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론 부인' 속 안철수-박원순 수상한 '밀약설' 전모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1.29 10: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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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연대 안 한다고? "냄새 난다 냄새나"

[일요시사=정치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 모두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갈등의 골자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만 안겨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두 사람은 불과 3년 전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내며 극적으로 서울시장 자리를 쟁취했었다. 두 사람의 극한 대립에는 어떤 노림수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낮은 인지도를 가진 박 시장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안 의원의 '양보'였다. 당시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약 50%의 지지를 얻고 있던 안 의원은 단 5%의 지지를 받고 있던 박 시장에게 전격적으로 후보직을 양보하며 물러났다.

어제의 동지
벼랑 끝 승부

두 사람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내며 새누리당이 줄곧 차지해온 서울시장 자리를 쟁취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때때로 만남을 이어가며 정치적 동반자로 지내왔다.

그런 두 사람 사이가 이번에는 참 애매하게 됐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벼랑 끝 승부를 펼치게 된 것. 안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반드시 내겠다는 의견을 수차례 피력하면서 두 사람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닫게 됐다.

안 의원은 지난 21일 제주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을 공식선언했다. 이날 안 의원은 "오는 2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늦어도 3월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특히 그는 지방선거 때 서울을 포함해 17개 광역단체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 의원과 박 시장의 벼랑 끝 대결이 기정사실화 된 순간이었다.


지방선거의 꽃은 누가 뭐래도 서울시장 선거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인구 1천만의 거대도시 서울의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동안 정치권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판가름 해왔다.

박원순 결국 안철수신당행 택할까?
신당 완주로 박원순 미리 견제?

지방선거를 통해 새정치의 가능성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안 의원으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명분이 마땅치 않다. 박 시장은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 중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지층이 크게 중첩되는 안철수신당 후보가 출마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처럼 야권의 지방선거 방정식이 복잡해진 가장 큰 이유는 안 의원 측이 야권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 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추위) 금태섭 대변인은 최근 민주당과의 야권연대 여부에 대해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단순히 2등과 3등이 힘을 합치는 것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며 "정말 야권이 이길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가 돼야 연대를 말할 수 있다"며 물리적인 야권연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질 게 뻔한데
연대는 못해?

그래서 당초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간접적 연대를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이른바 서울-경기 빅딜설이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반드시 내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력하게 밝히고 나서면서 정치권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벌써부터 야권에서는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만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과 박 시장은 서로 한 걸음도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두 사람이 다른 노림수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신당 후보를 끝까지 완주시킴으로써 박 시장의 재선을 막으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박 시장은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군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대권을 꿈꾸는 안 의원의 잠재적 경쟁자인 것이다.

반면 박 시장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엔 단번에 유력 대권 후보군 반열에서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안 의원이 신당 후보를 완주시켜 잠재적 경쟁자인 박 시장을 미리 견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으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명분과 잠재적 대권 경쟁자 견제라는 실리를 동시에 얻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얘기다.

양측이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단지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쪽이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다른 한쪽은 단일화를 위해 무엇인가 양보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는 지금은 조금이라도 상대방에게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절대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며 양측이 대립하고 있지만 선거가 임박해서는 결국 단일화에 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의 신당행 가능성도 꾸준히 점쳐지고 있다. 안 의원 측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과거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다소 뜬금없는 제안으로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놨다. 박 시장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지방선거에 안 의원 측 후보로 나가달라는 제안이었다.

송 의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권연대 가능성을 말한 게 아니라 박 시장이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신당에 합류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박 시장은 이미 민주당적을 유지하고 내년 선거에 나설 것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차례 밝힌 상태여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아무런 사전교감 없이 갑작스럽게 그런 발언을 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게다가 아무리 박 시장이라고 해도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특히 박 시장은 정통 민주당원 출신이 아닌 탓에 민주당 내 경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박 시장은 민주당 내에서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이 매우 빈약하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박 시장을 추대 방식으로 선거에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다소 우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서울 지역은 야권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라고 판단하는 민주당 내 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최근 당원과 대의원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공직후보 선출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이라도 당내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숨겨진 노림수
안-박 연합?

박 시장이 신당에 입당하지는 않더라도 일종의 우호조약을 맺고 또 한번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과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자기 세력을 확대하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호남처럼 자기사람을 심어서 '직할통치'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우호적인 인사를 만들어 '간접통치'하는 방식이다. 안 의원과 박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또 한번 연대한다면 간접통치의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시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7월 재보선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당장은 상상하기 힘든 카드지만 3자 구도가 형성될 경우 박 시장의 패배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박 시장은 대권에서 순식간에서 멀어질 뿐만 아니라 재기하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박 시장이 후보직을 신당 후보에게 양보한 후 재보선에 출마한다면 박 시장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 바로 대권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중도사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서울시장직보다 오히려 차기 대권 도전에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양보 후 7월 재보선 출마?
지방선거 겨냥한 다양한 가능성 대두

최근 안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자신이) 양보 받을 차례"라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박 시장이 안 의원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향후 이미지메이킹 과정에서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안 의원이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왔다. 안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의 이야기라며 펄쩍 뛰었다.

재보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지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는 것이다. 설사 나간다 하더라도 시민들은 안 의원이 또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후의 선택은?
끝까지 몰라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시장을 꺾을 만한 후보군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안철수 직접 출마론이 계속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지금은 양 진영이 '연대 안 한다' '반드시 후보 낸다' '반드시 출마 한다'라는 등의 온갖 약속을 쏟아내고 있지만 향후 선거과정에서 약속을 깰 명분이야 얼마든지 만들면 된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 앞에 수도 없이 약속을 뒤집는 게 정치판"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의원과 박 시장이 내릴 최종 결론은 끝까지 지켜봐야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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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