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가족 여행 ③전북 군산

1930년대로 떠나는 군산 시간여행

전북 군산에서 익산으로 이어지는 2박3일 여행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고 바다와 강, 들녘을 따라가며 다채로운 체험이 계속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근대생활관은 일제강점기 군산의 모습이 재현되어 당시 일상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다. 박물관이 자리한 해망로와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의 건축물도 함께 둘러본다. 시원한 바다 조망을 즐기며 새만금상설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아리울 스토리>를 관람하는 것도 특별하다. 군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탁류>의 작가 채만식문학관과 금강철새조망대를 지나 금강 하구를 거슬러 오르면 익산 웅포에 닿는다. 그윽한 포구의 풍광과 아름다운 낙조를 만나는 곳이다. 운치 있는 들꽃 체험, 자연을 배우는 목장 체험,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의 다도 체험이 기다린다.

<탁류> 초봉이의 설움 담은 도시 군산
시간이 멈춘 그곳...군산의 어제와 오늘
<타짜> 스승 평경장이 고니 가르치던 ‘히로쓰 가옥’
군산 웅포서 금강변의 그윽한 풍광·낙조 감상

1930년대 군산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고, 익산의 자연을 누리는 2박3일 여정은 발길 닿는 곳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이어진다. 여행은 군산 내항에 자리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한다. 물류 유통의 중심 기지였던 군산의 역사를 담은 해양물류역사관과 근대생활관을 중심으로 꾸며진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1930년대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성장과 수탈의 모순된 역사를 살던 군산의 아픔과 비참한 현실에서 희망의 빛을 찾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초봉이 살던 토막집 재현

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1930년대 군산의 영동상가를 재현한 거리가 펼쳐진다. 개성상인이 많아 송방골목으로 불린 거리에 있던 잡화점, 인력거차점, 형제고무신방, 조선주조주식회사 등이 이어진다. 특히 인력거차점 앞에서는 당시 남학생 교복과 여학생의 치마저고리를 입고 인력거에 앉아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인기다.

쌀을 거래하던 군산미곡취인소는 오늘의 증권거래소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달라지는 미곡 가격으로 일종의 투기를 하던 곳이다. 미두장이라 불리던 이곳은 군산을 배경으로 쓴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서 여러 인물이 드나들며 투기하고 돈을 잃는 공간이다. 군산미곡취인소 맞은편에는 가난한 조선인이 살던 토막집이 재현되었다. 당시 월명동, 개복동, 창명동 등 산비탈을 따라 토막집이 있었는데, <탁류>에서 여주인공 초봉이가 살던 곳도 콩나물고개 위의 토막집이다.
군산 내항을 재현한 공간에는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 배를 정박한 모습, 수위에 따라 오르내려서 ‘뜬다리’라 불린 부잔교의 모형을 전시한다. 희망의 공간도 있다. 군산좌는 군산 최초의 극장인 군산극장의 전신으로, 각박한 현실에 즐거움을 주고 민족운동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공연이 열리던 문화 공간이다. 군산좌를 재현한 작은 다다미방에서는 흑백영화 <심청전>을 상영한다. 군산 최초의 한국인 중등교육 기관인 영명학교와 군산역을 재현한 공간,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담은 모형도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나오면 오른편으로 구 군산세관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군산세관의 역사와 그 역할에 대해 알아보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왼편으로는 군산근대미술관과 군산근대건축관이 이어진다. 각각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제 372호)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제 374호)으로 사용된 근대건축물로, 일본인이 특혜를 누리며 상권을 장악하는 발판이 되었다. 군산근대미술관과 함께 운영되는 장미갤러리에서는 손수건, 향초 등 여행의 추억을 담은 기념품을 만들어보자. 군산의 근대건축물을 한자리에서 둘러보는 군산근대건축관도 의미 있다.
뒤편의 내항 부둣가에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자리한다. 실제 사용된 작은 전투기와 군함으로 꾸며진 공원으로, 부잔교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10월 3~5일에는 군산시간여행축제가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진포해양테마공원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1930년대 군산을 만난 뒤에는 군산의 오늘을 만날 수 있는 새만금방조제로 향한다. 바다를 가로지르며 시원한 드라이브를 즐기고, 새만금상설공연장 아리울예술창고에서 펼쳐지는 <아리울스토리>를 관람해보자. 바다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공연으로 다채로운 영상과 음악, 사랑 이야기가 어우러져 70여분이 지루할 틈 없이 지난다.
비응항으로 가면 군산 앞바다를 수놓은 고군산군도를 돌아보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드넓은 바다 위의 섬들을 돌아보고, 선유도에 잠시 내려 한가로운 바다 산책을 즐겨도 좋다.
여행 이틀째. 군산 원도심에 남은 근대건축물을 둘러보는 시간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는 급경사를 이루는 지붕에 단청을 입히지 않은 대웅전(등록문화재 제 64호)이 독특하다. 대웅전과 요사채를 연결하는 긴 복도 역시 볼거리다.
‘히로쓰 가옥’이라 불리는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등록문화재 제183호)은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등이 촬영된 명소로, 일본식 정원과 다다미방으로 꾸며진 집을 둘러볼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고우당은 일본식 가옥을 보수해 숙소와 찻집, 식당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잠시 걸음을 쉬며 여유 있게 머물러도 좋다. 군산간호대학교 안에 있는 이영춘가옥(전북유형문화재 제200호), 금강철새조망대와 채만식문학관을 둘러보고 군산 일정을 마무리한다.

일제강점기 아픔 담은 역사의 현장

군산에서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익산의 웅포에 닿는다. 금강 변의 그윽한 풍광을 즐기고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곰이 물을 마시는 형상을 닮아 ‘곰개나루’라 불리는 옛 나루터의 정취도 느껴보자. 금강 변의 여유를 만끽하는 웅포관광지 캠핑장도 캠핑 마니아들에게 인기다.
금강 변을 따라 이어지는 길목마다 다채로운 체험장이 이어진다. 마지막 날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체험을 추억으로 남겨보자.
함라초당은 수수한 들꽃을 만나고, 꽃잎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향기로운 꽃차 한잔 마시고 산야초 효소 만들기, 구절초 비누 만들기, 꽃차 만들기 등 체험을 만들며 성큼 다가선 가을의 정취를 느낀다.
낙농 체험지로 각광받는 장원목장은 치즈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맛있는 과일을 직접 따보는 수확 체험도 할 수 있다. 여름에 수확한 블랙초크베리를 넣어 과일 요구르트를 만들고, 가을을 맞아 한창인 키위도 직접 따서 먹어보자.
익산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함라산림문화체험관은 우리나라 가장 북쪽의 차 재배지와 함께 자리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담한 차 밭이 있는 체험관에서 차를 전공한 관장님의 시범에 따라 다도를 배울 수 있다. 창밖 숲의 전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잔이 특별한 추억이 된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당일 여행 코스   [군산 근대 역사 기행] 군산근대역사박물관→구 군산세관→군산근대미술관→군산근대건축관→진포해양테마공원→새만금상설공연장 공연 관람 [익산 체험 여행] 함라초당→함라산림문화체험관→장원목장→웅포관광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군산근대역사박물관→구 군산세관→군산근대미술관→군산근대건축관→진포해양테마공원→동국사→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고우당 [둘째 날] 채만식문학관→금강철새조망대→함라산림문화체험관→장원목장→ 웅포관광지
2박3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군산근대역사박물관→구 군산세관→군산근대미술관→군산근대건축관→진포해양테마공원→새만금상설공연장 공연 관람 [둘째 날] 동국사→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고우당→이영춘가옥→채만식문학관→금강철새조망대→웅포관광지 [셋째 날] 장원목장→함라초당→함라산림문화체험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군산근대역사박물관 http://museum.gunsan.go.kr
  ·새만금상설공연장 www.jbopenrun.com
  ·비응항유람선(월명유람선) www.wmmarine.com
  ·채만식문학관 http://chae.gunsan.go.kr
  ·함라초당 www.hamrachodang.com
문의 전화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34
  ·군산근대역사박물관 063)454-7870
  ·새만금상설공연장 063)282-8398
  ·비응항유람선(월명유람선) 063)445-2240
  ·채만식문학관 063)454-7885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063)859-5778
  ·함라초당 063)856-1364
  ·익산산림조합 함라산림문화체험관 063)862-1910
  ·장원목장 063)862-6693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군산역, 무궁화호 하루 9회(05:35~20:35)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새마을호 하루 6회(07:35~17:37)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군산역 앞에서 71번 버스 타고 내항사거리 정류장 하차, 도보 약 26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군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3:05)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팔마광장터미널 정류장에서 1, 2, 8번 버스 타고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정류장 하차.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군산고속버스터미널 063)445-3824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IC→구암로 따라 5.52km 이동→구암교삼거리에서 새만금방조제 방향 좌회전→구암로 따라 1.34km 이동→경암사거리에서 비응항·새만금방조제·해양경찰서 방면 우회전→해망로 따라 1.9km 이동→군산근대역사박물관
숙박 정보
  ·고우당 : 군산시 구영6길, 063)443-1042, www.gowoodang.com (굿스테이)
  ·그랜드빌딩 : 군산시 장미1길, 063)445-6789 (굿스테이)
  ·프로방스 : 군산시 가도2길, 063)466-3201 (굿스테이)
  ·나드리게스트하우스 : 군산시 월명로, 063)445-1514, www.군산게스트하우스.kr
  ·(주)왕궁온천 : 익산시 왕궁면 온천길, 063)291-5000, www.wgspa.co.kr (굿스테이)
  ·익산유스호스텔 : 익산시 마한로, 063)850-2000, www.irion.or.kr
  ·미륵산자연학교 : 익산시 삼기면 죽청길, 063)858-2580, www.mireuksan.com
식당 정보
  ·아리랑 : 보리돈가스, 군산시 해망로, 063)442-1207
  ·빈해원 : 짬뽕·물짜장, 군산시 동령길, 063)445-2429
  ·유정초밥 : 초밥, 군산시 대학로, 063)445-9844
  ·만나리식당 : 백반, 군산시 구영4길, 063)446-7016
  ·이성당 : 단팥빵·야채빵, 군산시 중앙로, 063)445-2772
  ·함라산황토가든 : 오리주물럭, 익산시 함라면 백제로, 063)856-3399
  ·미륵산순두부 : 순두부백반,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063)836-8919
  ·전주소바 : 소바·콩국수, 익산시 목천로, 063)842-3288
축제와 행사 정보  군산시간여행축제 : 2014년 10월 3~5일,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일원,http://festival.gunsan.go.kr
주변 볼거리  월명공원, 은파호수공원, 익산 미륵사지, 익산보석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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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