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왜 이렇게 쑤시고 결릴까

전신통증, 손·팔 저림 등 호소하면 섬유근통증후군 의심

정모(여·33)씨는 “몸이 쑤시고 아픈데 검사를 해보면 아픈 증상이 없어 정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신경과 등 병원을 10군데 정도 다니고나서야 섬유근통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모(여·47)씨는 “손, 팔이나 얼굴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한다”며 “복통, 복부 불쾌감이 생기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변비나 설사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정씨나 최씨처럼 젊은 여성들 중에 여기저기 아프고 쑤시고 피곤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엄살이 심하다는 둥 꾀병을 부린다는 둥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눈초리를 보낼 때가 종종 있다.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가운데 꾀병이 아닌데 검사를 해보면 별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이유를 모르고 전신에서 오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전신이 쑤신다?

이런 사람들을 섬유근통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병원에 가서 피검사나 소변검사, X-검사 등을 해봐도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기 마련이다.
이런 환자 중에 단순히 관절이 붓고 누를 때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져봤을 때 열감이 느껴지고 움직일 때 장애가 있으면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관절염 없이 전신 어딘가가 아프고 쑤신다면 섬유근통증후군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래서 무심코 몸살 감기 정도로 생각하며 감기약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 없이 경과하면 증상이 더욱 심해져 집안일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변형이 오지 않는다고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증상들이 있을 때 섬유근통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을까. 먼저 전신의 여러 곳이 쑤시고 몹시 피곤하며 아침에 일어나도 밤새 꿈에 시달려 잔 것 같지 않고 편두통이나 과민성 대장 증상(설사, 변비 또는 설사와 변비의 반복), 생리불순, 오줌소태, 입마름증, 손발저림 등이 있을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증상들은 대부분의 중년 여성들이면 한두 번씩 겪어 본 증상들이므로 증상만 가지고는 진단할 수 없다.

류마티스 질환에는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병들이 많아 스스로 진단해 치료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니 병원에 내원해 진찰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붓고 뻣뻣하다고 느끼는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도 흔한 증상으로 섬유근통증후군에서 오히려 더욱 심하게 나타나거나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보다는 여성, 젊은층보다는 장년층이 많으며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밤에 일하거나 반복적인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에게 잘 발병할 수 있다.
이어 최 교수는 “섬유근통증후군은 다른 만성통증처럼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 기분이 우울해지고 실망하기 쉽지만 후유증이나 장애, 사망에 이르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더라도 약물치료 외에 숙면 및 안정을 취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의 문진과 진찰 중요

무엇보다 전문의 문진과 진찰로 섬유근통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다.
대개 류마티스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섬유근통증후군에서 특정한 검사법이 있지 않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불편한 증상을 물어보고 검사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다.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류마티스 질환이 많고 다른 질환과도 구분해야 하므로 일반 혈액검사뿐만 아니라 특수면역검사, X선 촬영 등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검사보다도 전문의의 문진과 진찰을 통해 섬유근통증후군에 대한 진단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섬유근통증후군의 진단은 기질적인 다른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가지 검사를 하는데 대표적으로 만성적이고 광범위한 압통점 18군데 중 11군데 이상의 장소를 손가락으로 약 4kg 힘으로 꾹 눌렀을 때 통증을 호소한다면 섬유근통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압통점 부위로는 뒤통수의 근육과 두개골의 경계, 앞쪽 아래 목, 양쪽 어깨와 머리 사이의 근육, 양쪽 어깨의 상견갑근, 앞쪽 두번째 갈비뼈의 연골과 뼈가 관절을 이루는 곳, 손바닥을 앞으로 했을 때 바깥쪽 팔꿈치, 양쪽 엉덩이 위쪽, 양쪽 허벅지 바깥의 딱딱한 뼈가 만져지는 오목한 곳, 양쪽 무릎의 안쪽 등이 있다.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연아 교수는 “앞서 말한 양측 18군데 중 11군데 이상을 누르는 검사법이 표준이지만 그 수치가 넘지 않아도 임상증상이 맞으면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용길 교수는 “치료는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으로 심혈관계 작용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한 교육 과정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통증을 감소시키고 수면장애를 향상키 위해 진통제, 소염제, 근이완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고 신체와 정신이완을 위한 비약물 요법으로는 스트레칭, 자세교정, 마사지, 요가 등의 물리요법과 경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이 권장된다”며 “그밖에 국소요법으로 압통점에 국소 주사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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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