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모둠 체험여행 ④경남 사천

뗏목 타고 피라미 잡이 ‘한량이 따로 없네∼’

방학 때 시골 친척 집을 찾아 며칠간 신나게 놀던 추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시골에 친척이 없는 요즘 아이들도 걱정 없다. 전국 방방곡곡에 체험 마을이 있으니 입맛대로 골라 가면 된다. 경남 사천은 농어촌 체험 마을이 고루 있는데, 특히 비봉내마을과 바리안마을, 초량다슬기마을 등 농촌 체험 마을 프로그램이 알차다. 체험 마을에서 민박도 겸하고, 체험을 끝낸 뒤 가까운 바다로 이동해 해수욕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비봉내마을, 바리안마을, 초량다슬기마을…
어른도 신나는 알찬 농촌체험마을 프로그램

비봉내마을 대숲 체험장은 사시사철 초록 잎이 싱그럽다. 울창한 대밭을 가로지르는 삼림욕장이 있고, 대나무를 이용한 전통 놀이와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빼곡하게 들어선 대숲에선 대나무 굵기나 키가 비슷비슷해 수령을 가늠하기 힘들다. 초록색이 짙고 하얀 가루가 묻은 게 올봄에 순이 올라온 것이다. 몇 달 사이에 키가 다 자라고, 해를 거듭하며 속이 단단해진다. 

사시사철 초록
다양한 공예품

대나무를 자르고, 깎고, 쪼개고, 엮어 다양한 공예품이나 악기를 만든다. 아이들은 만들기 쉬운 대나무 피리로 간단한 동요를 연주한다.
직접 만든 대나무 피리를 목에 걸고 비봉내마을 안 체험관으로 들어선다. 마을 소개와 체험 안내를 듣고 미꾸라지 체험장으로 향한다. 아이들이 들어가니 순식간에 흙탕물이 된다. 그 속에서 용케 미꾸라지며 올챙이, 우렁이를 잡는다. 미끌미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미꾸라지를 잡았다 놓쳤다 하는 게 마냥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아이들은 옷이 흙투성이가 되는 것도 아랑곳없이 논바닥을 훑고, 친구에게 잡은 것을 자랑하며 논다.

 더러워진 옷 위에 구명조끼를 입고 뗏목을 타러 간다. 해가 뜨거워지기 시작했지만, 옷이 젖어 더위도 상관없다. 주의 사항을 듣고 체조를 한 다음 뗏목 위로 올라간다. 통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에 긴 대나무 노로 바닥을 밀면서 앞으로 나간다. 처음에는 잔뜩 긴장한 얼굴이더니, 어느새 익숙해져 물장구치며 뗏목 타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폭이 넓지만 물이 깊지 않아 뗏목에서 떨어져도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친구들과 나란히 붙어 기차를 만들거나 서로 물을 끼얹으며 놀기 바쁘다. 고학년 아이는 직접 노를 저을 수도 있다.


바리안마을은 차고 깨끗한 냇물이 좋아 여름이면 물놀이하러 오는 피서객이 많다. 마을 어르신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하루가 더 알차다. 먼저 삼베체험관에서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대표 옷감인 삼베 만드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을에서 삼을 재배해 직접 베를 짰는데, 지금은 기능 보유자가 연로해 생산은 못한다. 예전에 짜놓은 삼베를 만져보니 까슬까슬한 감촉이 무더운 여름밤 이불로 쓰면 딱 좋겠다.
바리안마을의 대표 프로그램은 피라미 교실이다. 피라미를 잡기 위해 어망을 설치하는 요령을 듣고, 피라미가 다닐 만한 길목에 설치한다. 깻묵과 된장을 반씩 섞어 어망에 넣어두면 물고기가 냄새를 맡고 몰려든다. 잡히기를 기다리는 동안 투호, 비사치기 같은 전통 놀이를 하거나 밀 이삭을 불에 구워 먹는 밀사리 체험을 하다 보면 피라미 잡는 걸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한다. 30여분 만에 어망을 들어 올리니 피라미가 여러 마리 잡혔다. 피라미는 2급수 이상 물살이 빠른 곳에 서식하는데, 뒷지느러미가 큰 것이 특징이다.

어릴 적 이쑤시개 하나 들고 쏙쏙 뽑아 먹던 다슬기는 철분이 많고 숙취 해소에 좋아 해장국으로도 인기다. 해마다 다슬기축제를 여는 초량다슬기마을에서는 봄, 여름, 가을 세 계절 동안 다슬기를 잡을 수 있다. 다슬기는 냇물 속 바위에 붙어 살기 때문에 물속에 손을 넣고 바위를 헤집으며 잡아야 한다. 뗏목 타기와 농사 수확 체험, 삼림욕 등이 가능하고, 예약하면 다슬기로 요리한 시골밥상을 맛볼 수 있다. 다슬기와 물고기 잡이, 반딧불이 보기, 소망등 날리기, 등 전시, 향토 음식과 농산물 판매 등으로 꾸며지는 다슬기축제는 9월 중순에 열린다.

초량다슬기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라 지증왕 때 창건한 고찰 다솔사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해 한용운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은신한 곳이기도 하다. 봉명산 자락에 포근하게 안긴 가람 뒤편으로 차 밭이 넓게 펼쳐져 향기롭다. 스님들이 직접 차를 만들고 다도를 전하며 우리나라 차 문화를 이끈 도량으로 이름이 높다.
다솔사가 사천의 역사를 고즈넉이 지켜온 곳이라면, 삼천포대교는 사천의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곳이다. 해 질 무렵이면 붉은 노을이 떠난 자리에 노랗게 불이 들어오기 시작해 마음까지 빼앗기고 만다. 다리 아래 마련된 삼천포대교공원이 야경 포인트다.
삼천포대교에서 자동차로 3∼4분 동쪽으로 가면 숨은 명소 대방진 굴항이 나온다. 조선시대 군사 목적으로 둑을 쌓아 항구를 축조한 뒤 병선 정박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거북선을 숨겨두고 굴이 배 표면에 달라붙지 못하게 민물을 채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별주부전> 배경
최첨단 볼거리도

할머니한테 듣거나 책에서 본 옛이야기 <별주부전>의 배경이 바로 사천이다. 비토섬과 거북섬, 토끼섬, 목섬, 월등도 등이 그곳으로, 비토연륙교로 육지와 연결돼
<별주부전>의 무대를 편하게 찾아갈 수 있다. 비토섬 일대는 갯벌이 발달해 물이 빠지면 갯벌 체험하기에도 좋다. 

미래 첨단 산업의 현장인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과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기다린다. 과학관 입구에서 말하는 로봇이 인사를 하고 퀴즈도 내는가 하면, 전시실에는 체험형 전시물이 가득하다. 대한민국 공군의 블랙이글을 직접 타보고, 월면차를 조종할 수 있다.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세계 항공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을 가득 채운 다양한 항공기 또한 인상적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체험 여행1 : 비봉내마을(혹은 초량다슬기마을)→다솔사→비토섬→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대방진굴항→삼천포대교 야경
· 체험 여행2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항공우주박물관→바리안마을→비토섬→대방진굴항→삼천포대교 야경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비봉내마을(혹은 초량다슬기마을)→다솔사→비토섬→대방진굴항→삼천포대교 야경→숙박
· 둘째 날 : 바리안마을→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항공우주박물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사천시 문화관광 www.toursacheon.net
· 비봉내마을 www.beebong.co.kr
· 바리안마을 http://barian.go2vil.org
· 초량다슬기마을 www.crvill.com
· 다솔사 www.dasolsa.co.kr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 www.sasm.co.kr
· 항공우주박물관 www.aerospacemuseum.co.kr

문의 전화

·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1-2727
· 비봉내마을 055)854-5111, 010-4032-5111
· 바리안마을 055)852-4508, 010-5509-0485
· 초량다슬기마을 055)854-2336, 010-9280-2336
· 다솔사 055)853-0283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 055)831-3344
· 항공우주박물관 055)851-656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사천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9회(07:00∼23:30)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02)521-8550, www.nambuterminal.co.kr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비행기> 김포-사천(진주) : 하루 2회(07:05, 18:25) 운행, 55분 소요.
*문의 : 대한항공 1588-2001, http://kr.koreanair.com

자가운전 정보


남해고속도로 곤양 IC→곤양IC사거리 우회전→다솔사 방면 1km 직진→우회전→비봉내마을(상정마을회관)

숙박 정보

· 남일대리조트 호텔 엘리너스 : 사천시 남일대길, 055)832-9800, www.namiltte.com
· 삼천포해상관광호텔 : 사천시 사천대로, 055)832-3004, www.3004hotel.com
· 비토섬신우리조트 : 서포면 토끼로, 055)855-4242, http://bitoresort.co.kr

식당 정보

· 실안장어촌 : 장어구이, 사천시 해안관광로, 055)835-3735
· 물회집 : 생선회·물회, 사천시 목섬길, 055)833-8231, www.055-833-8231.kti114.net
· 양지해물전골 : 해물전골, 사천시 수남3길, 055)832-1149
· 해원장횟집 : 생선회·백합죽, 용현면 선진공원길, 055)854-4433

주변 볼거리


남일대 코끼리바위, 진널전망대, 삼천포용궁수산시장, 한려수도 유람선관광, 선진리성, 사천녹차단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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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