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 단풍여행 ③경북 청송

주왕산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계곡 단풍길 걷다

‘푸른 소나무가 울창한 고장’이라는 뜻을 간직한 청송은 이름처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고장이다. 청송의 가을 하면 단연 주왕산국립공원이다. 대전사에서 용연폭포까지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와 주산지를 가장 먼저 손꼽지만, 주산지에서 가까운 절골계곡을 빼놓을 수 없다. 절골계곡은 계곡 트래킹의 명소로 대문다리까지 3.5km 이어진다. 특히 가을에는 활엽수로 가득한 계곡이 붉고 노란 단풍의 기운으로 넘친다. 주왕계곡과 주산지의 가을풍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올해 문을 연 주왕산관광지는 대표적인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송한옥민예촌과 청송백자도예촌으로 구성되어 있는 주왕산관광지에는 수석·꽃돌박물관과 심수관도예전시관, 백자전시관, 청송백자체험관 등이 있어 숙박뿐 아니라 다양한 전시관 관람, 백자 체험까지 해볼 수 있다.

단풍 기운 넘치는 주왕산 속살 절골계곡
만추의 주산지, 고운 단풍 위로 물안개

절골계곡은 대전사에서 용연폭포로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나 물안개가 아름다운 주산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주왕산의 속살 같은 곳이다.
절골계곡은 오래전 계곡 안에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신술골을 지나면 절터의 흔적이 나타나는데, 절이 폐사된 지 오래여서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다만 절골이라는 지명만이 남아 그 자취를 증거하고 있다.

계곡 따라
병풍 펼친 듯

절골계곡은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3.5km 이어지는 계곡 트래킹으로 유명하다. 왕복 7km에 이르는 긴 거리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험난한 길이 없고 완만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왕복 4시간가량이면 충분하다. 등산객은 대문다리에서 다시 돌아 내려오지 않고 가메봉까지 오른 다음 내원동을 지나 대전사로 내려오는 16km에 이르는 등산을 즐긴다.
절골탐방지원센터 너머로 기암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하다. 박석이 깔린 숲길 탐방로는 금세 흙길로 바뀌고, 거대한 기암절벽 사이로 난 탐방로로 들어선다. 거대한 협곡을 이루는 계곡을 한 굽이 한 굽이 돌 때마다 색다른 비경이 펼쳐진다. 주왕산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해서 석병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곳이야말로 계곡을 따라 병풍을 펼쳐놓은 듯 수려하다. 암벽 사이로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계절의 색감을 더해 더욱 화려해진다. 활엽수인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주를 이뤄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말이면 절골계곡은 온통 노랗고 붉은 단풍 천지가 된다.

절골계곡의 특징은 인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탐방로다. 폭포나 절벽 등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곳에 나무 데크를 놓은 일부 탐방로를 제외하면 계곡의 암반을 따라 걷거나 물길을 건너기 위해 놓은 징검다리가 전부다. 거리표지판을 제외하고, 등산로 곳곳에 발견되는 산악회의 리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절골계곡의 특징이다. 그런 까닭에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찾으며 걷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박석 깔린 숲길 탐방로 굽이굽이 색다른 비경
대전사서 용연폭포까지 이어지는 예쁜 단풍길

절골계곡은 피라미 등 물고기와 다슬기가 지천이다. 사람이 난세의 병화를 피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십승지지가 있듯이 이곳이야말로 물고기와 다슬기의 십승지지가 아닐까 싶다.
절골계곡 최고의 단풍 절경은 탐방지원센터에서 나무 데크가 계곡을 가로지르는 1km 구간이다. 기암절벽이 계곡 좌우로 길게 이어지고, 울창한 숲이 풍경을 더한다. 특히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풍경은 한없이 머물러 앉아 쉬고 싶은 선경 중에 선경이다.

나무 데크를 내려서면 제법 넓어진 계곡의 물길을 따라 잡목이 우거진 숲길이 이어지고, 금세 계곡으로 다시 길이 이어진다. 한 시간 남짓 걸으면 절골로 합수되는 또 하나의 물줄기인 신술골이 나타난다. 신술골을 지나면 절골의 지명을 얻게 된 너른 터가 나온다. 30년 전만 해도 화전민이 살았다고 하는데, 오래된 절터는 물론 사람이 살던 흔적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신술골을 지나면 암반을 따라 계곡이 이어진다. 징검다리로 건널 수 있는 얕은 물길보다 암반이 파이면서 생긴 넓은 소가 계곡을 잇는다. 계곡이나 기암절벽보다 숲의 기운이 더 짙어진다.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지나다 보니 단풍도 제법 곱다. 신술골에서 대문다리까지는 일본잎갈나무, 신갈나무,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단풍길인데, 단풍이 곱기로는 절골계곡 초입만큼이나 아름답다. 탐방지원센터부터 대문다리까지 3.5km의 긴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계곡과 기암절벽, 단풍과 계곡에 비친 풍경에 매료되어 피곤한 줄 모른다.
절골탐방지원센터에서 주산지 입구까지는 1.5km 정도. 주산지의 가을도 놓칠 순 없다. 만추의 주산지에는 이른 새벽부터 사람이 몰릴 정도로 단풍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주산지 주변 산세의 고운 단풍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장관을 만나려는 것이다.

한편, 대전사에서 용연폭포까지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는 청송 최고의 단풍 여행지로 손꼽힌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의 주방천과 대전사 앞에서 바라보는 기암과 어우러진 단풍, 자하교 입구에서 시루봉까지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숲길,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로 이어지는 폭포의 향연까지 걷고 또 걸어도 주왕산의 기품은 한없이 깊어진다. 그중에서도 자하교에서 주왕굴을 거쳐 학소대로 이어지는 자연탐방로를 추천한다. 탐방로 중간에 위치한 망월대는 주왕산의 기암절벽을 가장 가깝게 만나는 전망대다. 주왕계곡 사이로 우람하게 서 있는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왕산 기품
폭포의 향연

주왕산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올해 문을 연 주왕산관광지가 있다. 청송을 대표하는 백자와 꽃돌을 만나볼 수 있는 청송백자전시관과 수석·꽃돌박물관, 청송 심수관도예전시관이 있다. 심수관도예전시관은 임진왜란 때 남원성에서 일본으로 잡혀가 사쓰마 도기로 명성을 얻은 심수관 가(家)의 역사와 도자기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청송백자전시관은 조선 후기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생활 자기였던 청송백자의 역사와 변천 과정, 새롭게 태어난 청송백자의 기품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청송백자는 다른 자기와 달리 도석이라는 돌을 빻아 만드는 순백색의 자기로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청송백자전시관 외에도 백자를 구워내던 사기굴와 백자를 구워내기 전까지 모든 작업이 이뤄지던 사기움이 복원되어 있고, 청송백자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방들이 있다. 전시관에서는 다도 체험을, 공방에서는 백자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주왕산관광지 내에는 청송한옥민예촌도 있다. 대감댁, 영감댁, 정승댁 등 가족 및 단체 숙박이 가능한 한옥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청송한옥민예촌은 송소고택 등 청송에 남아 있는 고택을 모델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주왕산관광지는 숙박뿐 아니라 주왕산국립공원도 가까워 청송 여행이 한결 수월하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절골계곡 트래킹→주산지→주왕산관광지(수석·꽃돌박물관,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주산지→절골계곡 트래킹
· 둘째 날 : 주왕산관광지(수석·꽃돌박물관, 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청송백자 체험→주왕산국립공원(대전사-용연폭포)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청송 문화관광 http://tour.cs.go.kr
· 주왕산국립공원 http://juwang.knps.or.kr
· 주왕산관광지(주왕산문화관광재단) www.cctf.or.kr

문의 전화
·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240
· 주왕산국립공원 054)873-0014
· 주왕산관광지(주왕산문화관광재단) 054)874-010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청송: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6회(06:30~16:40) 운행, 약 4시간 1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청송시외버스터미널 054)873-2036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안동 방면 34번 국도→송천교차로에서 길안, 영천 방면 우회전→길안 면소재지에서 청송 방면 914번 지방도로 좌회전→청송교차로에서 주왕산국립공원 방면 우회전→청운삼거리에서 주왕산국립공원 방면 좌회전→이전사거리에서 주산지 방면으로 좌회전→절골탐방지원센터

숙박 정보
· 청송한옥민예촌 : 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054)874-9098, www.cctf.or.kr
· 주왕산온천관광호텔 : 경북 청송군 청송읍 중앙로, 054)874-7000,www.juwangspahotel.co.kr
· 송소고택 : 청송군 파천면 송소고택길, 054)874-6556, www.송소고택.kr
· 성천댁 : 경북 청송군 청송읍 서당길, 010-5607-7272, www.hanoktour.com
· 윈모텔 : 경북 청송군 청송읍 강변로, 054)873-1222

식당 정보
· 송림정 : 한식, 경북 청송군 파천면 중평병부길, 054)873-6300
· 달기약수닭백숙 : 닭백숙, 경북 청송군 청송읍 약수길, 054)873-2351, blog.naver.com/sung1735
· 도림레스토랑 : 볶음자장면, 경북 청송읍 금월로, 054)873-2182

축제와 행사정보
청송사과축제 : 2014년 11월 7~10일, 청송사과공원 일원, 054)873-3686, www.csapple.kr

주변 볼거리
객주문학관, 야송미술관, 송소고택, 청송양수발전소, 방호정, 백석탄, 청송민속박물관, 소헌공원, 신기리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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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