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②서울 종로

600년 후 서울 도심을 바라보다

한양도성은 북악산(백악), 낙산, 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총 18.6km에 이른다. 조선 600년 역사가 켜켜이 쌓인 도성으로, 네 산으로 오르다 보니 서울 도심의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제법 많다. 특히 흥인지문에서 혜화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 낙산 구간은 남녀노소가 쉽게 산책할 수 있으며, 낙산공원은 북악산과 북한산 능선으로 넘어가는 일몰과 서울 도심 야경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밤이 더욱 아름다운 명소다. 한여름 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서울 야경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혀보자.

 

600년 역사 오롯이 담긴 한양도성
낙산정 올라 내려다 본 황홀경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의 건국과 함께 도읍인 한양의 경계를 삼고, 외침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했다. 조선 태조 때인 1396년부터 쌓기 시작해 600년 역사가 오롯이 담겼다. 한양도성(사적 제10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 서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여행지다.

600년 전
한양도성 따라

흥인지문 주변으로는 최근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쇼핑몰, 청계천 일대가 화려한 조명으로 일렁여 도심 야경의 화룡점정이 된다. 마약김밥과 빈대떡으로 유명한 광장시장, 신진시장 주변의 곱창골목과 닭한마리골목, 장충동 족발골목, 음식 특화 거리로 지정된 신당동 떡볶이골목이 가까워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서울 야경을 감상하기 전에 한양도성을 걸어보자. 한양도성 낙산 구간은 흥인지문부터 혜화문까지 2.1km에 이른다. 낙산이 있는 낙산공원을 기준으로 혜화문과 흥인지문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다.
흥인지문에서 시작하면 성곽으로 오르는 길에 서울디자인지원센터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는 최근 임시 개관한 한양도성박물관이 들어섰다. 1~3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한양도성의 역사와 도성 발굴이야기부터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 한양도성을 걷기 전에 들르면 좋다.
성곽을 따라 낙산공원에 이르면 성곽을 끼고 자리한 두 마을을 꼭 둘러보자. 성곽 안쪽으로는 이화마을이, 바깥쪽으로는 장수마을이 있다.

 


이화마을은 원래 낙산 자락의 가파른 경사 지대에 조성된 마을로, 오래된 건물이 많아 낙후 지역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지난 2006년 예술인들이 ‘낙산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건물 외벽에 그림을 그리고, 마을 곳곳에 조형물을 설치했다. 천사의 날개, 가파른 계단에 그려진 꽃 그림은 화사해진 이화마을을 상징한다.
한국전쟁 이후 형성된 판자촌에서 기원한 장수마을은 낙산공원 동남쪽 성벽을 끼고 앉은 마을로, 60세 이상 거주 인구가 많아 장수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낙산공원 암문에서 장수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낙산 구간의 가장 아름다운 코스다.
해가 저물 때쯤 낙산공원에 자리 잡은 낙산정으로 가보자. 낙산정에서는 서울 한복판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혜화동과 동숭동 일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북한산 능선과 북악산, 인왕산, 안산 자락이 도심을 포근히 감싼다. 조선의 역사를 이어간 창덕궁과 창경궁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여름이면 해는 인왕산과 북악산을 힘겹게 넘는다. 북악의 우뚝 솟은 봉우리로 해가 저물고, 하늘은 금세 붉은 기운을 머금는다. 이 무렵 성곽에 또 다른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성곽 아래에서 조명이 밝혀지고, 성곽이 마치 거대한 용처럼 구불거리며 이어지기 때문이다. 

 

낙산정에서 일몰을 보고 낙산공원 제1전망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낙산정이 성곽이 없는 서울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제1전망광장 주변은 조명이 어우러진 성곽과 함께 도심 야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성곽에 기대서서 충분하게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안전과 성곽의 보전을 위해서도 성곽 위로 올라서는 안된다.
해가 넘어간 직후부터 밤이 찾아오기 전까지 서울의 야경은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해가 넘어간 직후에는 성곽의 불빛과 저 멀리 북한산 능선이 조화를 이루지만, 밤이 되어 도심에 하나둘 불빛이 들어오면 성북구 일대의 야경이 성곽과 어우러진다.
성곽 아래 자리 잡은 장수마을과 성북구 아파트 단지의 불빛도 묘한 대조를 보여준다. 낙산공원 제1전망광장에서 암문을 나서면 장수마을로 이어지는 성곽의 야경 또한 놓쳐서는 안 될 풍경이다.

 

한양도성 낙산 구간을 걷기 어렵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5번 출구에서 종로3번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낙산공원까지 쉽게 갈 수 있다. 버스 종점에는 ‘여행하는 꿈꾸는 달수씨, 그리고 커피트럭’이 있다. 30세 ‘용기청년’이 전국을 여행하며 만난 커피전문가들에게서 공수한 원두로 드립 커피를 낸다. 밝고 긍정적인 청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드립 커피도 좋지만,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망고 아이스티는 더위를 잊게 하는 청량제다.
한양도성은 상시 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 한양도성 홈페이지나 종로구청·중구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시시각각
다른 얼굴

성곽을 걷고 야경까지 감상하면 밤이 제법 깊어진다. 출출한 배도 채우고, 여행을 마무리하며 술 한잔 나누는 건 어떨까? 흥인지문을 중심으로 1.5km 내에 먹거리 골목이 즐비하다. 청계천을 따라 광교 방면으로 가다 보면 신진시장, 광장시장을 만난다. 신진시장에는 곱창골목과 닭한마리 골목이 있다. 닭한마리는 닭고기를 삶아 먹은 뒤 그 국물에 양념과 김치를 넣고 칼국수를 끓인다. 광장시장은 마약김밥과 빈대떡으로 유명하다. 빈대떡에 막걸리를 마시는 흥겨운 광경이 밤을 잊은 채 이어진다.

 

흥인지문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지나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으로 가다 보면 왼편으로 장충동 족발골목이다. 옛 명성만 못하지만 장충동할머니집, 뚱뚱이할머니집 등 족발집 여섯 곳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역 3번 출구나 2·6호선 신당역 7번 출구로 나오면 신당동 떡볶이골목이 지척이다.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라는 유행어를 남긴 마복림 할머니의 가게를 시작으로 떡볶이집 수십 곳이 있다. 떡볶이와 삶은 달걀, 당면, 어묵, 쫄면, 라면 사리가 어울려 매콤한 맛이 제격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동대문운동장기념관, 동대문역사관1398→한양도성박물관→한양도성 낙산 구간(흥인지문~낙산공원)→낙산공원 야경→동대문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서대문형무소역사관→독립문→안산 무장애 자락길→한양도성 인왕산 구간(돈의문 터~경교장~홍난파 가옥~딜쿠샤~성곽길)
· 둘째 날 : 동대문디자인플라자→동대문운동장기념관, 동대문역사관1398→한양도성박물관→한양도성 낙산 구간(흥인지문~낙산공원)→낙산 야경→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야경→장충동 족발골목이나 닭한마리골목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서울시 문화관광 포털 www.visitseoul.net
· 종로구청 문화관광 www.jongno.go.kr/tourMain.do
· 중구청 문화관광 http://tour.junggu.seoul.kr/tour/index.jsp
· 서울 한양도성 http://seoulcitywall.seoul.go.kr
· 동대문역사관1398 www.seouldesign.or.kr/park2/summary.jsp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www.ddp.or.kr


문의 전화
· 서울시 도보관광코스(서울시 문화관광 포털) 02)6925-0777
· 종로구청 관광체육과 02)2148-1864
· 중구청 문화관광과 02)3396-4623
· 한양도성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 한양도성연구소) 02)724-0286
· 동대문역사관1398 02)2153-0408~9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02)2153-0000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4번 출구나 1·4호선 동대문역 10번 출구(한양도성 낙산 구간)
버스> 동대문역 5번 출구에서 종로3번 마을버스 이용, 종점에서 하차(낙산공원 입구)
* 문의 :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정보
종로5가역 사거리→대학로→마로니에공원 입구에서 우회전→동숭길→첫 번째 갈림길에서 좌회전→낙산길로 우회전→낙산공원 주차장


숙박 정보
· 라임스테이 : 종로구 종로66가길, 070-8945-8818, www.limestay.com (굿스테이)
· 토요코인 서울동대문호텔 : 중구 퇴계로, 02)2267-1045, www.toyoko-inn.kr (굿스테이)
· 가인게스트하우스 : 종로구 북촌로11길, 02)763-0365, www.gainguesthouse.com
· 24게스트하우스 청계천점 : 중구 을지로9길, 02)2274-0024,
  http://cheonggye-stream.24guesthouse.co.kr
· 센터마크호텔 : 종로구 인사동5길, 02)731-1000, www.centermarkhotel.com


식당 정보
· 삼삼뚝배기 : 김치찌개, 종로구 동숭길, 02)765-4683, www.02-2266-6066.kti114.net
· 원조장충동할머니집 : 족발, 중구 장충단로, 02)2279-9979
·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 : 닭한마리, 종로구 종로40가길, 02)2275-9666, www.darkhanmari.co.kr
· 낙산냉면 : 냉면, 종로구 지봉로5길, 02)743-7285

 

축제와 행사 정보
·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 2014년 7월 22~27일, 남산·명동역 일원, 02)3455-8435,     www.sicaf.org
 

주변 볼거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동대문운동장기념관, 동대문역사관1398, 광장시장, 대학로, 이화마을, 장수마을, 이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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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