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입과 몸이 즐거운 건강여행 ③전남 영암

소백산맥 끝자락 칼바람 잊게 하는 ‘힐링 천국’

소백산맥의 끝자락을 장식한 월출산 아래 월출산온천은 물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약알칼리성 식염천으로 ‘맥반석 온천수’라 불리는데, 신체에 부담이 적고 피로회복 효과가 탁월하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수중 안마 장치가 부착된 매그넘탕에서 기포 마사지를 받으며 뭉친 어깨 근육이나 관절을 부드럽게 풀 수 있다. 온천과 함께 건강을 위한 영암의 대표 음식이 갈낙탕이다. ‘산낙지 한 마리에 지쳐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말처럼 낙지는 기력을 회복하는 데 최고의 보양식이다. 독천 낙지마을 30여 개 낙지 전문점에서는 펄펄 끓인 갈비 국물에 산 낙지를 살짝 끓여 내는 갈낙탕을 비롯해 연포탕, 낙지구이, 낙지초무침 등 다양한 낙지음식을 선보인다. 월출산 자락에 영암구림마을, 왕인박사 유적지, 도갑사 등 이름난 여행지도 많아 보는 즐거움까지 주는 오감 만족 여행지다.


영암 월출산온천과 독천 낙지마을
몸도 지지고 입도 즐거운 그 곳…

수은주가 영하를 가리킨다고 방 안에 움츠리고 있으면 몸은 더 무겁고 나른해진다. 활동량을 늘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야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마음이야 밖에 있지만, 몸은 따뜻한 걸 원한다. 이런 때 건강 에너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지가 영암이다. 그곳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줄 월출산온천과 쇠한 기력을 회복시킬 낙지 요리가 있다.

소백산맥의 끝자락을 장식한 월출산 아래 물 좋기로 소문난 월출산온천이 자리한다. 온천의 상큼한 맛은 피부가 먼저 아는 법. 그런 면에서 월출산온천은 일단 합격점이다. 월출산 암반대의 주요 구성 암석인 홍색장석화강암(맥반석)을 수원으로 하여 ‘맥반석 온천수’로 통칭된다. 맥반석은 흡착·정화 성질이 강해서 온천수의 유해물과 오염물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피로회복 효과가 탁월하다. 수질은 약알칼리성 식염천으로, 각종 미네랄 성분과 용존 산소량, 원적외선 방사량이 풍부하다. 신체에 부담이 적고 게르마늄, 나트륨, 유황, 미네랄을 함유해 피로회복, 신경통, 류머티즘,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 무좀 등에 좋다. 

뜨끈한 온천 
몸 담그고

월출산온천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필수코스는 매그넘탕이다. 다양한 수중 안마장치가 부착되어 어깨가 결리거나 몸이 찌뿌둥한 사람에게 제격이다. 뜨거운 물 속에서 강한 기포가 마사지 효과를 일으켜 굳은 관절을 부드럽게 해준다. 레저 개념으로 조성된 유수기류탕도 인기다. 노천탕이 있지만 겨울철에는 운영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온천욕이 몸에 이롭다고 해도 알아두어야 할 상식이 있다. 먼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식사하고 한 시간쯤 지나 10~15분 입욕했다가 30~60분 푹 쉬는 것이 좋다. 탕에 너무 오래 있거나 하루 4회 이상 온천욕을 하면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때수건으로 힘껏 미는 것은 피부를 지나치게 자극하니 피한다.
온천욕으로 몸이 개운해졌다면 독천 낙지마을에 가서 원기를 돋운다. 40여 년 전만 해도 학산면 독천리는 갯마을이었다. 영산강 하굿둑이 생기면서 갯벌이 사라지고 낙지도 자취를 감췄지만, 낙지전문점 30여 곳이 영암 낙지의 명성을 잇고 있다.


낙지 골목의 대표음식은 갈낙탕이다. 소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이는 음식으로, 연포탕과 갈비탕을 합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 우시장이 열려 소갈비를 구하기 쉬웠기에 갈비탕에 낙지를 넣고 끓였는데, 국물 맛이 진하면서도 시원하더란다. 쫄깃한 낙지를 씹는 재미와 갈비를 뜯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맑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연포탕도 인기다. 채소를 넣고 말갛게 끓인 연포탕은 낙지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데치듯이 끓인다. 
낙지 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은 산낙지를 선호한다.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기름소금 바른 낙지를 통째로 먹는다. 입안에서 꿈틀대는 낙지의 차진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그만이다. 
낙지를 데쳐서 각종 채소와 함께 무친 낙지초무침은 새콤해서 산낙지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좋다. 낙지초무침 양념에 참기름, 김가루를 뿌려 밥을 비벼 먹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다음은 눈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월출산으로 간다. 영암 여행은 월출산에서 시작해 월출산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명산 아래 영암의 대표 여행지가 모여 있다.


월출산 아래 영암 구림마을은 2200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일본에 학문을 전한 왕인박사, 풍수지리의 대가 도선국사, 고려 태조 왕건의 책사 최지몽 등이 구림마을 출신이다. 마을의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양동마을처럼 전통마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옥과 양옥, 심지어 일본식 가옥도 있다. 길가에 늘어선 전봇대와 전선이 옥에 티이기도 하지만, 정겨운 풍경이 이 모든 것을 감싸 안는다. 나지막한 돌담 사이로 소담한 골목길이 펼쳐지고, 모퉁이를 돌아서면 운치 있는 정자가 반긴다. 
비둘기 구(鳩), 수풀 림(林)을 쓰는 마을 이름에는 도선국사의 탄생 설화가 전한다. 마을 중심에는 도선국사의 탄생과 관련한 국사암이 있다. 국사암에서 큰길로 나오면 소나무 사이에 자리한 회사정과 만난다. 촌락 사회의 운영을 논의·의결하는 주민자치조직인 대동회의 집회 장소다. 3·1운동 때 독립 만세의 함성이 울린 역사의 현장이다. 
회사정에서 냇가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면 죽정서원이 있다. 그 왼쪽으로 조선 성종 때 경기체가 <금성별곡>을 지은 박성건이 후학을 양성하던 간죽정이 자리한다. 이외에도 호은정, 육우당, 서호사, 동계사 등이 있다. 

불끈 낙지 
한 입 ‘캬아~’

구림마을을 돌아보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도기박물관과 하미술관이다. 영암도기박물관은 1986년과 1996년 이화여대박물관이 구림도기가마터를 발굴하면서 만들어졌다. 지역에서 출토된 옹관과 구림도기, 가마터 등이 전시되었다. 도기는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구운 다음 오짓물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 도자기는 도기와 자기가 합쳐진 말로, 굽는 온도에 따라 자기, 도기, 옹기, 토기로 나뉜다. 1280℃ 이상 고온으로 구우면 자기, 1250℃ 정도는 도기다. 항아리나 뚝배기 같은 질그릇이 도기에 속한다. 전시실에는 재일교포 하정웅씨가 기증한 한국과 일본의 도기, 해외의 도기를 전시한다. 여행객이 직접 도기를 만들어보는 체험교실도 연다.
영암군립하미술관은 하정웅씨가 기증한 조각, 판화, 공예, 사진 등 미술품 3030여 점을 기반으로 전시실을 운영한다. 지역 미술관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시 작품 수가 많고, 마르크 샤갈, 마리 로랑생 등 수준 높은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구림마을 동쪽 문필봉 기슭에 왕인박사 유적지가 있다. 왕인박사는 <천자문> 1권, <논어> 10권과 도공, 제기 기술자 등을 데리고 일본에 건너가 우리 문물을 전한 인물로, 일본에서는 ‘고대 문화의 시조’라 불린다. 유적지에는 왕인박사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진 사당, 왕인박사 탄생지, 왕인박사가 수학하던 문산재와 양사재, 책굴, 후학들이 조각한 2.75m 높이의 왕인석상, 왕인박사를 상징하는 계곡 성천, 전시관 등이 잘 정돈돼 있다.


도갑사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해탈문(국보 50호)을 제외한 건물이 대부분 불에 타서 고졸한 멋은 없다. 도선국사가 도갑사를 떠나며 “내가 떠난 뒤 철모 쓴 자들이 와서 절에 불 지를 것이다”라고 예언했는데, 한국전쟁 때 군인들에게 화를 당했다. 해탈문은 단아하면서도 예스럽고 소박하며, 계단 소맷돌에 새겨진 태극무늬가 이채롭다. 대웅보전 뒤로 난 산길을 올라가면 투박하지만 단아한 석조여래좌상(보물 89호)이 미륵전에 봉안되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독천 낙지마을→구림마을(영암도기박물관, 영암군립하미술관)→왕인박사유적지→월출산온천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독천 낙지마을→도갑사→월출산온천
· 둘째 날 : 구림마을(영암도기박물관, 영암군립하미술관)→상대포→왕인박사 유적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영암문화관광  http://tour.yeongam.go.kr
· 월출산온천관광호텔  www.wolchulspa.co.kr
· 영암구림마을  http://ygurim.namdominbak.go.kr
· 영암도기박물관  http://gurim.yeongam.go.kr
· 영암군립하미술관  http://haart.yeongam.go.kr
· 왕인박사 유적지  http://wangin.yeongam.go.kr
· 도갑사  http://dogapsa.org


문의 전화
·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5
· 월출산온천 관광호텔  061)473-6311
· 영암도기박물관  061)470-6851
· 영암군립하미술관  061)470-6841
· 왕인박사 유적지  061)470-6643
· 영암구림마을  061)472-0939
· 도갑사  061)473-512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영암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8:00, 10:30, 14:40, 16:50) 운행, 
            4시간5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 061)473-3355


자가운전 정보 
· 서해안고속도로→목포IC→2번 국도(영암 방면)→영산호방조제→학산면 소재지(독천 낙지마을)→819번 지방도로→월출산온천


숙박 정보
· 월출산온천 관광호텔 : 군서면 마한로, 061)473-6311,  www.wolchulspa.co.kr
· 한옥호텔 영산재 : 삼호읍 나불외도로, 061)463-0300,  http://ysjhotel.com (한옥에서의 하루)
· 구림전통한옥민박 : 군서면 죽정서원길, 061)472-4581,  http://구림전통한옥.kr (한옥에서의 하루)
· 목원당 : 군서면 죽정서원길, 061)473-7077,  www.mokwondang.co.kr (한옥에서의 하루)
· 월인당 : 군서면 모정1길, 061)471-7675,  http://moonprint.smarter.or.kr (한옥에서의 하루)


식당 정보
· 청하식당 : 낙지 요리, 학산면 독천로, 061)473-6993
· 독천식당 : 낙지 요리, 학산면 독천로, 061)472-4222,  www.nakji1970.com
· 학산정 : 낙지 요리, 학산면 독천로, 061)471-2877
· 동락식당 : 낙지 요리, 영암읍 서문안길, 061)471-3388


축제와 행사 정보
· 영암호 해맞이 축제 : 2014년 1월 1일, 호텔현대 야외광장,  061)470-2259,          


주변 볼거리
마한문화공원, 천황사, 기찬묏길, 가야금산조테마공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