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아킬레스건 '집중해부'

청문회서 발목 잡을 기묘한 과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가는 과정은 마치 카드게임과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야당과 언론에서 의혹을 제시하면 이 후보자 측에서 해명 카드가 즉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고작 일주일 만에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이 후보자. 과연 그의 행보가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일까, 자만심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달 23일 인적쇄신에 대한 대국민적 요구를 받아들여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를 이을 새로운 인물로 이완구 원내대표를 지명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세월호 사태에서 보여준 국정 운영 능력 등 여러모로 이 후보자가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동안 야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측면에서 청문회 통과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예상된 장밋빛 전망은 각종 의혹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가려져 버렸다.

각종 의혹
정면 돌파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월9∼10일 이틀간 치러질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이하 인사특위) 위원의 명단이 공개됐다. 지금까지 실시된 여타 인사 청문회처럼 새누리당에서는 이 후보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충청 출신 의원들, 함께 근무한 원내부대표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킨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그간 공격수 역할을 해온 의원들을 포함시켰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칭했다.

청문회 과정은 이 후보자를 중심에 두고 용호상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여당 몫의 특위 위원장 자리를 한선교 3선 의원이 맡기로 했다. 여당 간사로는 재선의 정문헌 의원이 임명됐다. 여당 특위위원에는 이 후보자와 같은 충청 출신이자 원내대변인을 지낸 이장우 의원, 역시 원내대변인이었던 윤영석 의원, 충청 출신 박덕흠 의원, 최근까지 원내부대표를 맡았던 김도읍, 염동열 의원 등 총 5명을 선정했다.

야당 측은 간사 자리를 새정치연합 소속의 재선 의원인 유성엽 의원이 맡는다. 또한 김경협, 김승남, 서영교, 진성준, 홍종학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선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청문위원별로 자신있는 분야를 나눠 맡아 밀착 검증한다는 복안이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이 후보자의 대응 방안은 김경협, 서영교 의원이 담당하고 병역문제 등 도덕성 검증은 진성준 의원이, 경제활성화 분야는 홍종학 의원이,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어촌 대책 검증은 김승남 의원이 각각 맡는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날카롭게 검증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기존의 인사특위 때보다 검증의 날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유는 이번 인선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서 잘 아는 동향인물 또는 동문인 인사들이 모두 배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충청 대망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청문회에 나와 이 후보자에게 재를 뿌렸다가 자칫 지역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아 저격수로 나서기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병역·부동산·논문표절 의혹
과거 국보위 근무 사실까지 수면위

또한 청문회를 이끌어 갈 특위 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가져갔다는 것은 이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요소로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의 ‘봐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측은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앞서 내정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보다 먼저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로써 이 후보자의 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 몫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의아함을 자아냈다. 사실상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된 계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나와 함께 원내에서 일했던 파트너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선언해 세간에서 떠도는 봐주기 의혹을 부인했다.


청문회까지 가는 길에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장외전쟁이 치열하게 오가고 있다. 먼저 제기된 것은 차남의 병역 비리 의혹. 이 후보자의 차남은 2000년에 받은 징병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입영대상자임에도 대학 재학과 유학을 이유로 3차례 입영을 연기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리고 2005년에는 4급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2006년 ‘불완전성 무릎관절’ 질환으로 5급을 받아 병역을 면제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의혹을 제기한 쪽에서는 그 사이에 면제를 받기위한 비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시했다.

차남 병역
눈물 호소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미국 유학시절인 2005년 12월 운동을 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이듬해인 2006년 국내 병원에서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며 “현재도 철심을 박은 상태로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의혹 제기가 계속된다면 언론인 앞에서 공개리에 다시 X선 촬영 등 모든 증빙을 함께 실시할 용의가 있다”고 당당히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현재도 방사선 촬영필름을 확인해보면 후보자 차남의 오른쪽 무릎에는 철심이 박힌 상태로 향후 지속적 치료가 필요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덧붙여 충분히 면제 받을 만한 사유가 있었음을 피력했다.

그래도 논란이 줄어들지 않자 이 후보자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든다. 바로 차남의 오른쪽 무릎에 대한 공개검증을 선언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공개 검증을 기획하고 당시 MRI 사진과 검증에 나선 의대 교수의 해석을 언론에 공개했다. 검증에 나선 이명철 서울대학교 의대 정형학과 교수는 이날 이 후보자 차남의 부상 당시 MRI 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 상태 무릎이라면 불안하다. 수술을 받는 것은 매우 정당했다”며 “지금은 (이 같은) 수술을 받으면 무조건 다 면제되는 게 병무청 규정이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차남의 공개 검증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후보자는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부위를 공개하는 비정한 아버지가 됐다.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집사람이 드러누웠다. 이것이 공직의 길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의 대처를 ‘현혹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검증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차남의 병역 의혹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결국 부동산 투기 의혹을 막기 위한 눈가림용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 후보자는 지명 받은 직후부터 병역 문제와 함께 차남에게 증여한 토지가 투기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언론에서는 차남에게 증여된 토지가 2000년 장인이 구입했을 당시 2억6000만원이었다가 최근 20억원을 웃돌 만큼 뛰어 올라 10배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직접 간담회를 열거나 상세자료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실 거래가격은 7억5600만원으로 공시지가와 큰 차이가 있고 증여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해 6억3700만원의 세금을 냈다”고 반박했다. 즉 구입가와 세금을 빼면 14년간 6억원의 차익에 불과했다는 것으로 이는 여러 가지 상승 요인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끝으로 “이것이 투기인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고 말하며 대중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야당이 딴죽 걸면 
무조건 낙마하는데…”

차남에게 증여된 토지로 군불이 난 부동산 투기 의혹은 지난달 29일 이 후보자가 2003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큰 불로 번졌다.

한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03년 타워팰리스를 6억2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신고했지만 당시 실거래가격인 10억원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또한 타워팰리스 매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같은 가격으로 되판 것이 관련 서류에 명시돼 있어 당시 타워팰리스 시세를 감안하면 억대의 매매차익을 봤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수천만원 이상의 양도세 탈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파트·땅
투기 의혹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역 신문에 아파트 매입 보도가 나오고 지역구 주민들도 문제를 제기해 서둘러 매각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구입 후 실제 가족들이 거주했고 나중에 최대 30억원까지 타워팰리스 가격이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투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 측은 29일 이 후보자의 아파트 매매 다운계약서 작성 및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을 보도한 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준비단 측은 이 후보자의 당시 주소지가 지역구인 홍성이었고, 후보자의 가족들은 서울에서 거주했다는 점을 들어 “타워팰리스 거주 당시 다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00신문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이 사안에 대해 취재과정에서 누누이 밝혔음에도 기사에는 이 사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에 대한 논문 표절 의혹도 제시된 상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논문은 1994년 단국대학교 행정학과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이다. 발단은 한 언론사가 이 후보자가 쓴 논문 중 일부 내용이 해당 분야 전문서적과 완전히 일치하는 문장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소제목과 목차 등도 같은 것이 있다고 보도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금의 엄격한 잣대로 본다면 지적이 맞을 수 있다”며 “제가 전문학자가 아니니까 다소 무리한 부분이나 소홀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문제점을 시인했다. 다만 “사이테이션(인용)은 소홀히 했을 수 있지만 레퍼런스(참조)는 기본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28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난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 시절을 문제 삼았다. 당시 이 후보자가 무슨 일을 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1980년 6월경부터 국보위에 근무한 적 있다. 앞서 5월에 있었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수습을 위해 조직된 국보위는 12·12와 5·17쿠데타로 내란을 일으킨 전두환 세력이 내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법적 근거 없이 설치한 임의 기구다.

현재 이 후보자가 그곳에서 근무하게 됐던 경위와 맡은 업무가 공개되지 않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보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당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던 곳이라 더욱 문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 후보자는 국보위 근무 당시 ‘보국훈장광복장’까지 받은 바 있어 그 경위에 대한 당사자의 답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증 레파토리
논문 표절했나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은 “국민들은 이미 총리 후보자가 지난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전에서 ‘각하’라는 칭호를 세 번이나 부르는 장면을 보고 이 후보자의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과 시대감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1979년 12·12사건을 계기로 권력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신군부가 지난 1980년 5·18 직후인 5월31일 비상계엄을 통해 설치한 초법적 기구다”라며 “당시 이 후보자는 국보위 출범 초기부터 파견근무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구체적으로 누구의 지시에 의해 어떤 업무를 수행해 보국훈장광복장까지 받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해 이 후보자가 국보위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 및 업무, 그리고 어떻게 훈장까지 받게 되었는지 그 경위에 대한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준비된 총리, 적임자, 지지율 반등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지금은 전방위 공세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난국을 타개할 전략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이 후보자는 제기되는 의혹마다 대응 카드를 제시해 ‘자판기’라는 별명까지 새로 얻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자칫 이 후보자가 낙마라도 한다면 새누리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 중도 낙마한 총리 후보자가 이미 3명이나 있었고 모두 청문회조차 거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청문회까지 남은 기간 중 이 후보자를 위한 당·청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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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