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모둠 체험여행 ③충남 서산

캠핑과 승마, 골프까지 한 번에 OK!

올여름엔 캠핑하면서 승마와 골프도 체험하는 색다른 휴가를 계획해보자. 충남 서산에 자리한 삼원레저타운은 본래 9홀 규모의 파3 골프장이지만, 요즘 캠퍼들에게 더 인기다. 골프장 잔디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어서다. 잘 가꾼 조경수와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디 위의 캠핑은 탁 트인 개방감과 낭만을 선사한다. 캠핑 장비가 없어도 괜찮다. 4인용 거실형 텐트와 테이블, 의자, 침낭, 버너, 취사도구 등 기본 장비를 모두 대여하는 ‘글램핑’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장 이용객에게는 골프와 승마 요금을 할인해준다. 캠핑 음식은 서산동부시장에서 장만하고, 한 끼 정도는 서산 육쪽마늘로 만든 마늘한정식을 맛보자. 인근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 서산버드랜드를 연계해 여행하면 좋다.

 

 

캠퍼들의 핫 플레이스, 삼원레저타운
잔디 위 캠핑 탁 트인 개방감 낭만 선사

어디론가 훌훌 떠나는 상상만으로도 엔도르핀이 샘솟는 휴가철이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도 좋고 시원한 숲이나 계곡도 좋지만, 올여름엔 캠핑과 승마, 골프 등 레저 3종세트를 한곳에서 경험하며 색다른 휴가를 보내는 건 어떨까?

캠핑-승마-골프
3종세트 한번에


충남 서산에 자리한 삼원레저타운은 본래 9홀 규모의 파3 골프장이지만, 요즘은 캠퍼들에게 더 인기다. 골프장 잔디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어서다. 잘 가꾼 조경수와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디 위의 캠핑은 나무 데크나 파쇄석에 텐트를 치는 일반 캠핑에 비하면 남다른 개방감이 특징이다. 푹신한 잔디에서 안전사고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자녀를 동반한 캠퍼들이 선호하고, 캠핑과 골프연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초보골퍼들도 즐겨 찾는다.
캠핑이 처음이라면 4인용 거실형 텐트와 테이블, 의자, 침낭, 버너, 취사도구 등 기본장비를 모두 대여하는 ‘글램핑’을 이용한다. 여자친구들끼리 가볍게 놀러와 하룻밤 수다 삼매경에 빠지기에도 적당한 곳이라는 뜻이다.

캠핑 음식은 지역 특산물 구경도 할 겸 20~30분 거리의 서산동부시장에서 장만하자. 주차장이 있고 서산공용버스터미널과도 가까워 편리하다. 서산동부시장은 서해에서 잡은 우럭을 비롯해 조개, 갑오징어, 전복, 낙지 등 수산물을 파는 시장, 채소 시장, 포목과 의류 시장, 먹거리와 잡화 시장 등으로 구성된 서산 최대의 재래시장이다.


서산 향토 음식이 궁금하다면 생선 좌판마다 올라앉은 우럭포를 추천한다. 반 가른 우럭에 소금을 뿌려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으로, 서산 사람들은 우럭포를 쪄서 살은 발라 먹고, 대가리와 뼈는 새우젓과 두부를 넣고 우럭젓국을 끓여 먹는다. 캠핑장에서는 번거로우니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보자. 짭조름하고 고소해 반찬이나 술안주로 적당하다. 

한끼 정도는 본관 1층 식당을 이용해도 좋다. 서산 육쪽마늘음식전문점 ‘마늘각시’에서 마늘한정식을 맛 볼 수 있다.

 

마늘각시는 서산 육쪽마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서산시가 개발한 브랜드로, 삼원레저타운에서 표준화된 조리법을 전수해 선보인다. 간장에 각종 채소와 과일을 넣고 조려 깊은 맛을 내는 ‘마늘맛장’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마늘타락죽과 껍질통마늘구이, 마늘소스 돼지고기찜, 흑마늘두부선 등 다양한 마늘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서산 육쪽마늘은 알싸한 매운맛과 특유의 감칠맛을 내며, 항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캠핑장 이외 시설은 어떨까? 골프장을 운영하는 곳이라 라커룸에 헤어드라이어까지 갖춘 샤워실이 있고, 화장실과 매점, 식당 등 부대시설 관리가 잘되는 편이다. 본관 3층에 2인실부터 25인실까지 다양한 객실이 있으니, 캠핑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용해 볼 만하다. 

골프장과 승마장은 캠핑장과 별개로 운영되는데, 캠핑장 이용객이 예약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마는 정해진 체험장에서 숙련된 조교와 함께 진행한다. 경주마 출신으로 교육이 잘된 말들이라, 고삐 쥐는 법부터 기본자세까지 설명을 듣고 조교와 함께 체험장 안을 몇 바퀴 돌면 혼자서도 탈 수 있다.
서산시에는 해미읍성, 서산버드랜드 등 여유 있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지가 여럿 있는데, 관광 취약 계층이 여행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둘레 1800m에 이르는 서산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은 국내에 남은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1417년(태종 17)부터 1421년(세종 3)까지 쌓았고, 완전한 규모를 갖춘 것은 1491년(성종 22)이다. 남문은 원래 모습 그대로지만, 동문과 서문은 1974년에 다시 세웠다. 

 

해미읍성은 1790년대부터 100년 가까이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읍성 안의 감옥 터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손발과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던 회화나무(충남기념물 제172호)가 아직도 그 상처를 안은 채 역사를 증언한다. 수많은 무명 신자들이 순교한 해미천 일대는 1985년 해미본당 설립 이후 성역화 사업이 진행돼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이 찾는 순례지가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에 방한했을 때도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를 찾았다.

 

해미읍성
신자들의 순례지

 


세계적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조성된 서산버드랜드는 철새박물관, 4D영상관, 둥지전망대, 탐방로 등으로 구성되었다. 철새박물관에서 큰기러기, 가창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천수만에 서식하는 철새 200여종의 표본과 전시·영상 자료를 만날 수 있고, 4D영상관에서 천수만과 새를 주제로 한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체험과 교육 중심의 생태 관광 명소답게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과 계절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해미읍성→서산동부시장→삼원레저타운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서산동부시장→삼원레저타운
· 둘째 날 : 서산버드랜드→해미읍성→해미순교성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서산문화관광  www.seosantour.net
· 삼원레저타운  http://samwonleisure.com
· 서산동부시장  www.seosanmarket.co.kr
· 서산버드랜드  www.seosanbirdland.kr
· 해미순교성지  www.haemi.or.kr

 

문의 전화

·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9
· 삼원레저타운  041)663-1111
· 서산버드랜드  041)664-745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서산 : 센트럴시티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1:5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삼원레저타운까지 택시로 약 25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서산공용버스터미널  041)665-4808, www.seosanbus.co.kr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서산·당진·태안 방면 좌회전→운암로→운산교차로에서 서산 방면 좌회전→갈산무로치길→예천사거리에서 안면도·태안·법원·검찰청 방면 좌회전→서해로→진장리 방면 우회전→진장2길→진장서낭골길→삼원레저타운

 


숙박 정보

· 스카이모텔 : 서산시 동헌로, 041)668-7822 (굿스테이)
· 삼원레저타운 : 팔봉면 진장서낭골길, 041)663-1111, http://samwonleisure.com
· 용현자연휴양림 :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041)664-1971, www.huyang.go.kr

  

식당 정보

· 서해안해물맛집 : 해물탕·해물칼국수, 서산시 시장3길(동부시장 내), 041)665-5466
· 도비마루 : 도비정식·녹두빈대떡·동동주, 부석면 부석사길, 041)669-6565
· 향토 : 꽃게장·우럭젓국·갈치조림, 서산시 율지로, 041)668-0040

  

축제와 행사정보

· 2014 해미읍성 전통문화 공연 : 2014년 10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시 30분, 해미읍성, 041)660-2540(해미읍성)

 


주변 볼거리

개심사, 부석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간월암, 삼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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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