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덮친’ 이완구 총리 인준 후폭풍

박근혜 ‘활짝’ 김무성 ‘시큰둥’ 문재인 ‘시무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완구 의원이 갖은 난관을 뚫고 결국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무총리가 됐다. 임명동의안을 표결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본회의 전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의 불참이 예상됐던 것이다. 그러나 가까스로 본회의는 시작됐고 결국 찬성 148표 대 반대 128표, 무효 5표로 가결됐다.

대통령으로부터 총리후보로 지명 받을 당시 이완구 의원은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통령에게 쓴소리 못하는 총리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총리가 된다면 대통령에게 옳은 소리, 쓴소리를 하겠다.”

가시밭길을 건너 결국 총리가 되고만 이완구 신임 총리는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 실권 2위 자리에 올라섰다. 그리고 변화된 권력판도에 정치계는 각자의 셈법으로 여념이 없다.

갖은 난관
총리 등극

총리라는 자리는 공직자로서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최고의 위치다. 예나 지금이나 흔히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고 불릴 정도니 그 위상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러나 적어도 대한민국의 총리는 명성에 비해 가진 역할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국민들은 총리를 두고 ‘대독 총리’ ‘의전 총리’ ‘받아쓰기 총리’라 칭한다.

정홍원 전임 총리도 이러한 국민의 비난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오죽하면 2015년 1월22일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개각을 촉구하고 나섰을까. 이들은 “지금 대통령 주변에는 소위 ‘문고리 3인방’이니 ‘십상시’니 하는 이들을 포함하여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인물들이 진을 치고 있다”면서 “정홍원 국무총리 이하 모든 국무위원들도 국정을 힘 있게 이끌기는커녕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는 형국”이라고 통탄한 바 있다.

급기야 1월27일 기자들과 만나 “나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밝힌 정 전 총리. 그러나 여론의 평가는 상반되게 나타났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개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 총리 교체가 확실시됐지만 정 총리의 유임이 결정되면서 그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실세 부총리’라 불린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권력의 중심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박근혜정부의 총리 인사는 부침의 연속이었다. 후보자로 지명된 사람들이 모두 청문회까지 가보기도 전에 낙마하고 만 것이다. 지금까지 박근혜정부 들어 중도사퇴한 총리후보자는 총 3명. 첫 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아들의 병역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데 이어 안대희 전 대법관은 전관예우 문제로, 문창극 전 후보자는 친일사관 논란으로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친박계 인사
총리 대환영

청문회를 전후로 불거진 이 총리의 자격 논란에 문창극 후보자를 제외한 김용준, 안대희 후보자가 오히려 적격자였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전 총리후보자였던 김용준, 안대희) 두 분은 법조인으로서 정상에 섰던 사람들로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났다”며 “하지만 이완구씨의 경우는 그것도 안 된다. 많은 국민이 지금 통탄의 심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 이어서 그는 “그래도 정홍원 총리는 적대감정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며 이 후보자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정 전 총리가 더 나았다는 개인적 평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리에 대한 사퇴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나왔었다. 임명동의안이 표결에 붙여졌던 16일 당일에 발표된 ‘이완구 총리 임명’ 조사에 따르면 ‘반대한다’는 의견이 51.9%로 ‘찬성한다’는 의견(38.7%)보다 13.2%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만큼 국민여론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표결을 밀어붙였고 결국 원하는 바를 쟁취했다.

총리 잔혹사 끝? 새로운 시작?
밀려나던 친박계, 구심점 찾아


이 총리가 당선됨으로 인해 앞으로 권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역대 총리와는 달리 이 총리는 ‘실세 총리’가 될 수 있느냐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막 총리가 된 사람에 대해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우선 당·정·청이 이 총리의 후폭풍에 울고 웃고 있다는 측면에서 영향력은 충분히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이 총리의 당선이 반가울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이 총리가 지지율 하락으로 흔들렸던 국정의 중심을 다시 잡아 줄 것이라는 기대감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이 총리가 점점 요직에서 밀려나고 있던 친박계 인사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의 청와대 입성을 반기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그동안 이어졌던 ‘총리 잔혹사’를 끊었다는 측면이 가장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 총리 카드가 결국 박근혜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당장은 새로운 총리의 등장으로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지난 16일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당시 홍역을 겪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친박계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표결이 있었던 당일날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그를 총리로서 ‘부적합’하다고 답했다는 점은 앞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의견이다.

새누리당 내부에는 내년 총선을 우려하는 의원들도 있다. 결국 이 총리의 등극은 박근혜정부가 그간 보여준 또 다른 ‘불통 인사’에 불과하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동시에 떨어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인사들은 충분히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총리의 임명동의안 표결 당시 본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야당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옳은 결정을 내렸다는 여론이 많다. 당장은 본회의에 참석한 것이 여당의 협박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로 이어질 수 있지만 표로써 이 총리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제시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동정론도 확실히 존재한다. 만약 야당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어도 재적의원 과반(148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여당은 표결을 밀어붙였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15일 발표된 새누리당 지도부의 전망에 따르면 소속의원 158명 중 수감된 2명과 이 후보자 본인을 제외한 155명이 출석 예정이었다는 점을 봐도 결과가 뻔히 보였던 상황이었다. 결국 민주주의 체제에서 야당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반대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야당에게,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비박계 인사
입조심 시작


단지 이번 기회로 충청권 민심과 반목하게 된 점은 문 대표의 최대 실수로 평가된다. 과거 문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을 해내려면 야당하고 안면이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반대쪽 50%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나는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당연히 호남인사를 (국무총리로) 발탁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결국 충청권 지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은 “충청도에서 총리후보가 나왔는데 호남인들이 문제 제기를 한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등 충청과 호남 두 지역이 현재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충청권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대전과 충남 거리에는 표결을 전후로 ‘충청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대선 두고 보자’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는 야당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성 문구라는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문 대표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목소리다. 이 총리가 낙마하지는 않았지만 문 대표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비박은 총선 위해 눈치작전 시작
‘호남총리론’ 문재인 충청 눈치 살펴

표결 전 이 총리의 고향인 충청권에서 임명 찬성 의견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는 측면에서, 또 인사청문회 이후 지역민심이 결집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다음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문 대표는 다시 한 번 충청권 지역민들을 자극할 수 있을 만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적 있다. 지난 13일 문 대표는 당시 후보자였던 이완구 총리 인준 여부를 놓고 ‘여야 공동 여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여론전을 통한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유도할 최상의 시나리오라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가 성사되지 못했음은 물론 충청권 지역민들의 반감만 사게 됐다.


새정치연합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민심에 근거해서 판단하자고 주장한 것”이라며 “민심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준이 결정된 지금은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냐’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충청권을 중심으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는 이번 이 총리 당선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 총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김무성·유승민 두 대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절대협조를 약속했던 두 대표는 해외출장 중인 의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참석여부를 확인 받는 등 최대한 많은 의원을 참석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간 ‘증세 없는 복지’로 공세적 자세를 고수해온 두 사람이 이번 이완구 총리 인준에서는 발 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서청원 의원에게서 “우리 모두 새누리당 정권임을 잊어선 안 된다. 어려운 문제는 완급조절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라는 경고성 발언을 들은 후에는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차기 대권을 꿈꾸는 김 대표가 내부 표 단속을 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총리의 당선이 결국 새누리당 내부에 분란의 씨앗을 뿌렸다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표결 전부터 이재오 의원이 노골적으로 반대 의견을 드러낸 바 있는데, 친이계 대표인사로 불리는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는 군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은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는 곧 이 총리의 사퇴와 연결시켜 볼 수 있는 발언이라는 측면에서 당 내부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표
충청 눈치

일각에서는 친이계의 호쾌한 선상반란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이계의 수장과도 같은 인물이 나섰으니 다른 인사들도 들고 일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들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지만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 증인출석’ 여부가 아직 남아 있고, 그에 관한 결정권을 친박계가 쥐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다수의 정계인사들은 결코 친이계가 반란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친이계 입장에서는 더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에 협력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총리와 관련해 새누리당 내에서 나온 센 발언들은 단지 국정조사에 대한 국민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과는 달리 대통령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정부형태에서 국무총리가 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아마 이 총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는 후보자로 지명됨과 동시에 지금까지 줄곧 “쓴소리 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선언해 왔다. 그것이 과연 우선 총리가 되고 보자는 식의 거짓발림이었을까 아니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워 대권주자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을까. 결국 취임 후 보여주는 그의 행보에 정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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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