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간첩증거조작사건 공동변호인 김용민 변호사

"증거 하나라도 내 놓고 간첩이라고 하라!"

[일요시사=정치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의 여파가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국정원의 협력자인 김모씨는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위조문서를 작성했다"고 실토한 후 자살까지 시도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여전히 증거조작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이번 사건의 공동변호를 맡고 있는 민변(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용민 변호사를 만나 사건의 실체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국정원 협력자인 김모씨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자살 기도와 관련해 수상한 점이 있다고 들었다.
▲ 추측일 뿐이지만 사건을 좀 빨리 마무리하려고 꾸민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검찰에서 진술을 하고 나와서 갑자기 자살시도를 했다. 유서에 남긴 내용도 이미 진술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또 이 사람이 하필이면 목을 찔렀다. (이후 재판과정에서) 목이 다쳐서 말을 못하겠다.

이런 쪽으로 흘러가려고 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에 보도에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유서에) 한글을 너무 깔끔하게 잘 썼다. 조선족이고, 중국에서 계속 살았던 분인데 우리나라 사람보다 맞춤법을 더 잘 맞춘 것 같다. 그게 좀 이상하다. 그래서 그런 점들을 보면 이 사람이 실제 유서를 자기가 썼는지, 아니면 국정원과 짜고 자살소동을 벌인 것인지 그걸 잘 모르겠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의 병원비를 누가 냈는지도 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입출경기록 등은 중국에 확인하면 금방 들통 날 증거들인데 국정원이 왜 이런 기록들을 조작했을까 하는 의문도 있다.
▲ 그렇다. 쉽게 들통 날 일인데 기존의 사례를 보면 중국이 확인을 잘 안해줬다.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된 일의 경우 중국에서는 거의 개입을 안했다. 그래서 우리가 사실조회를 신청할지도 몰랐겠지만 사실조회를 신청하더라도 답이 안 올 것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한 가지 추측은 사실조회 신청을 하더라도 자기네 라인을 통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사실조회 회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그런 일종의 자신감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행히도 사실조회가 사실대로 나왔던 거다.

- 국정원이 다른 사건에서도 증거조작을 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지?
▲ 배제할 수 없지 않나? 당장 내란음모사건에 대해서도 녹취록이 자의적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언론에서도 많이 나오지 않았나?


- 국정원 협력자 김씨가 유서에서 '유우성은 간첩이 맞다'고 적었다.
▲ 간첩이 맞다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면 증인으로 나왔어야 한다. 검찰이나 국정원에서는 증인신청을 한 번도 안했고, 간첩이 맞다는 근거도 아무것도 제시 못하고 있다.

- 지난 2006년 어머니 장례식 때문에 북한을 밀입국한 사실은 유우성씨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 이후 유씨의 대외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공안당국은 유씨가 각종 탈북자모임에서 활동한 이유가 탈북자정보를 모아 북한에 넘기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는데.
▲ 갑자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유씨를 계속 후원해주던 신부님이나 이런 분들이 계셔서 기존에도 탈북자모임 같은 것들은 했었다. 그 다음에 생활이 안정화되는 단계에서 학교를 들어갔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당연히 동아리활동을 하지 않나? 다른 엄청난 일을 한 게 아니라 동아리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뭐 그 정도 수준이었다.

- 모임을 통해 탈북자 정보를 모은 것은 사실인가?
▲ 전혀 아니다. 결정적으로 유씨가 서울시 공무원이 되기 전에 탈북자지원재단이라는 곳에서 일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이 들어온 적이 있다. 탈북자지원재단은 우리나라 모든 탈북자들의 정보를 갖고 있는 곳이다. 만약 유씨가 간첩이고 북한에 탈북자 정보를 넘겨야 되는 임무를 받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거기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 안 갔다. 그리고 서울시청에 들어가게 된 거다.

"국정원 증거조작, 들키지 않을 자신감 때문?"
"국정원 다른 사건도 조작했을 가능성 있어"

- 공안당국이 여동생과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탈북자 명단을 주고받지 않았느냐며 추궁하자 유씨는 처음에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공안당국이 PC방에서 유씨가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화상 통화하는 모습이 담긴 CCTV를 보여주자 메신저 프로그램을 쓴 사실을 실토했다.
▲ 그건 저도 지금 기록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 부분은 1심에서 전혀 중요한 쟁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록을 봐야 알 것 같다.
 

- 지난 2012년 여동생을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데려오기 직전에 유씨가 자신이 쓰던 노트북을 포맷하고 휴대전화를 바꾼 점도 의심의 근거가 됐다.
▲ 그것도 좀 말이 안 되는 거다. 유씨가 노트북을 포맷한 것은 그냥 컴퓨터 쓰다 보면 버벅거리면 일반인들도 포맷하지 않나? 또 휴대폰은 바꿀 때가 됐으니까 바꾼 거다. 그게 날짜가 좀 비슷하게 맞았던 거지 의심할 만한 정황은 아니었다.

-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 국정원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으로 유씨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유씨에 대해 통신사실조회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런데 증거가 아무것도 안 나왔다. 그러니까 이제 와서 그런 사소한 이야기를 하는 거다.


- 이 문제를 놓고 최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공동기자회견을 했는데 생중계 기자회견 직전 현수막에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국정원 '증거' 조작사건으로 고치는 해프닝이 있었다. 야권에서도 증거 조작은 맞지만 유씨에 대한 의심은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그건 뭐 정치적 부담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희 입장에서는 국정원이나 검찰에서 유씨의 간첩행위를 입증할 증거를 한 개라도 내놨으면 좋겠다. 뭐 증거다운 증거가 하나도 없이 항소심에 와서는 남의 나라 공문서까지 위조해서 내놓고서는 간첩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심각한 문제다.

- 합동신문센터에서 동생 유가려씨가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것인지?
▲ 머리를 계속 때리고, 벽에다 막 찧고 했다고 한다. 발로 차기도 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국정원에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국정원이 인정한 사실만 놓고 보면 다른 탈북자 앞에서 망신주기, 반말하기, 조사하다 일으켜 세우기, 밤늦게까지 조사하기, 진술서 계속 쓰게 하기 등과 진술번복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협박을 한 사실도 인정했다.

우리나라엔 그런 법이 없는데 거짓말로 협박을 한 것이다. 가려씨가 심문과정에서 너무 힘들어서 자살기도까지 할 정도였다. 달력 같은 것도 안 줘서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고 언제 나갈 수 있는지도 안 알려줬다. '내가 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대답을 안 하면 여기서 죽어도 못 나가는구나' 이런 공포심을 느꼈다고 한다.

- 이 사건을 쭉 살펴보면 처음부터 표적수사였을 가능성도 있는 건가?
▲ 저희도 증거가 없어서 확실하게 말은 못하지만 정황상 그런 것 같다는 추측은 하고 있다.

-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들에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
▲ 왜곡되어 보도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예를 들어 유씨가 서울시에서 근무할 때 기초생활수급자를 관리하는 일을 했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유씨가 탈북자를 관리한 것처럼 보도했다. 또 최초 제보자라고 했던 분의 경우는 신분노출을 우려해서 철저하게 비공개 재판을 했는데 이분이 갑자기 언론에 가서 인터뷰를 했다.

그분이 얘기했던 것들이 1심 법정에서 진술했던 것들이랑 대동소이 했는데, 1심에서는 아예 증거가치가 없다고 판단을 했던 것들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나와서 마치 뭔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사실상 왜곡보도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유씨 신상과 관련해 여러 가지 왜곡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김용민 변호사 프로필>

▲ 사법연수원 35기 수료
▲ 현대증권 사내변호사
▲ 법무법인 영진
▲ 서울남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
▲ 대신증권 사내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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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단독] ‘또 마약?’ 황하나 인터폴 적색수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하나를 형사 입건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9월, 배우 이선균과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 왔다. 지난 2월 경찰은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황하나는 돌연 지난 2월 중순,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지 한인 제보자들도 “방콕서 황하나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황하나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하나는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했다. 황하나의 지인 전모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전씨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전씨는 경찰에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자수했다. 전씨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씨의 큰아들 허웅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이선균과 황하나 등과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황하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과정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경찰은 태국에 있는 황하나를 검거하기 위해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으며,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지난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황하나는 모든 SNS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6일, 아버지 황재필은 “딸이 적색수배 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는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 된 황하나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을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 도피 최근 태국 체류 사실 본지 확인 황하나는 이미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았던 이력이 있다. 2015년 5월~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방신기, JYJ 출신 박유천의 약혼녀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서 또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하나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스치면 죽는다 출소 후 황하나는 “지금은 정말 (마약을)안 할 자신이 있다”며 “치아가 깨져서 고쳐야 하고 얼굴 피부도 너무 망가졌다. 종아리는 온통 메스버그(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 증세를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긁다가 나는 상처)다. 흉터가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약에 성공하면 다른 중독 환자를 돕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 황씨는 딸에게 “잘못을 인정할 것, 단약 기간을 계속 늘려가면서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며 “성공한다면 또다른 아이들에게 딸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황하나는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에 휩싸였다. 경찰은 황하나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하고 일부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해 10월20일 밝혔다. 당시 황하나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선균과 황하나 등이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등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의심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연예인 지망생도 내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2명으로부터 협박당해 3억원가량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17년 알게 된 김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이웃으로 지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씨는 김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눈치챘다. 또 김씨가 유흥업소서 일하며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자신도 김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김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아버지도 포기했나 박씨는 2022년 9월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ㅋㅋ.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며 거듭 협박했다. 김씨는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씨에게 3억원을 달라고 했다. 또 “(해킹범이)3억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보도)은 막자”고 이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9월22일, 현금 3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씨는 현금 3억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박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박씨와 김씨에게 협박을 받은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른바, ‘이선균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신모씨는 지난해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황하나가 나에게 말하길 ‘유흥업소 여실장 김씨가 너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권했다’고 말해 열받아서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신씨의 여자친구인 이모씨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황하나를 아는 이들은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 오모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황하나와 연루된 여러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취재진을 만났던 황하나의 핵심 제보자도 2022년 5월경 사망했다. 2022년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와 전 연인 박유천이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그녀 허재 아들 전 여친 연루설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류모씨가 취재진과 만난 건 지난 2020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씨의 친구기도 했다. 류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류씨는 취재진에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렇게 취재진은 황하나의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개월 간 취재 도중 2020년 12월, 별안간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어디로? 황하나는 사망한 전 남편에 대해 “내가 죽였어? 혼자 죽었잖아”라며 SNS에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모처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황하나가 연루된 사건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스치면 죽는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하나 친구, 허웅 전 여친 정체는?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선수 허웅이 전 여자친구 전모씨를 고소하면서 황하나 연루설이 재조명됐다. 허웅 법률대리인 김동형 변호사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허웅의 전 여자친구 전씨와 공모한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허웅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전씨와 2018년 12월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 연예 초반엔 사이가 좋았으나 전씨의 일탈행위, 상호 간 성격 차이, 양가 부모의 반대 등으로 이별을 반복하다 2021년 12월경 최종 결별했다. 이별 후 전씨는 허웅이 있는 곳에서 자해하거나 스토킹하고, 마약(케타민)을 코에 묻힌 상태로 찾아와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허웅 측에 따르면 그는 2021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네 앞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돈)안 보내면 기사 띄울게” “3억이면 싸게 먹히네. 협박도 아니라고 하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배우 고 이선균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 황하나 등과 동석해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장을 통해 전씨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3년생인 허웅은 허재의 큰아들로 부산 KCC 이지스서 뛰고 있다. 동생은 수원 KT의 주전 가드인 허훈이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