 대표의 발언은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하는 청와대의 입장이 발표된 후 나온 것이라 정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첩파동’에 이은 또 다른 홀로서기 시그널이라는 주장도 있다.

박 대통령과 이 총리는 발언에 앞서 대표적인 부정부패로 다음의 4가지 사례를 꼽았다. ‘방위사업 비리’ ‘해외 자원개발 부실 투자’ ‘일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공적문서 유출’이 그것이다. 이 총리는 항목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철저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근절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적폐청산
드라이브

검찰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지난 13일 검찰은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감으로써 사실상의 기업 압박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 또한 실시중이다. 이 총리의 발본색원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만이었다.

수사에 들어간 서울중앙지검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현재 정 전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는데 곧 검찰 소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회장 임명 당시 낙하산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수사란 게 가장 가까운 것을 하는 것이다. 5~6년씩 묵혀놨다가 정권 끝나고 뒤집나”라며 “검찰이 그때 권력의 부패를 잡아내야지, 그때는 가만뒀다가 정권이 바뀌면 한다? 그러니까 ‘정치검찰’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검찰은 정 전 회장을 이미 3년 전에 내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부패청산에 대해 발언한 지 하루가 지난 18일에는 기업수사의 규모가 더욱 확장됐다. 검찰이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경남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완구 “부정부패 발본색원” 선언
박근혜 “부정부패 척결
총리 지지

대기업 비자금에 대한 수사도 넓어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동국제강과 금호아시아나, 신세계, 동부그룹 등도 수사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재계는 ‘기업 쥐어짜기’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박 대통령의 대기업 사정을 두고 역대 정권에서 보여주던 자연스런 움직임이라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역대 정권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대대적 사정을 해왔던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2010년 한화그룹, 노무현정부는 2005년 두산그룹을 상대로 각각 대대적 수사를 벌인 바 있다.

나홀로 친기업
독자노선 행보


김 대표는 청와대와 정반대에서 소위 ‘기업 보듬기’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대한상의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등 주요 재계 인사와 만나 기업 경제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발언을 하던 중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정치권의 보여주기식 규제개혁 남발로 인해 기업의 경영사정이 악화됐을 것이다”며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법인세와 임금 인상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언급하며 “기업 경영환경이 매우 악화됐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의 힘든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 법인세 인상, 임금 인상 등을 압박하는 것에 여러분의 속이 많이 상하실 것으로 안다”고 위로했다.

최근 논란이 진행 중인 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기업의 편에 섰다. 김 대표는 “기업인들이 임금 문제는 노사자율에 맡겨야지, 정치권에서 거론할 사항이 아니라며 굉장히 우려를 표했다”며 “이에 대해 저희들이 동감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법인세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재계와)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김무성 “속상했을 것” 기업 보듬기
이재오 “대표가 말려서 참는다” 울분

이러한 김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정치 평론가들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는 친기업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라 보고 있다. 이 총리와 현 정부가 기업 때리기에 앞장설 때 김 대표가 그들을 막아서며 기업친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란 뜻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기업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번째는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워 권력지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 비단 이 총리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과 상반된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옥죄고 있는 최근 친박계 동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세 번째는 김 대표의 가족관계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한상의에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김 대표의 조카로 잘 알려져 있다.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바로 김 대표의 친누나다. 기업인을 가족으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겪고 있는 일련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보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 총리를 위해 박 대통령이 지원사격을 했다면 김 대표의 지원자로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나섰다. 유 원내대표는 17일 임금인상 문제와 관련해 “임금은 노사가 정하는 것”이라며 노사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회복을 위해서 적정 수준의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재계에 임금인상을 압박한 최 부총리의 입장과 거리를 두는 것은 물론 하루 전 친기업행보를 보인 김 대표에게 지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비박 실세 두 명이 한 목소리를 냄으로 인해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친박계 핵심인사들의 입각과 정무특보 임명 등 일련의 인사를 보면 이미 친박과 비박 간 권력지도가 완성된 모습이다. 여당의 핵심 계파 둘이 서로 반목하고 있어 지도 위 국경선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친박·비박·친이
계파갈등 심화

두 거대 계파의 싸움에 친이계는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과 자원외교 비리 사정 등 청와대의 압박에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가 당 지도부를 맡고 있는 비박계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8일에 있었던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은 “(정무특보 임명 등 청와대 중심의 국정에 대해) 마지막으로 제가 마음먹고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당대표께서 오늘은 하지 말라고 해서 당을 존중해 오늘은 말을 줄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 의원의 어깨를 감싸주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 당내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지금처럼 당·청관계가 서로 간 견제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그 사이에서 친이계는 두 계파 간 싸움에서 어부지리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는 자신의 저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서 과도한 경쟁이 주는 폐해를 설명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승자는 경쟁에서 이겼지만 승리를 위하여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여당 내 경쟁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계파싸움으로 지난해 7·30재보선에서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처럼 새누리당도 지금과 같이 계파 간 대결을 이어간다면 향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무성 대표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로봇연기 도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치참여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의 명칭 공모를 위한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됐다.

영상에서 김 대표는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장수원씨의 ‘로봇연기’를 패러디했다.
영상은 약 50초 분량으로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지난 14일 유투브를 통해 공개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추운 겨울, 한강에서 열심히 촬영했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가락으로 이루는 정치혁신’이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공모전은 모바일정당 실현을 위해 새누리당의 새로운 소통창구가 될 어플의 명칭을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공모전을 주도하는 여의도연구원 측은 “정치참여 앱 명칭 공모전을 16일부터 23일까지 당 홈페이지(www.saenuriparty.kr
)에서 진행한다”며 “수상작은 30일 발표하며, 현재 개발 중인 새누리당 정치참여 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이나 당원 인증을 거치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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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