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식탐’ 줄이고 ‘배고픔’을 즐기자

많이 먹는 이유, ‘환경적 요인+내적 욕구’

분명 배가 터지도록 밥을 먹었는데도 아이스크림이나 과일과 같은 디저트를 먹을 때면 “이거 들어갈 배는 따로 있다”며 더 먹는 경우가 많다.
또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기 전에 분명 밥을 먹었음에도 라지 사이즈의 팝콘과 콜라를 뚝딱 해치운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전문의들은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을 타고나지 않은 이상 연령과 무관하게 배불리 먹는 습관은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흔히 지방성분의 비중이 남녀 각각 25%, 30%를 넘어선다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비만으로 체중과 관계없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방치할 경우엔 내장지방이 인슐린 호르몬의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비만을 유발하는 전단계가 바로 ‘배불리 먹는 습관’이다. 예전에는 그 근본원인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음식에만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하거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그 외적인 것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배불리 먹는 습관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만 문제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참을 수 없는 ‘식탐’, 대체 왜?

전문의들은 음식을 먹는 양을 조절하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내적인 요인이고 둘째는 환경적인 요인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위가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이 있는데 많이 먹는 것은 무조건 좋지 않다”며 “배부르게 먹는 것은 버릇인데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스트레스가 폭식을 유발해 한 없이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걸신들린 듯 빨리 먹을수록 많이 먹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충분히 만족한 몸과 뇌가 신호를 보내 우리가 배부르다고 알아차리기까지는 20분이나 걸린다. 우리가 혼자 빠르게 먹으면 10분 안에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이준희 객원교수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습관적인 행동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학교에서의 교육도 관련이 있다”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은지 등의 영약학적인 부분은 교육이 잘 되나 얼마나 씹어야 하고 얼마나 천천히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와 같은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교육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유치원에서는 음식을 줄 때 반드시 정해진 횟수 이상 씹게 하는 훈련을 하는 반면 우리는 식사 시간이 굉장히 짧은데 이와 관련한 교육을 하지 않아 문제라는 것이다.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오래 했을 경우 한국에 와서 엄청 살이 찐다든지 혹은 어렸을 때 가난했던 사람이 성장해서는 무조건 배부르게 먹는다든지 하는 내적인 ‘욕구 불만’도 배불리 먹는 것에 한 몫 한다고 이준희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환경적 요인이다. 환경적인 요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배고픔 때문이라기보다는 가족이나 친구, 포장이나 그릇, 모양이나 냄새, 분위기 때문에 주로 배불리 먹게 된다.
신건강인센터 유태우 원장은 “영화를 볼 때 반드시 팝콘을 먹는다든지 스포츠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스포츠펍’과 같은 것은 바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며 “모자라게 주면 인심이 박한 것이고 식당에서도 ‘많이 드십시오’하고 권하는 등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배부르게 먹는 것을 조장하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10%만 덜 먹고 ‘배고픔’ 즐기자

배부르게 먹지 않으려면 앞에서 말한 내적인 욕구를 컨트롤하고 환경적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폭식증 환자의 경우 머리가 모든 것을 조절하는 정신적 문제이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환경과 함께 개인에게 내재된 요소가 배불리 먹는 습관을 만들기 때문이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 누르는 것은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적당히 먹는 습관이 몸에 밸 때까지 ‘식욕억제제’의 도움을 받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유태우 원장은 “식욕억제제는 증세를 해결하는 것이지 원인을 해결하는 게 아니므로 먹다가 끊으면 반동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는 대표적인 방법이 지방흡입술인데 결과는 흡족할 수 있을지 몰라도 3개월 지나면 그대로 되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모든 의학적 치료법이 다 그렇듯 정작 근본 원인인 본인은 가만히 있고 남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 것은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태우 원장은 “배고픔을 즐겨야 한다. 보상이 오기 시작하면 강화가 돼 계속 갈 수 있는데 배고픔을 즐기면 반드시 보상이 있다”며 “비만인 사람은 먹었던 것의 20%, 보통 사람들은 10%만 덜 먹으면 2주 후에는 배가 안 고파지고 줄인 양에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 원장은 “처음 2주가 제일 중요한데 회식에서의 음주 등은 내적의지를 마비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해 보나마나 질 수 있으므로 첫 2주 동안은 자신없으면 피해야 한다”며 “배부르게 먹는 습관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훈련된 것이므로 그 습관을 바꾸는 데도 재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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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