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뇌경색’이라고?

최모(여·36)씨는 “두 달 전 7살배기 아들이 할머니에게 장난감을 사다달라고 버릇 없게 떼쓰길래 호되게 혼냈더니 큰 소리로 울었다”라며 “그때 애가 갑자기 말을 버벅거리면서 어눌하게 말하더니 상태가 곧 괜찮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어제도 애가 울다가 예전처럼 말이 어눌해지면서 손발이 저리다고 해서 덜컥 겁이 났다”며 “급히 병원에 데려갔는데 모야모야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모야모야병은 최씨의 아이처럼 소아에서 나타날 때는 뇌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뇌허혈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중년층에서는 뇌동맥이 터져서 뇌출혈이 발병하는 증상 차이를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모야모야병이 뭐지?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좁아져서 생기는 병으로 10세 미만과 30대에서 잘 나타나는 뇌졸중이라 볼 수 있다.
가톨릭의과대학 의정부 성모병원 신경외과 허필우 교수는 “일과성 뇌허혈 증상은 라면 등 뜨거운 국물을 식히려고 후후 불고 난 후나 아이들이 엉어 소리내서 심하게 울고 난 후 또는 심한 운동 후에 일시적으로 잠깐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일과성 뇌허혈 증세 및 운동마비이나 언어장애가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뇌경색, 뇌출혈, 간질발작,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모야모야병은 일과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지 쉽다.
이를 방치하고 넘어갈 경우 반복되면 팔다리 마비나 언어장애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영구적인 팔다리 마비나 전신발작 혹은 혼수상태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 일과성 뇌허혈 증세와 뇌경색이 나타나며 성인일 경우에는 뇌출혈로 인한 의식상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허 교수는 “초기에 한쪽에만 나타나다가 시간이 지나 반대쪽에도 나타날 수 있어 수술을 몇 번씩 받는 경우도 있다”며 “치료과정도 어렵고 수술 직후 뇌허혈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수술 후에도 일부 혈관에서의 혈류 흐름이 원활치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인은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는 뇌출혈로 인해 병원을 찾게 되기도 한다. 또 두통이나 간질 때문에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기도 하며 언어장애나 시야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모야모야병은 흔한 질병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증상이 대수롭지 않게 나타나므로 쉽게 간과해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증상에 따라 치료법 다양

모야모야병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을 달라질 수 있다.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신경과 이봉암 교수는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뇌에 피를 주로 공급하는 목동맥의 끝부분이나 목동맥에서 연결되는 뇌동맥들이 좁아지는 소견 등이 있을 경우 전형적인 모야모야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모야모야병의 치료방법 중 많이 쓰이는 수술방법 중에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예방키 위해 개두술로 두개골을 열고 두피를 지나는 혈관을 뇌혈관에 연결해 주는 방법이 있다”며 “혈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고 조언했다.
학계에서 모야모야병은 유전적 요인 등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는 주장이 있지만 가족적 소인이 작용할 수 있어 가족 중에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머지 가족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고하는 이들도 있다.

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사전 관리를 잘함으로써 예방에 신경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이규용 교수는 “모야모야병의 치료법은 환자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약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고 혈관을 우회하는 혈관치료술 등 다양한 수술법이 활용되기도 한다”며 “환자 본인이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사우나, 찜질방 등의 장소 및 과격한 운동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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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