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통진당 부정경선 최초 폭로'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04 13:58:36
  • 댓글 0개

"아직도 못한 말 많아, 통진당 반드시 사라져야"

[일요시사=정치팀] 부산 금정구의회 이청호 의원은 지난해 4월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부정경선 의혹을 최초로 폭로하면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는 최근 발간한 <진보는 죽었다>라는 책을 통해 이석기 사태를 예견하기도 했다. 그의 폭로로 원내 3당이던 통진당은 정당해체 위기까지 몰렸었다. 그러나 그의 폭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의원은 "진보를 가장한 사이비 세력은 두 번 다시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통진당 사태와 관련해 아직도 못한 말들을 털어놨다.




부산 금정구의회 이청호 의원은 지난해 4월18일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게시판에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내용을 최초로 폭로했다.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고 원내 3당이던 통진당은 폭력사태까지 겪은 끝에 결국 둘로 쪼개졌다.

이후 이 의원은 '통진당 저격수'로 변신했다. 통진당의 모 의원이 "장군님 상중이니 술을 자제하라"고 발언한 내용을 폭로했고, 이석기 의원이 자신이 설립한 CNC를 통해 선거비용을 부풀려 빼돌려 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이 털어놓은 통진당과 관련한 폭로는 무척 위험하고 아찔한 것들이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4월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경선을 최초로 폭로해 유명세를 탔다. 이후로 어떻게 지냈는가? 통진당 관련 인물들로부터 협박이나 위협을 당하지는 않았는가?
▲ 통진당 부정경선 폭로 이후 당에서 제명이 됐고 제명이 된 이후에는 통진당 쪽 사람들하고는 아예 연락이 끊겼다.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를 백서 형식으로 쓴 <진보는 죽었다>라는 책을 내겠다고 하니 (게시판 등에) 밤길 조심하라거나 그런 이야기는 있었지만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

- 통진당 부정경선과 관련해 지난달 7일 서울중앙지법(형사35부 부장판사 송경근)이 '정당의 당내경선에서 직접투표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판결을 내렸다. 판결내용을 접하고 어떤 생각을 했나?
▲ 그동안 진보정당의 경우 많을 때는 비례대표가 5명까지 나왔다. 따라서 비례대표 5번까지는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당내 경선이지만 사실상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나 마찬가지인데 직접 투표의 원칙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서울중앙지법 외에 다른 법원에서는 유죄판결이 나왔고, 이 역시 2심으로 넘어가면 유죄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부정을 목격했다고 하더라도 내부고발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당시 통진당 내부에서는 부정경선과 관련한 이야기가 이미 돌고 있었지만 아무도 먼저 나서지 못했다고 들었다. 내부고발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
▲ 당시 당내에서 이미 많은 당원들이 부정경선 의혹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당 게시판에도 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하지만 당시 사무국을 점령하고 있던 통진당 계열 인물들이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당시 이미 부산 금정구의회 현역의원이었고 부산 금정구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좌시할 수만은 없었고, 실명으로 부정경선 의혹에 대한 글을 당 게시판에 올렸다. 그러자 모 일간지 기자가 이를 기사화해 통진당 사태가 촉발된 것이다.


- 이 의원께서는 부정선거 의혹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판결을 했는데 추가로 폭로할 내용이 있는가?
▲ 통진당 사태 이후 <진보는 죽었다>라는 책을 썼다. 그 안에 많은 폭로 내용을 담았다. 일례로 통진당의 경우는 당의 서열보다 경기동부 내부의 서열이 우선이다. 때문에 통진당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이 재선의원인 김선동 의원을 불러서 소위 쪼인트를 까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진보언론매체 기자들 중에도 통진당 추종세력이 있다. <한겨레> 통진당 담당기자 중 한 명이 "우리가 어떻게 지켜온 당인데 국회의원 하겠다고 들어온 놈들(노회찬, 심상정 등을 지칭)에게 이 당을 넘기냐"고 발언한 내용들을 책에 담았다.

※ 경기동부연합은 1991년 결성된 NL계열 운동권 전국조직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지역조직으로서 재건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출신 인사와 경기 동남부지역 학생운동 인사, 성남 재야인사 등을 가리킨다.

이석기 사태, 정국전환용 물타기? "둘 다 팩트다"
'장군님 상중 발언' 진실이기에 고소 못하는 것

-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 이후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가 불거져 정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석기 의원과는 개인적으로 어떤 관계인가? 일부에서는 정국전환용 무리한 표적수사라는 주장도 있는데?
▲ 이석기 사태가 터지기 보름 전에 책을 냈다. 책에서 저는 '경기동부 사람들과 이석기 사람들은 종북 성향이 강하고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에 어떻게든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다음 선거 때 투표로 심판해서 이런 당은 없애야 한다'고 적었다. 이석기 의원과는 직접 대면한 적이 없다. 하지만 경기동부 세력이 종북 성향이 강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전라도 지역구의 모 의원은 당원들과 술자리에서 "장군님 상중이니 술을 자제하라"고 이야기했고, "당선증을 장군님 영전에 바치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 이 의원은 국민참여당 계열로 알고 있다. 통진당을 만들 때 무려 10개월간이나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아는데 이석기 세력의 종북 성향을 몰랐는가? 지금은 분당이 됐지만 정의당에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 저는 합당하기 전에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국민참여당이 합당을 결정했을 때 통합을 반대하며 합류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에 유시민 전 대표를 한번 만난 적이 있다. 종북문제와 관련해 자기들도 합당하기 전에 종북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이야기는 했다고 하더라. 그랬더니 그 쪽에서 그 문제는 내부적으로 이렇게 이렇게 해결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는 정작 합당하고 나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 <진보는 죽었다>라는 저서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 경기동부 인사들은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끝까지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들에 대한 수사를 대선 댓글 물타기라고 주장한다. 물론 일정부분 물타기 의도가 있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석기 사태도 분명한 팩트다. 통진당 사태와 관련된 인물들을 모두 다 실명으로 기록했다.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썼다. 진보를 가장한 사이비 세력은 두 번 다시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앞에도 잠시 언급이 됐지만 전라도에서 당선된 모 의원이 총선기간 당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장군님 상중이니 술은 자제하라'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통진당 의원 중 전라도 지역구는 김선동(순천곡성) 의원과 오병윤(광주서구을) 의원 뿐이다. 이제는 누군지 밝힐 수 있나? 이후 두 의원이 이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지 않았는가?
▲ 전혀 고소가 이뤄지지 않았다. 차라리 고소하길 바랐다. 충분한 자료가 있고 녹취한 것도 있다. 실명을 밝히고 싶은데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직접 듣고 녹취록을 가진 당사자가 현재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밝힐 수가 없을 뿐이다. 경기도당 위원장 안동섭에게 국회에서 김선동 의원이 쪼인트를 까인 이야기도 방송에서 이미 했다. 그 친구들이 제 블로그 등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왜 고소를 못하겠는가? 제가 한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나는 정말 명예훼손으로 감옥 가야 한다. 그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고소를 못하는 이유는 모든 내용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 지난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재연 의원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김 의원과의 관련된 경선부정도 확인했다며 때가 되면 밝힐 거라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
▲ 사실 김재연 의원과 관련한 내용은 잘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런데 <진보는 죽었다>라는 책을 내고 나서 책을 읽은 한 분이 제보를 해주셨다. 당시 통진당 청년 비례대표에 출마했던 분이다. 당시에는 그것이 부정인지도 몰랐는데 경선에서 떨어지고 난 후 김재연 의원 쪽에서 자신에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아직 투표를 안 한 사람 명단을 뽑아서 줄 테니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김재연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부탁해달라는 것이었다. 선거기간 중에는 누가 투표를 했는지 안했는지 보는 것조차 불법이다. 당시엔 이것이 부정인지도 몰랐는데 책을 읽고 나니 부정인 것을 알았고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 이외에도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와 관련해 못 다한 이야기가 있는가?

▲ 현재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운동권 핵심요직에 상당수의 NL과 주사파가 포진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민사회, 운동권 사람들은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주사파의 실체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심상정, 노회찬처럼 노동운동을 해서 무엇을 바꾸자가 아니라 노동운동을 통해 자기 세력을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다. 노동운동이 정규직들만을 위한 귀족노조 투쟁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석기 문제는 제대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이석기 사태는 재발될 것이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도 사실이고, 이석기 사태도 사실이다. 이석기 사태가 부정대선 개입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이 문제는 별개로 생각해서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국민들은 투표로 응징해 달라.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청호 의원 프로필>

▲ 사천고등학교 
▲ 강릉대학교 사학과 학사
▲ 부산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 부산광역시 금정구의회 의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