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통합야당 설계한 새정치연합 김효석 공동위원장

"야합? 새정치라는 큰 길에서 다시 만난 것뿐"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전격적인 합당 선언 후폭풍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통합신당은 지난 1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어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하고 통합과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발 정계개편은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오게 될까? 얼마 전까지 새정치연합의 신당창당추진단장을 맡아 신당창당 작업을 주도했던 새정치연합 김효석 공동위원장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봤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한동안 새정치연합의 신당창당추진단장을 맡아 일했다. 민주당과 협상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윤여준 의장은 민주당이 '협상의 달인'들이라며 걱정하기도 했는데.
▲ 협상의 달인이라고 해도 어차피 민주당 의원들은 내가 다 아는 의원들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쟁점은) 민주당도 지금 상당히 위기에 빠져있기 때문에 어떻게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당을 만들고, 새판을 짜느냐 였는데 크게 어렵진 않았다.

- 윤 의장은 민주당이 설훈 의원을 단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 그런 문제가 일시적으로 제기가 됐지만 협상과정에서 큰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과정에서 내부조율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 그런 비판에 대해서는 안철수 의원도 아프게 생각해야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안 의원이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토론을 통해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이런 중대한 문제는 때론 지도자의 고독한 결단도 필요하다.

- 김 위원장 개인적으로는 지난 12월 민주당을 탈당한 후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게 된 셈인데.
▲ 제가 민주당을 나오면서 우리가 더 큰 새정치의 길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양당이 개혁경쟁, 혁신경쟁에 나서면 결국은 새정치라는 큰 길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단 그 시기가 빨리 왔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합당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신당추진단 발표가 있었다. 친노 의원들과 윤여준 의장 등이 빠진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안철수 의원도 친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신당추진단은 실무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나도 빠져 있다. 윤여준 의장은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입장이지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협상하는 자리에는 맞지 않는다. 민주당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상대방이 친노든 아니든 전혀 상관이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안했고 민주당 스스로 결정했다.

- 안철수 의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거대정당의 양당제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해왔다. 통합신당이 탄생하면 양당제가 더욱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가?
▲ 우리가 제3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양당구조의 폐해와 담합구조는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제3지대의 목소리를 대변 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이 출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제3당을 지향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신당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 생각했던 거지 제3당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 다당제를 여러 차례 언급하지 않았나?
▲ 그렇다. 그것은 다당제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나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제3당을 지향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양대 정당에 들게 됐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제3당이 출현할 수 있는 제도나 환경이나 이런 것들은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예를 들면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정당 기호순번제를 폐지한다든지 제3당이 출현하기 위한 여건을 만드는 정치개혁과제는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
 

- 신당을 만든다고 해도 민주당이 과연 변할 것인가 하는 의문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수많은 정치혁신 약속을 했지만 막상 선거가 끝난 후엔 별로 지켜진 것이 없다.
▲ 대선이 끝난 후 많은 약속을 뒤집은 것은 새누리당이다. 민주당은 집권을 못했기 때문에 공약을 이행할 수도 없었다. 물론 민주당도 지키지 못한 것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기초선거 공천폐지는 아주 어려운 결정인데 지금 민주당이 함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민주당에 대한 큰 믿음이 생겼다.

- 민주당이 변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제명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변화를 요구할 생각은 없나? 안철수 의원은 여러 차례 안보는 보수라고 했다.
▲ 이석기 제명안은 아직 검토를 안해봤다. 그러나 통합신당 정강정책에서 분명히 쟁점을 만들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종북세력과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하고, 경제정책부분에서도 성장에 관한 개념들을 접목해야 한다. 복지에 대해서도 복지포퓰리즘을 우리가 확실하게 막고 성장친화적인 복지를 해나가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확실히 만들어 내겠다.

"독선적 결단? 때론 고독한 결단도 필요"
"공천룰 정해지면 전패해도 승복하겠다"

-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합당을 결정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 당 만드는 거야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창당자금도 전혀 문제가 안됐다. 우리가 과거 정당처럼 그렇게 돈 많이 쓰는 정당은 안하려고 했다. 실제로 우리가 지금까지 4군데에서 시도당 발기대회까지 마쳤는데 거의 돈 안쓰고 했다. 만약에 창당하려고 했다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여력이 있었다.

- 그동안 합당의 역사를 보면 작은 정당과 큰 정당이 합칠 때 처음에는 5:5로 한다고 하지만 결국엔 그게 제대로 잘 지켜지지 않았다.
▲ 우리는 정당의 중심가치를 새정치로 할 수만 있다면 세력이야 민주당 세력이 됐든 새정치연합 세력이 됐든 상관이 없다. 새정치에 동의하는 세력은 다 새정치세력이지 민주당에 있었기 때문에 꼭 민주당세력이고 누구는 새정치연합세력이고 그렇게 나눠서 보지 않는다.

- 그렇다면 인물 구성과 상관없이 새정치라는 가치만 공유하면 된다는 말인가?
▲ 그렇다. 5:5라는 것은 지분이나 이런 것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정신이 5:5라는 이야기다.

-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세력이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가장 큰 쟁점은 ‘경선 룰’일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공론조사 이야기가 나오는데.
▲ 공천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고 당헌당규 분과위원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는 어렵고, 이제 막 협상이 시작되고 있으니까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바람을 확실하게 담아낼 수 있는 것인건가를 기준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다.

- 만약에 새정치연합 측 후보들이 경선과정에서 모두 패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나?
▲ 공천 경선 룰이 만들어지면 결과에 무조건 승복할 것이다. 공정한 경선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경선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화학적 결합을 이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누구 측 후보인가 분류하는 것도 어렵지 않나? 예를 들어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경우 민주당과도 소통했고 우리와도 소통했던 분이고 통합신당이 나온 이후 출마선언을 했는데 어느 쪽 후보인가? 얘기하기 어렵지 않나? 그런 개념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새정치에 부합하는 사람이 경선과정에서 될 수 있도록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당선되든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

-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촉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무공천 이슈는 민생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정치의 모든 출발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약속을 안 지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별 공약이 다 나올 텐데 (아무리 민생 공약을 쏟아내도) 누가 믿겠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방선거에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새정치이기 때문에 지켜 나가자 앞장서서 선언했고 민주당이 시차를 두고 무공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리도 어려웠지만 민주당도 어려웠을 것이다. 몇 만명의 당원이 탈당을 해서 나가게 되면 선거결과는 불을 보듯이 뻔하다.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런 데서부터 정치개혁을 실시해보자 약속을 지킨 것이다. 민생이라는 것도 이런 것부터 시작하는 것 아닌가?

- 무공천 결정에 대해 새정치연합 측이 후보군 발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 물론 전국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다 낼 순 없었겠지만 많은 분들이 우리 당의 후보로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분들은 무공천 결정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국민들이 그런 뜻을 잘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이번 합당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 지방선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특히 기초 선거는 우리 후보들이 난립하는데 어떻게 당선시키겠나? 그러나 말씀 드린 대로 이런 것부터 우리가 실천해나가는 것이 새정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해해주시길 바라고 국민과 함께 나가면 결국 새정치가 이기는 길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김효석 위원장 프로필>

▲ 제11회 행정고시 합격
▲ 중앙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 제16,17,18대 민주당 국회의원
▲ 민주당 원내대표
▲ 새정치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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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