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1일 전철 여행-대전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한 줄로 엮다

여행자에게 대전 지하철은 친절하고 충실한 안내자다. 대전의 어제와 오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여행지가 지하철 하나로 연결된다. 노선이 하나뿐이고 정차하는 역 또한 22개로 많지 않으나 대전 원도심에서 둔산과 유성 신도심까지 연결해주니, 대전시민에게는 든든한 발이 되고 여행자에게는 알짜배기 가이드 역할을 한다. 
 
 
지하철 타고 문화·낭만의 거리로
비빔칼국수·두부 두루치기 ‘군침’
 
자, 도시철도 대전역에서 지하철 여행을 시작해보자. 대전역은 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 많은 중앙시장과 이어진다. 일제강점기에 개통된 경부선 철도와 호남선 철도가 대전에서 만나며 중앙시장은 중부지역 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포목점과 한복점, 의류 상점들이 밀집해서 지금도 명절을 맞아 설빔을 장만하려는 사람들, 예단을 맞추려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재래시장이라면 먹자골목이 빠질 수 없다. 중앙시장을 대표하는 먹자골목은 순대골목이다. 두툼한 찹쌀순대와 따끈한 어묵탕으로 발길을 잡는 좌판이 길게 이어진다. 대를 이어 풀빵을 굽는 좌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찾았다 
짧은 여행

 
중앙로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대전의 명물 성심당이 있다. 줄 서서 사 먹을 정도로 인기인 튀김소보로와 부추빵 외에도 다양한 빵을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심당 아래쪽에는 도심 속 작은 미술관인 대전창작센터가 있다. 농산물검사소 충청지소로 쓰이던 건물이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1층과 2층 전시실에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전창작센터에서 길을 건너면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가 이어진다. 오랜 세월 붓을 만들어온 ‘일심필방’, 명품 수제차를 만드는 ‘소산원’, 젊은 예술가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 겸 전시 공간 ‘산호여인숙’ 등 도심의 풍경에 낭만을 더하는 거리다. 그중에서도 여행자를 위한 카페 ‘도시여행자’는 세계 각국의 여행 정보를 담은 책을 마음껏 읽고,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사랑받는다.


중앙로 쪽으로 나오면 옛 충남도청 건물이 여행자를 맞는다. 이곳은 최근 개봉한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건물 2층의 대회의실을 세트장으로 꾸며 법정 신을 촬영했다. 등록문화재 18호로,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지어져 도청이 홍성으로 옮겨가기까지 80년 동안 충청남도 행정의 중심 역할을 한 곳이다.
건축 당시 유행한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벽 장식과 긴 창문을 거느린 복도를 걸어보고, ‘ㄷ’자로 이어진 건물 뒤편까지 천천히 돌아보자. 건축 당시 사용된 스크래치 타일과 창문 고리 등이 그대로 보존되었다. 대전의 역사를 정리해놓은 1층의 대전 근현대사 전시관, 충남도청사의 설계와 건축 과정을 담은 기획 전시실, 2층 도지사실을 둘러보면서 대전의 어제와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옛 충남도청사가 있는 중구청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정부청사역에서 내리면 이응노미술관과 대전시립미술관이 지척이다. 이응노미술관은 동양화와 추상을 접목한 세계적인 미술가 고암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만나는 공간이다. 작가의 일생과 작품 세계에 대한 학예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대전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설치미술 작품을 시연한 공간과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도 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이 전시된 대전시립미술관도 나란히 자리한다. 

겨울철 별미
시선 집중

대전 여행안내 지도 중에 ‘칼국수 지도’가 따로 있을 만큼 대전에는 칼국수를 파는 집이 많다. 그중에서 시청역 인근에 있는 대선칼국수는 1958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식당이다. 멸치 국물로 맛을 낸 칼국수와 고추장 양념에 비벼먹는 비빔칼국수가 독특하다. 수육과 두부두루치기도 맛보자. 


대전광역시청 20층 하늘공원으로 가면 대전시내 전경을 파노라마로 즐기며 저렴한 값에 차를 한 잔 즐길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자라면 같은 층에 위치한 하늘도서관(어린이 전용)에서 책과 함께 쉬어 가는 것도 좋다. 


여행으로 지친 다리를 쉬고 싶을 땐 온천욕이 제격이다. 유성온천역에 내리면 무료 족욕체험장이 있다. 
세 구역으로 나뉜 탕이 총 50m에 달하고, 발을 씻고 말릴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추었다. 사랑하는 이와 나란히 발 담그고 앉아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매일 새로운 물을 공급하며,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해가 질 무렵 다시 지하철을 타고 중앙로역으로 가보자. 으능정이 문화의거리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드는 시간이다. 도심의 하늘을 가르는 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영상 쇼가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대전 스카이로드’라 이름 붙은 이곳은 길이 250m 영상 아케이드로, 아이돌 가수의 뮤직비디오와 다양한 광고 영상을 볼 수 있다. 낮보다 밤이 화려하고, 추워서 더욱 눈부신 거리다. 매일 저녁 4회에 걸쳐 운영되며, 월요일에는 쉰다. 
국립대전현충원과 대전선사박물관도 대전 지하철로 닿을 수 있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
 
<여헹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대전역(중앙시장)→중앙로역(성심당, 대전창작센터)→중구청역(옛 충남도청사,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시청역(점심 식사, 대선칼국수)→정부청사역(이응노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유성온천역(온천욕, 족욕 체험장)→중앙로역(대전 스카이로드)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대전역(중앙시장)→중앙로역(성심당, 대전창작센터)→중구청역(옛 충남도청사,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시청역(점심 식사, 대선칼국수)→정부청사역(이응노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중앙로역(대전 스카이로드)→유성온천역(숙박) 
· 둘째 날 : 유성온천역→현충원역(국립대전현충원)→노은역(대전선사박물관)→대전역(귀가) 
 
 
관련 웹사이트 주소
대전관광포털 www.daejeon.go.kr/dj2009/tour/index.action
 

문의 전화
· 대전종합관광안내센터 042)861-1330
· 대전역관광안내소 042)221-1905
· 이응노미술관 042)611-9821
· 대전 스카이로드 042)252-71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대전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5~20분 간격
     (06:00~다음날 00:1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코버스 www.kobus.co.kr
기차> 서울-대전 : KTX 하루 60회(05:30~23:30) 운행, 약 1시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부사거리에서 금산·옥천 방면 좌회전→삼성사거리에서 대전역 방면 좌회전→원동사거리에서 유턴 후 약 600m 진행→대전역 주차장
 
 
숙박 정보
· 호텔그레이톤둔산 : 서구 둔산중로, 042)482-1000, www.graytone.co.kr
· 이안레지던스호텔 : 서구 둔산로65번길, 042)487-3939, www.eanhotel.co.kr                      
· 호텔아드리아 : 유성구 온천로, 042)828-3636, www.hoteladria.co.kr 
· 호텔리베라 유성 : 유성구 온천서로, 042)823-2111, www.shinan.co.kr/yusong/index_yuseong.asp
 

식당 정보
· 대선칼국수 : 칼국수·두부두루치기, 서구 둔산중로40번길, 042)471-0316
· 진로집 : 두부두루치기, 중구 중교로, 042)226-0914 
· 성심당 : 제과·제빵, 중구 대종로480번길, 042)256-4114,  www.sungsimdang.co.kr
· 태화장 : 중화요리, 동구 중앙로203번길, 042)256-2407
· 신도칼국수 : 칼국수, 동구 대전로825번길, 042)253-6799
 
 
주변 볼거리

뿌리공원, 장태산휴양림, 계족산 황톳길, 대전 오-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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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