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③전남 나주-염색장 정관채

‘손끝 예술’쪽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다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56)씨는 쪽 염색의 대가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전남 나주시 다시면 샛골에서는 예부터 목화를 많이 재배했다. 영산강 변에는 쪽이 많았다. 강이 범람하는 경우가 많아 벼 대체 작물로 쪽을 심었다. 영산강 하류는 바다와 가까워 쪽 염료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매염제 소석회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소석회는 굴이나 꼬막 껍데기를 1000℃가 넘는 가마에서 구워 만든다. 쪽 염색이 발달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조선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샛골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전통적 방법으로 쪽 염료를 생산했다.

사라진 우리 ‘쪽빛’ 되찾아
마을 사람들의 삶 고스란히

쪽 염색은 한국전쟁 이후 사라졌다. 1970년대 중반부터 전통 쪽물 재현을 시작으로 1980년 이후 다시 쪽 염색이 점차 보급되고 있다. 그 중심에 ‘염색장’ 정관채씨가 있다.
쪽 염료를 만들고 쪽 염색을 하는 일은 고된 노동의 연속이다. 3~4월에 쪽 씨앗을 파종하고, 7~8월에 수확한다. 쪽을 항아리에 넣고 잠기도록 물을 붓는다. 2~3일 지나면 물이 옥색을 띤다. 쪽을 건지고 소석회를 넣어 산화 처리를 하면 남색 거품이 생기면서 옥색 물이 청색으로 변한다. 색소는 불용성 인디고가 되며 가라앉는다. 인디고 색소가 침전되고 남은 맑은 물을 따라낸다. 이때 남은 것을 진흙 같은 쪽이라고 해서 니람(泥藍)이라고 부른다. 니람은 항아리에 담아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전통을 잇는
‘장인의 숨결’'

인디고는 불용성이므로 염색하기 위해서는 환원형으로 만들어 수용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 쪽을 환원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해야 한다. 니람과 알칼리성인 잿물을 준비한다. 잿물은 콩대, 쪽 등을 태운 재를 시루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만든다. 용기에 잿물과 니람을 넣고 섞는다. 이때 잿물은 니람의 3~5배가 되도록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액의 표면에 청색 거품 같은 것이 생기는데, 염색이 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쪽물이 준비됐으니 염색할 천을 준비한다. 천은 염색하기 전에 세탁하거나 끓는 물에 담가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쪽물에 넣고 3~5분 뒤 꺼낸다. 공기 중에서 황록색이 청색으로 변한다. 수용성인 쪽물이 산소와 접촉하면서 다시 불용성이 되기 때문이다. 발색은 공기 중에 노출하는 방법과 쪽물에서 꺼낸 천을 곧바로 물에 넣는 방법이 있다. 진하게 염색하고자 할 때는 반복해서 염색한다.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염색된 천을 물에 씻는다. 완전히 염색되지 않고 천에 붙어 있는 쪽 색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잿물을 빼지 않으면 쉽게 탈색되므로 주의한다. 잿물을 빼려면 염색한 천을 30분 정도 삶았다가 헹궈서 햇볕에 말리고,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둔다. 이후 햇볕에 밀리고 다시 하루 정도 물에 담갔다가 햇볕에 말린다. 이렇게 2~5회 반복하면 잿물이 빠진다. 빙초산 등을 희석한 물에 쪽 염색한 천을 담갔다가 세탁하여 잿물을 빼는 방법도 있다. 잿물 빼기가 끝나면 중성세제로 세탁한 뒤 사용한다.


염색장 정관채씨가 태어나기 전부터 샛골을 비롯한 나주 일대에서 이런 일을 해왔다. 태어난 곳의 자연환경과 거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를 쪽 염색의 길로 자연스럽게 인도한 셈이다. 젊은 시절 미술을 전공하면서 쪽 염색에 인생을 걸었다. 한국전쟁 이후 끊어진 쪽 염색의 맥을 이은 것이다. 손톱에 쪽물 빠질 날 없던 그는 2001년 9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영산강이 유유히 흐르는 다시평야 한쪽에 있는 전수관은 쪽 염색을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사람들과 쪽 염색 체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다.

방방곡곡
나주 돌아보기

나주 일대에 있는 여행지를 돌아본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나주목이던 나주는 ‘전라도의 천년 수도’라는 별칭이 있다. 나주읍성의 동·서·남문을 복원했고, 북문은 현재 터를 발굴 중이다. 4km 정도 되는 나주읍성을 한 바퀴 돌며 사대문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일제강점기에 나주읍성의 문루와 성벽이 대부분 훼철되었다. 나주읍성을 돌아보고 100년 전통의 곰탕을 맛본다.

영산포등대를 구경한 다음 황포돛배를 타고 영산강 유람에 오른다. 영산강은 전남 담양에서 발원하여 나주를 지나 목포까지 122km를 흐른다. 영산강이 품은 영산포는 조선시대 전세(田稅)를 보관하던 영산창이 있던 곳이다. 조선 중종 때 전남 영광 법성창이 생기기까지 영산창은 남부지방의 전세를 모았다가 한양으로 올려 보내는 역할을 했고, 뱃길이 시작되는 영산포구는 사람들과 주변 지역 산물이 모이는 곳이었다.
영산교 부근에 전국적으로 알려진 영산포 홍어거리가 있다. 황포돛배를 타고 나서 영산포 홍어 맛을 본다. 홍어삼합이 가장 유명하지만, 한 끼 식사로는 보리애국을 따라올 게 없다.

나주 시내와 영산포에서 좀 멀지만, 불회사와 명하쪽빛마을도 돌아볼 만하다. 불회사는 덕룡산 자락에 자리 잡은 고찰인데, 백제 침류왕 때 인도 스님 마라난타가 지었다고 전해진다. 불회사 대웅전은 보물 1310호, 대웅전 안에 있는 건칠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1545호다. 보물도 보물이지만 불회사는 절이 자리 잡은 숲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대웅전 뒤 동백나무와 비자나무 숲을 돌아보자.

명하쪽빛마을은 쪽 염색으로 유명한데, 염색과 함께 생활사박물관을 만들어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생활사박물관은 건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한 평범한 집이다. 예부터 쓰던 물건과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나주읍성→완사천→영산포 황포돛배→백호문학관→한국천연염색박물관→나주영상테마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나주읍성→완사천→영산포 황포돛배→백호문학관→한국천연염색박물관→나주영상테마파크
· 둘째 날 : 명하쪽빛마을→삼봉 정도전 선생 유배지→죽산보→불회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나주문화관광 http://tour.naju.go.kr
·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 h ttp://cafe.daum.net/jungindigo
· 불회사 www.bulhoesa.org
· 나주영상테마파크 www.najuthemepark.com
·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한국천연염색박물관) www.naturaldyeing.or.kr


문의 전화
· 나주시청 문화관광과 061)339-8592
·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   061)332-5359
· 나주영상테마파크  061)335-7008
· 황포돛배 선착장  061)332-1755
·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한국천연염색박물관)  061)335-0091
· 불회사  061)337-3440
· 명하쪽빛마을  061)336-555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나주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5회(07:10~18:35)운행, 4시간 소요.
· 나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500번 버스(나주·회진 방향)를 타고 정가마을 정류장에서 내리면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이 있다.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광주(05:30~다음 날 01:00 수시 운행, 3시간 30분 소요)까지 이동한 뒤 나주로 가는 방법도 있다.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나주시외버스터미널 061)333-3226~8
기차>·서울-나주 : 용산역에서 KTX 하루 4회(07:23~18:20) 운행, 3시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무안광주고속도로 나주 IC→노안삼도로에서 나주 방향→영산로→다시면→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 전수관


숙박 정보
· 나주목사내아 금학헌 : 나주시 금성관길, 061)332-6565, www.najumoksanaea.com
· 나주스퀘어모텔 : 나주시 선창길, 061)333-0927
· 대주모텔 : 나주시 삼영1길, 061)333-1180

 
식당 정보
· 홍어1번지 : 홍어정식·보리애국, 나주시 영산3길, 061)332-7444, www.nskates.com
· 나주곰탕 하얀집 : 곰탕, 나주시 금성관길, 061)333-4292, http://cityfood.co.kr/h9/najugomtang4
· 노안곰탕 : 곰탕, 나주시 금성관길, 061)333-2053


주변 볼거리
백호문학관, 삼봉 정도전 선생 유배지, 죽산보, 나주영상테마파크, 한국천연염색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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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