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⑥전남 목포

유달산에 올라 보면 불빛으로 피어나는 삶의 근기

유달산 기슭 죽교동에는 집들이 빼곡하다. 마을에 어둠이 내리면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이 켜지고, 일터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집마다 불을 밝힌다. 해무가 끼는 날이면 가로등과 창문으로 새는 불빛이 뚜렷하게 반짝이지도 않고 더 멀리 퍼지지도 않으며 마을 언저리에 번진다. 유달산에서 바라보는 죽교동 야경에 내일 다시 일터로 나갈 사람들의 근기가 서린 듯하다. 이것이 목포의 첫 번째 야경이다. 두 번째는 유달산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불빛이다. 세 번째는 유달산 천자총통 발포체험장에서 올려다보는 유선각 야경이다. 네 번째는 ‘춤추는 바다분수’다. 목포 야경을 즐긴 다음날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구 목포 일본영사관, 경동성당, 양동교회, 목포정명여자중학교 구 선교사 사택, 목포 구 청년회관 등 목포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를 돌아본다.

 

해무 끼는 날, 죽교동 언저리에 번지는 아리한 불빛
유달산 아래 펼쳐지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불빛 바다

목포의 야경을 보려면 유달산으로 가야 한다. 해지기 전에 출발해서 마당바위까지 올라가는 동안 몇몇 정자에서 목포의 전망을 즐긴 뒤, 마당바위에 도착해서 해지는 풍경과 야경을 동시에 감상한다.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적봉에서 마당바위까지 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계단이 많아 천천히 간다고 해도 40분이면 넉넉하다.

이순신 장군
노적봉 전략

출발 지점인 노적봉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이 봉우리에 이엉을 덮어 군량미로 가장하고, 석회 가루를 바다에 뿌려 쌀뜨물이 흘러내린 것처럼 해서 엄청나게 많은 군사들이 있는 듯 속였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 오포대와 대학루를 뒤로하고 조금 더 올라가면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나온다. 그 다음에 달선각, 천자총통 발포체험장을 차례로 지나면 유선각이 여행자를 반긴다. 유선각은 해공 신익희 선생이 쓴 현판이 있어 더 유명하다. 신익희 선생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당시 임시 헌법을 기초하고 초대 대의원과 내무부장 등을 맡아 활동한 독립운동가이자,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서 국회의장에 당선되고 대통령에 출마한 인물이다.

 


유선각을 지나면 관운각이 나오고 그 위에 마당바위가 있다. 마당바위에 서면 바다 쪽으로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어우러진 풍경이 보이고, 반대쪽으로 목포 시내가 보인다. 바로 앞에 유달산 정상인 일등바위가 있다. 기암괴석이 하늘로 솟은 모습이 볼 만하다.
해가 지면서 목포대교와 고하도에 조명이 들어온다. 검은 바다 배경으로 불빛이 반짝인다. 목포대교와 연결되는 고하도 끝을 ‘용머리’라고 하는데, 불 밝힌 배들이 용머리를 돌아 항구로 들어오는 풍경이 아련하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기 전에 마당바위에서 내려와야 한다. 가파른 계단에 조명이 없는 곳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유선각을 지나면 천자총통 발포체험장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유선각 야경이 멋있다. ‘유선각’은 신선들이 노니는 정자라는 뜻으로, 불빛에 빛나는 유선각의 모습은 신선들이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노니는 것 같다.
내려가는 계단 곳곳에서 전망이 트이는데, 보는 곳마다 느낌이 다르다. 달선각과 대학루 사이에도 시야가 터지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한 곳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대도시의 휘황한 불빛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야경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유달산 기슭 죽교동에는 집들이 빼곡하다.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이 켜지고, 일터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집마다 불을 밝힌다. 해무가 끼는 날이면 가로등과 창문으로 새는 불빛이 뚜렷하게 반짝이지도 않고 더 멀리 퍼지지도 않으며 마을 언저리에 번진다. 유달산에서 바라보는 죽교동 불빛에 내일 다시 일터로 나갈 사람들의 근기가 서린 듯하다.
유달산의 야경을 즐겼다면 바다의 야경을 즐길 차례다. 신안비치호텔 앞에서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만들어내는 야경을 즐긴다. 유달산 마당바위에서 고하도와 목포대교를 한눈에 봤다면, 신안비치호텔 앞에서는 섬과 다리에서 빛나는 불빛이 바다에 반영되는 세세한 풍경도 볼 수 있다. 바다에 반영된 불빛 위에 작은 배라도 한 척 떠 있으면 운치가 더한다.
상동 평화광장 앞바다에 가면 ‘춤추는 바다분수’를 볼 수 있다.

 


유달산 기슭 죽교동
빼곡한 집의 근기

바다에 설치된 분수와 조명이 음악과 함께 춤을 춘다. 감성적인 발라드, 신나는 댄스음악, 차분하고 그윽한 음악 등 다양한 선율에 맞춰 분수가 춤을 추는 듯하다. 바다분수는 6월부터 8월까지 화·수·목·일요일은 오후 8시40분과 9시20분에, 금·토요일은 오후 8시40분과 9시20분, 10시에 시작한다.

 


목포 야경을 감상한 다음 날은 목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근대역사관에 들른다.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전라남도 기념물 제174호)과 구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제289호)을 근대역사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경동성당(목포시 문화유산 제22호), 목포 양동교회(등록문화재 제114호), 목포 정명여자중학교 구 선교사 사택(등록문화재 제62호), 목포 구 청년회관(등록문화재 제43호) 등 목포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가 당시의 역사를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천주교 경동성당은 1954년에 완공됐다. 목포 구 청년회관은 일제강점기 목포 청년들의 항일 운동 근거지로, <조선청년>이라는 잡지를 발행한 곳이다. 목포 양동교회는 선교사 유진 벨(한국 이름 배유지)이 목포 지역에서 최초로 세운 교회다. 1897년 선교사와 신도들이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교인들이 유달산에서 직접 나른 석재를 주재료로 지었다. 목포 정명여자중학교 구 선교사 사택은 1912년 건립했으며, 목포의 석산에서 캔 석재를 사용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삼학도 카누 체험→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구 목포 일본영사관(목포근대역사관)→노적봉→유달산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삼학도 카누 체험→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구 목포 일본영사관(목포근대역사관)→노적봉→유달산→춤추는 바다분수
・ 둘째 날: 갓바위→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목포자연사 박물관→목포생활도자박물관→목포문학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목포문화관광 http://tour.mokpo.go.kr


문의 전화
・ 목포시 종합관광안내소 061)270-8598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목포: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3회(05:35~23:55) 운행, 약 4시간 소요. 목포종합버스터미널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1번 버스를 타고 목포역에서 하차 후 유달산 입구 노적봉까지 걸어서 10~15분.
* 문의 :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www.usquare.co.kr/Local/mokpo.asp
기차> 용산역-목포역: KTX 하루 12회(05:20~21:40) 운행, 약 3시간 20분 소요. 목포역에서 유달산 입구 노적봉까지 걸어서 10~15분.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목포종합버스터미널→목포역→유달산


숙박 정보
・ 로얄모텔 : 목포시 통일대로, 061)282-6659
・ 상그리아비치호텔 : 목포시 평화로, 061)285-0100, www.shangriahotel.co.kr
・ 신안비치호텔 : 목포시 해안로, 061)243-3399, www.shinanbeachhotel.com


식당 정보
・ 장터식당 : 꽃게살비빔밥, 목포시 영산로40번길, 061)244-8880
・ 독천식당 : 낙지연포탕, 목포시 호남로64번길, 061)242-6528
・ 선경준치횟집 : 준치회덮밥・병어찜, 목포시 해안로 57번길, 061)242-5653


축제와 행사정보
・ 목포해양문화축제 : 2014년 8월 1~5일, 평화의 섬 삼학도와 선창 일원, 061)270-8441, www.mokpofestival.com


주변 볼거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삼학도 카누 체험,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온금동 골목길, 서산동 골목길, 갓바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목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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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