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매일 피우는 노인 ‘황반변성 주의보’

김모(남·65)씨는 “시력이 저하돼 노안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사물이 찌그러져 보여서 순간 큰일 났다 싶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모(남·73)씨는 “자고 일어났는데 시야가 그을린 듯이 검은댕이가 보이고 없어지지 않아 눈에 뭔 일이 생긴 것 같아 안과에 며느리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김씨나 박씨처럼 60대 이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흡연을 할 경우 더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노인성황반변성이란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망막 중심인 황반의 시력이 떨어지면서 크기가 달라져 보이거나 휘어져 보이고 중심부가 검게 가려져 보이는 증상이다.

지난달 19일 AMD Alliance International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 기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노인성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지고 진행속도 또한 빨라졌다.
황반변성에 대해 일부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규칙적인 흡연이 이 같은 장애발병 위험을 무려 144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를 피는 사람이 피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으로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2~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황반 내에 존재하는 시세포가 죽게 되고 망막층에 산소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있는 맥락막이라고 불리는 혈관층에서 신생혈관이 자라나게 된다.
이 신생혈관은 마치 암세포의 혈관처럼 자기 영역을 벗어나 망막층까지 뻗어나가 망막세포를 파괴하고 삼출과 출혈을 일으켜서 결과적으로 시력을 앗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악성 신생혈관을 일으키지 않는 황반변성도 있다. 건성 황반변성이라 부르는데 단순히 망막층의 시세포들이 위축되는 병으로 예후가 습성 황반변성에 비해 좋은 편으로 전체 황반변성 환자 중의 85~90%를 차지한다.
습성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10~15%로 드문 편이나 심한 시력상실이 있는 황반변성의 대부분인 약 80%를 차지한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안과 김영균 교수는 “건성 황반변성이 생겼다면 나중에 습성 황반변성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건성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어 이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 시 시력이 빠르게 저하돼 많은 환자들이 진단 후 6개월에서 2년 내로 실명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반변성으로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발생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없어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시야의 중심부가 손상되기 때문에 사람이나 사물을 제대로 보는 데 큰 지장을 받게 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안과 지동현 교수는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다가 나중에는 단어를 읽을 때 글자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을 볼 때 특정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고 물체가 찌그러져 변형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노인성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담배를 끊고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어 지 교수는 “시야 중심부에 검은 암점이 생기거나 직선이 굽어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시급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며 흡연자라면 당장이라도 담배를 끊어 황반변성으로 인해 시력상실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확실한 치료법은 없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시력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기검진과 가정용 시력표를 이용한 시력측정이 필요하며 위험성이 있는 건성 황반변성환자는 항산화비타민, 오메가 쓰리 지방산, 아연섭취 등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인성황반변성은 50세 이상 고령자에서 실명을 초래할 수 있어 50대 이후에 안저검사를 받아야 하며 5년에서 10년에 한 번씩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당뇨환자 및 황반변성의 위험소인이 있는 경우 매년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습성 노인황반변성은 항체주사로 시력 악화를 막고 시력 개선을 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 방법에는 레이저 광응고술과 광역학 치료, 항체주사가 있다.
레이저 광응고술은 이미 생긴 신생혈관에 높은 에너지의 레이저광선을 쪼여서 신생혈관을 파괴하는 방법인데 주변의 정상망막조직까지 같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서 극히 일부 제한된 경우에만 사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우세준 교수는 “광역학치료 또한 시력 악화를 막는 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시력 개선 효과는 높지 않다”며 “이에 비해 루센티스, 아바스틴 등 항체주사는 시력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 모든 나라에서 습성 황반변성의 첫 치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 교수는 “현재 많은 신약이 개발 중이며 향후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다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저하를 막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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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