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 돌입 ‘4·29 재보선’ 판세 분석

‘일여다야’ 구도…이겨도 본전 지면 패당망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4·29재·보궐선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는 이번 재보선은 많은 변수를 내재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하고 열전에 돌입한 시점에서 <일요시사>가 지역별 판세를 짚어보고자 한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은 총 4곳.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과 맞물려 공석이 된 지역인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등 총 3곳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최근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의 당선이 무효로 확정됨에 따라 인천 서·강화을 지역이 추가됐다. 이번 선거가 규모는 작지만 내년 총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니 총선
여야 셈법

2015년을 맞이할 때만 해도 이번 재보선은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낙승이 예상됐다. 아무리 통진당 해산의 여파가 있다고 해도 전통적으로 야당이 표를 많이 가져간 텃밭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던 시점이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새정치연합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최근엔 그러한 판세가 완전히 뒤집혀 새누리당의 승리를 예견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그들은 야권이 힘이 분산됐다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현재 지역별로 1명의 여당후보와 2~3명의 야당후보가 격돌하는 구도가 성립됐다. 즉 ‘일(一)여 다(多)야’의 상황이 되다보니 표가 분산될 것이란 예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점도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데 한몫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중동 4개국 순방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옴에 따라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종 사태가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사무총장 또한 이번 재보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양 총장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보선 4개 지역구를 보면 4곳 모두 우리 쪽에서 현역의원이 나온 지역이 아니다”며 “일여 대 다야 구도로 치르는 선거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야권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 이유에 대해 양 총장은 “성남의 정환석, 관악의 정태호, 광주의 조영택 후보가 경선을 통해 후보자로 확정된 지 며칠 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야권연대를 운운하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후보들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 연대에 나설 것이라고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양 총장이 말한 당 차원의 연대는 없을지 모르나 후보자 간 연대는 모른 척 넘어가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양 총장이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한 점은 이러한 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발언으로 보인다.

이렇듯 새정치연합이 오히려 수세에 몰리고 있는 형국을 두고 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은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야당 텃밭에서 표를 걱정해야 된다”며 “현재 제1야당이 현 정부의 대안이 되지 못하는 모습이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일여 vs 다야
연대는
글쎄

현재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각각의 선거전략을 내놓은 상황이다. 먼저 새누리당은 ‘지역일꾼론’을 들고 나왔다. 토박이 전략을 기반으로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지역경제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7·30재보선 때 전략공천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지역일꾼론으로 압승을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 곡성의 주민들이 지역을 누비고 다닌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어디까지나 ‘지역경제 살리기에 최적임자가 누구냐’는 선거라고 생각을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정책을 개발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민생제일 경제정당’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금껏 유지해오던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 ‘유능한 경제정당’의 이미지로 탈바꿈해 지지를 얻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현 정국의 핵심 키워드가 ‘경제’라는 측면에서 새정치연합 측은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재보선 후보 공천장 수여식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번 재보선의 의의는 먹고 사는 것이 버거워 절망하는 국민들께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다는 약속”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일련의 상황은 새정치연합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일보>가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조사해본 결과, 서울 관악을 1000명 중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게 33.5%의 유권자가 지지를 보내 31.2%가 나온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를 2.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왔다.

야권후보 난립 “당 차원 연대 없을 것”
새누리 ‘3곳 중 1곳 이기면 본전’ 여유

성남 중원에서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인지도가 높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대한의사협회회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신 전 의원은 이미 성남 중원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어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다. 이러한 점은 지금처럼 야권후보가 많은 상황에서 더욱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정치평론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4일 경선을 통해 정환석 지역위원장을 성남 중원의 후보로 낙점했다. 정 후보는 한국노총 성남시지부 부의장 출신으로 경기도의원을 지낸 경력이 있다.

정의당 측 후보가 아직 미정인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그녀는 지난 19일 “새누리당은 경기도 성남 중원구 주민들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했다”며 사죄를 요구하는 등 후보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운 선거 지역으로 추가된 인천 서·강화을은 전통적으로 여권의 표가 많이 나온 지역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새누리당에서 고려하고 있는 후보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비롯해 이경재 전 의원, 계민석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 유천호 전 강화군수 등이다.

새정치연합은 신동근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데, 그가 17대 총선 출마 이후 꾸준히 강화에서 활동해오며 지역 입지를 다진 측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의당은 박종현 인천시당 사무처장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강화 출신인 박 사무처장은 지역에서 인맥이 넒은 것으로 알려져 당에서는 기대를 걸고 있다.

새누리당 목표
한곳이면 본전

현재 정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은 광주 서구을이다. 전통적으로 야권의 메카와 같던 이 지역에서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짐은 의외의 곳에서 시작됐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새정치연합 인사들이 ‘천정배 전 장관은 당에 남지 않겠나?’라고 예상한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그 이유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이에 천 후보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새정치연합은 야당과 대안세력으로서의 비전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심정을 밝혓다.

현재 야권 사이에는 이를 두고 설전이 오가고 있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 전 장관이 말한) 탈당의 변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새정치연합이 비전을 상실하고 무능하다고 하셨는데 지금 우리당은 30% 내외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천 전 장관을 지지할 뜻을 내비쳐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두 인사 간 연대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천 전 장관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천 전 장관이 연대 의사는 있지만 국민모임에 대한 합류의 뜻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위원장도 천 전 장관의 합류는 당분간 성사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정 위원장은 “광주에서 광주 기득권, 일당독재를 깨자는 목표점에 대해선 (천 전 장관과) 일치한다”면서도 “앞으로 계속 천정배, 광주 시민사회, 그리고 국민모임이 어떻게 하면 광주 기득권을 깨트리는데 함께 할 것인지 문제를 논의해 갈 것”이라고 말해 의견을 조율해 나갈 뜻을 내비쳤다. 자신을 둘러싼 서울 관악을 출마 소문에 대해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천 전 장관에 대한 맞수로 새누리당은 정 승 전 식약처장을 내세웠다. 정 전 처장은 “광주 발전을 10년 앞당기는 예산불독 국회의원이 돼 광주시민을 정승(政丞)처럼 모시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정계는 이미 정 전 처장이 지난 7·30재보선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정현 최고위원의 행보를 따라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그의 공천을 두고 ‘제2의 이정현을 위해 차출했다’고 밝힐 만큼 큰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정 전 처장이 천 전 장관을 제치고 당선된다면 전 지역 승리라는 파랑새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정 전 처장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현장을 누빌 수 있을지, 이전에 지역에서 얼마나 입지를 다져놨는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새정치 ‘재보선 1곳만 이겨도 승리’ 엄살
박지원 “1곳 승리는 패배주의적인 발상”

천 전 장관을 놓친 새정치연합에서는 조영택 전 의원을 내세웠다. 조 전 의원은 2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천 전 장관보다 인지도적인 면에서 부족한 조 전 의원에게 당지도부 차원에서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문 대표가 호남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특히 광주지역 민심 중 반노정서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알려져 이를 우려하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남총리론’ 발언처럼 자칫 엉뚱한 곳에서 뇌관이 터진다면 재보선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TBS라디오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광주 지역에서 패배한다면) 천 전 장관의 탈당에 대한 책임도 문 대표가 질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출범하자마자 문 대표가 독박을 쓰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이번 재보선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간의 대결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특히 문 대표의 경우에는 당권을 잡은 후 처음 맡는 선거라는 측면에서 정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양당에서 이번 재보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끈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세 곳 중 한 곳은 이겨야 본전으로 보지 않겠냐”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반면 새정치연합 양 사무총장은 “현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1석 이상이) 최소한의 의미있는 승리라는 것은 당 내부적으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정치연합 목표
한곳 이상 승리

이러한 새정치연합의 모습에 박지원 의원이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선거 지역이) 야권성향이 강한 지역인데 3곳 중 1곳만 승리하면 된다는 것은 패배주의적인 발상”이라고 크게 비난했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야당은 사기를 먹고 사는 조직인데 이렇게 목표를 낮게 잡으면 당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는 저자세로 나가는 지도부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새정치연합이 만약 재보선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슬며시 나오고 있는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모임 김세균 신당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

국민모임 김세균 신당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은 4·29재보선에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이 출마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 위원장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이번 기회에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국민모임의) 밀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당내에서도 거듭 뜻이 없음을 밝혀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어떠한 국회의원 자리에도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나가달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가혹한 주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동영,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야…”

현재 서울 관악을 지역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정의당 이동영 후보, 무소속 이상규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 위원장이 후보로 출마한다고 해도 당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관악을 지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모임 정동영 위원장의 지지율은 18.2%로 나타나 33.5%가 나온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게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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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