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넘치는 식욕 해소! 음식테마 거리 탐방 ① 대구 안지랑곱창거리

상인들이 힘 모아 만든 ‘맛길’ “놀러오이소”

‘수확의 계절’ 가을은 곧 먹을거리의 계절. 전국의 각 지역에선 저마다의 특색을 드러낸 다양한 먹을거리로 넘쳐난다. 곱창부터 복, 추어탕, 도토리묵 등 소재도 다양하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넘치는 식욕 해소! 음식테마거리 탐방’이라는 테마 하에 2013년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8지역을 선정, 발표했다. 그 첫 번째는 대구를 대표하는 안지랑곱창거리다. 


‘착한 가격’으로 팔면서 곱창만큼 쫀득한 이웃사랑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역사…근대사 숨결 오롯이

대구를 벗어나 타지에 사는 젊은이들에게 ‘솔 푸드(soul food)’처럼 고향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안지랑시장의 양념곱창구이다. 대구의 수많은 음식 중 저렴하고 양이 푸짐해 친구나 가족과 자주 먹었다고. 저렴한 가격과 50개가 넘는 곱창집이 만들어내는 거리 풍경 또한 젊은이들에게 색다른 추억이 되었을 터.


안지랑시장의 곱창구이가 젊은이들의 솔 푸드가 되기까지 시장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다. 첫째, 평범한 재래시장에서 곱창거리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안지랑시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식재료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가까이에 대형 마트가 생기고, IMF를 겪으면서 시장은 거의 폐쇄되다시피 했다. 이때 안지랑 토박이이자 상인회장을 오랫동안 맡아온 우만환씨의 눈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시장 바깥쪽의 곱창집이 들어왔다. 40여 년 동안 곱창구이를 해온 ‘충북곱창’이다. 우 회장은 충북곱창 할머니께 문을 닫는 상가들이 곱창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안지랑시장이 ‘안지랑곱창거리’로 변신하는 출발점이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도는 ‘골목’


둘째, 맛과 가격을 지키기 위한 공동구매다. 안지랑곱창거리는 앞산 아래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주택들 사이에 50개가 넘는 곱창집이 들어선 것. 곱창 손질할 때 나는 냄새와 연기, 상가 손님들의 소음이 거주민과 부딪히는 요소가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인회가 선택한 것은 곱창의 공동구매, 주민과의 소통이다. 공동구매는 곱창 공장 두 곳을 선정해 돼지곱창 구매부터 손질,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진공포장까지 마친 균일한 품질의 곱창을 생산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상인들은 곱창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장 사람들과 함께 노력했다. 생산된 곱창의 미생물 검사는 물론, 공장의 위생관리도 철저히 한다. 이렇게 완성된 곱창은 ‘안지랑곱창’이라는 브랜드로 상가에 공급된다. 덕분에 곱창거리 내의 모든 곱창집은 청결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고, 주민과 마찰도 잦아들었다. 곱창의 맛 역시 균일하게 유지한다. 
집집마다 특성을 살리는 것은 곱창의 양념과 구운 곱창을 찍어 먹는 소스다. 요즘은 굽는 법을 달리하는 상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같은 곱창이지만 연탄불에 굽기, 가스 불에 굽기, 화덕에 굽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변신 중이다. 젊은이들 취향에 맞게 내부 인테리어를 카페처럼 바꾸는 곱창집도 늘었다.


셋째, 안지랑곱창거리의 발전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과 상가들의 규칙 지키기다. 곱창거리는 대구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 가까이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 거리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자동차를 이용한다. 안지랑곱창거리 양쪽 끝에 공용주차장을 만든 이유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상가가 지켜야 할 규칙도 있다. 호객행위 금지, 미성년자에게 술 판매 금지, 잡상인 출입 금지 등이다. 
이런 노력으로 안지랑곱창거리는 대구의 명물 음식테마거리가 되었다. 상인들은 시장을 살려준 손님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 골목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의 쉼터인 앞산공원은 앞산과 산성산, 대덕산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주말이면 북적인다. 공원에는 낙동강승전기념관과 케이블카, 전망대 등 즐길 거리도 많다. 그중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구 시가지 경관이 으뜸이다. 
바로 아래 자리한 안지랑곱창거리는 물론, 대구 전역이 훤히 보인다.


가족이 함께 대구를 찾았다면 달성군 화원읍에 자리한 마비정 벽화마을에 가보자.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담장 가득 그려진 그림이 여행자를 반긴다. 마을 이름의 유래가 담긴 천리마와 장수 이야기, 난로 위 도시락, 지난달 다녀간 방송 프로그램, 외양간 송아지의 커다란 눈망울, 담장 가득 열린 호박 덩굴 등 다양한 그림이 마을의 벽을 채우고 있다. 
마을 방문자를 위한 농촌 체험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체험은 인절미·두부 만들기(단체만 가능), 전통 제기 만들기, 다양한 약재를 넣은 향낭 만들기 등이다. 이중 한지를  접어 오린 뒤 가운데 엽전을 두고 묶는 제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기심과 추억을 자극한다. 체험장 앞마당에서 직접 만든 제기를 차며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역사여행 코스 옛 정취 물씬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에 달성 도동서원(사적 488호)이 있다. 한훤당 김굉필을 추모하기 위해 처음 세워진 서원은 임진왜란 때 불탔다. 이후 1604년에 새로 사당을 짓고 1607년 선조가 도동서원 현판을 내리면서 사액서원이 되었다. 
중정당의 기단과 돌계단 장식, 기와를 얹은 담장 등 조선 시대 장인들의 솜씨를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모두 보물 350호로 지정되었다. 


대구의 근대 문화 유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구 태평로2가에 공구박물관이 있다. 1930년대 곡물 창고로 사용하던 일본식 건물로, ‘설계도만 있으면 대포도 만들 수 있다’는 북성로 공구골목의 역사를 전시한 곳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 명소 답사 : 달성 도동서원→마비정 벽화마을→앞산공원 케이블카→안지랑곱창거리
· 도보 여행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선교사 블레어·챔니스·스위츠 주택)→대구 계산동성당→이상화고택→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대구근대역사관→경상감영공원→공구박물관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달성 도동서원→마비정 벽화마을→앞산공원 케이블카→안지랑곱창거리→숙박
· 둘째 날 : 경상감영공원→대구근대역사관→공구박물관→서문시장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안지랑시장곱창상인회  www.안지랑곱창.com
· 대구 투어피아(대구광역시 관광 홈페이지) http://tour.daegu.go.kr/kor  
·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www.daegu.go.kr/Apsanpark 
· 마비정 벽화마을  http://cafe.daum.net/mabijeong 


문의 전화
· 안지랑시장곱창상인회  053)652-6569
· 대구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053)625-0967
· 공구박물관  053)252-8441
· 마비정 벽화마을(체험 문의)  053)633-2222
· 달성 도동서원 관광안내소  053)616-6407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동대구역 : KTX 하루 60여 회(05:30~23:0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서울-대구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40분 간격(06:00~다음 날 01:30)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지하철> 대구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안지랑역, 3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가 안지랑사거리에서 안지랑곱창거리 이정표 따라 우회전.
* 문의 : 대구도시철도공사 053)643-2114, www.dtro.or.kr


자가운전 정보 
중부내륙고속지선 남대구 IC→대명동 방향 성서공단로 따라 약 5km 진행→안지랑사거리 우회전→
안지랑곱창거리


숙박 정보
· 앞산비즈니스호텔 : 남구 현충로, 053)625-8118 (굿스테이)
· 히로텔 : 중구 국채보상로, 053)421-8988 (굿스테이)
· 굿스테이 뉴그랜드 호텔 : 북구 칠성남로38길, 053)424-4114 (굿스테이)
· 크리스탈관광호텔 : 달서구 달구벌대로, www.crystalhotel.co.kr(베니키아), 053)655-7799
                               

식당 정보
· 돈박사곱창 : 곱창구이, 남구 대명로36길, 053)624-1855
· 한바가지꿉는포차 : 곱창구이, 남구 대명로36길, 053)751-9292
· 하늘별마당 : 곱창구이, 남구 대명로36길, 053)654-0007
· 대덕식당 : 따로국밥, 남구 앞산순환로, 053)656-8111
· 미성복어 : 복어 요리, 수성구 들안로, 053)767-8877
· 용문촌두부(마비정황토방) : 촌두부, 달성군 마비정길, 053)631-8624


축제와 행사 정보
· 컬러풀대구페스티벌 : 2013년 10월11~13일, 중앙로·동성로(대구백화점) 일대, www.cdf.or.kr
· 대구국제오페라축제 : 2013년 10월4일~11월4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외  www.diof.org


주변 볼거리
국립대구박물관, 달성토성, 서문시장, 방천시장, 대구시니어체험관, 수성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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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