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빙빙 ‘어지럼증’ 왜 위험할까

최모(여·17)양은 “빙글빙글 돌면서 현기증이 났고 토할 것만 같이 속이 미식거리더니 구토를 했다”며 “병원에 가보니 ‘말초성 현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모(남·31)씨는 “골이 당기면서 어지럽고 속이 미식거리는 증상이 사그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며 “의사한테 ‘중추성 현훈’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생소하기도 하고 중병이 아닐까 걱정이 됐다”고 토로했다.

최씨처럼 심한 어지럼증을 경험한 사람도 있고 김씨처럼 가볍지만 느린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는데 수많은 질병에 의해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먼저 어지럼증에는 생리적 어지러움과 병적 어지러움이 있다.

생리적인 어지럼증으로는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있다. 흔히 오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사우나·찜질방의 뜨거운 물에 오래 몸을 담갔다가 나올 경우에 일반인들이 흔히 경험하게 된다. 혹은 롤러코스터를 탈 때 생기는 어지러움도 기립성 저혈압에 속한다.
경희의료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스트레스성 질환, 갱년기 증상, 화병이 있을 때, 머리가 맑지 못할 경우, 침과 같은 진액이 부족한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온다”며 “이 경우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쑤시고 어지러운 증상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병적 어지럼증은 크게 말초성 어지럼증과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의들은 말초성과 중추성 어지럼증은 원인질환이 다르기 때문에 어지러움증의 원인을 하루빨리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초성 어지럼증’이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약 80%는 귀의 장애로 인해 병원을 찾는데 이 경우 귀 안쪽에 있는 내이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나 동요성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 안구의 주기적 운동인 안진을 보일 경우 전전기능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보통 어지럼증이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 짧으면 이틀, 길면 약 1~2주 정도 지속된 뒤 점차 호전되며 심한 경우 평소에도 머리를 회전시킬 때 순간적으로 주변이 휙 도는 양상 정도의 증상이 남을 수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광선 교수는 “귀에서 이상이 온 경우 빙글빙글 도는 회전감이 심하게 오면서 미식거리고 구토증세를 동반하는데 움직일 경우 어지럼증이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어지럼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신경계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신경계 질환일 경우 대개 말이 어눌해진다거나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등 다른 부수적인 질환이 동반되며 증세가 잘 낫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진다”고 덧붙였다.
말초성 어지럼증일 경우 안진검사를 해보면 눈동자가 거의 일정하게 수평회전하거나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양태를 보이는데 신경질환이 의심될 때 MRI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만일 어지럼증이 심하다면 어지럼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경미하나 계속 남아있는 경우에는 고개를 일부러 회전시켜주는 ‘전정재활운동’을 병원에서 교육받아 집에서 스스로 연습하는 방법도 있다.

전정기능 장애가 보행장애 및 평행유지 장애로 나타날 경우 길가다가 넘어질 수도 있고 운전시 사고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는 “눈의 움직임이 다르고 균형을 잘 못 잡는 경우 신경과적 문제가 있다”며 “의심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추성 어지럼증’이란

이비인후과에 어지럼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5명 당 한 명꼴로 중추성 어지러움 증세를 호소한다.
특히 뇌졸중, 뇌경색 등 뇌질환이 있는 경우,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탈수초질환,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어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에 속할 경우 시급히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뇌경색이나 심장의 부정맥 등으로 조기에 진단하지 못할 경우 심한 후유장애를 남기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영민 교수는 “중추성 어지러움과 말초성 어지러움을 빨리 구분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추성 어지러움은 말초성보다 쉽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에 응급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이규용 교수는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말초성 어지럼증과 달리 눈의 움직임이 순수 수직 또는 회전운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혈관 장애가 있을 경우 추가진행을 시급히 차단하면서 적절한 치료 및 예방법 및 각종 원인 질병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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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