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끔은 혼자이고 싶어라, 훌쩍 떠나는 힐링여행 ④ 경주 양남

파도소리 벗 삼아 홀로 걷는 여행의 즐거움

뜨겁고 치열했던 여름의 끝자락에서 문득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하다면 경주로 가자. 신라 천년고도 경주의 동해안,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복잡다단한 일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걷는 내내 푸른 바다와 흰 파도가 벗이 되어주는 산책로 이름은 파도소리길. 읍천항을 출발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왼쪽에 바다를 끼고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 등 절묘한 풍경을 차례로 만난다. 이 다양한 주상절리가 파도소리길의 주인공이다. 통일신라 삼층 석탑의 시원이 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문무대왕릉, 이견대까지 둘러보는데 하루면 충분하다. 


해안산책로 따라 용암과 세월로 빚은 ‘동해의 꽃’
천년고도 역사의 고장 발길 닿는 곳곳마다 명소

걷기 여행의 미덕은 길과 사람과 풍경,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곳이 세월의 두께 겹겹이 쌓인 풍광 좋은 길이라면 감상은 더 각별할 터. 뜨겁고 치열했던 여름의 끝자락에서 문득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하다면 경주로 가자. 고도 경주의 동해안,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1.7km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복잡다단한 일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걷는 내내 푸른 바다와 흰 파도가 곁에서 벗이 되어주는 산책로 이름은 파도소리길.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경치가 빼어나 개통 1년 만에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출발지는 어디라도 상관없지만, 넓은 주차장과 공원, 활어직판장 등이 있는 읍천항에서 출발하는 것이 편하다.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는 데 2~3시간이면 충분하므로, 1.7km가 짧아 아쉬운 여행객은 원점으로 회귀한다.


읍천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하면 왼쪽에 바다를 끼고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를 차례로 만난다.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이 파도소리길의 주인공이다. 오랫동안 군부대의 해안 작전지역이었기에 공개되지 못하다가 2009년 군부대가 철수하고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그 기기묘묘한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의 동해안은 신생대 말 현무암질 용암이 광범위하게 분출한 지역이다. 뜨거운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다각형 기둥(주상절리)은 수직으로 발달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곳 양남 주상절리는 기울어지거나 수평으로 누워 있거나 부채꼴 등 독특한 모양이다. 압권은 부채꼴 주상절리로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처럼 보인다 해서 ‘동해의 꽃’이라고 불린다. 나무 계단, 흙길, 몽돌 해안길이 섞인 산책로 곳곳에 쉬어 가기 좋은 벤치와 정자, 포토 존이 설치되었고, 해가 지면 경관 조명이 들어와 야간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등대 따라 ‘영양만점 힐링’


작은 어촌인 읍천항은 벽화 마을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공모전 형식으로 마을 벽면을 크고 작은 그림으로 장식하는데, 2010년부터 시작된 공모전은 올해 네 번째를 맞이했다. 파도소리길을 걸은 뒤 벽화를 구경하고 활어직판장에서 파는 자연산 회를 방파제에 앉아 먹는 맛도 기가 막히다. 


파도소리길 지척에는 경주 동해권을 여행할 때 빼놓아선 안될 곳이 세 군데 있다. 통일신라 삼층석탑의 시원이 된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112호), 경주문무대왕릉(사적 158호), 이견대다. 
감은사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문무왕이 왜적을 막고자 경주로 통하는 동해 어귀에 짓기 시작한 사찰로, 아들인 신문왕 때(682년) 완공됐다. 지금은 금당 터와 탑 두 기만 남았지만, 동해를 바라보며 1300여 년 간 한자리를 지켜온 두 탑은 장중한 기백과 기품을 뿜어낸다. 금당 하나와 쌍탑으로 구성된 가람 배치, 삼층 석탑의 조형미는 이후 통일신라에서 사찰을 세우고 탑을 쌓을 때 일종의 롤모델이 되었다. 
감은사지를 둘러보고 동해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대종천을 중심으로 왼쪽은 이견대, 오른쪽은 대왕암 가는 길이다. 이견대는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유언한 문무왕이 동해에 나타나자, 용을 본 자리에 세워 호국 의지를 기렸다는 정자다. 이곳에선 봉길해변과 문무대왕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 미술사학계의 태두 우현 고유섭 선생이 <나의 잊히지 못하는 바다>와 <경주 기행의 일절>에서 경주에 가거든 꼭 찾으라고 한 바로 그 문무대왕릉이다. 

‘추억의 명소’로 자리매김

봉길해변에서는 문무대왕릉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해변에서 불과 200m 앞에 닿을 듯한 바위섬이 문무왕의 수중릉이다. “내가 죽은 뒤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의 평화를 지킬 터이니 나의 유해를 동해에 장사 지내라”는 유언에 따라 왕의 시신을 화장해 장사 지내고, 그 바위를 대왕암이라 불렀다. 


파도소리길, 문무대왕릉, 이견대, 감은사지로 이어지는 동해권 여행은 하루면 충분하다. 1박 2일 여행을 계획한다면 경주시내에 숙소를 잡고, 다음날 아침 성동시장과 경주 교동 최씨고택(중요민속문화재 27호)에 들러보자. 
경주역 맞은편에 있는 성동시장은 중앙시장과 더불어 가장 규모가 큰 재래시장이다. 이른 아침 식사가 가능한 5000원짜리 한식 뷔페와 10~30년 된 분식집의 김밥, 순대, 떡볶이 등이 인기다. ‘경주 최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교동 최씨고택은 조선시대 양반가옥의 전형으로, 단정한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역시 숙소와 음식.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오픈한 지 두 달 남짓 된 ‘경주디와이관광호텔’은 시설과 서비스, 청결도 모두 만족스럽고, 시내 관광지까지 접근성도 뛰어나다. 


경주역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 바람곳’은 4인실이 기본으로 깨끗하고 조용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경주게스트하우스’는 2인실, 4인실, 8인실, 10인실로 선택의 폭이 넓고 방마다 욕실이 있다. 
경주 향토 음식 브랜드 ‘별채반’은 놋그릇에 담겨 1인상에 제공되어 나홀로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경주천년한우, 단고사리, 곤달비, 양, 곱창 등 6가지 친환경 재료로 끓인 ‘6부촌 육개장’, 경주 산내면에서 재배한 곤달비와 각종 산채를 고명으로 올리고 된장 양념장에 비벼 먹는 ‘곤달비 비빔밥’이 있으며, 지정 음식점 네 곳에서 맛볼 수 있다. 
교동 최씨고택 옆 골목의 ‘교리김밥’은 달걀지단이 듬뿍 들어간 담백한 김밥으로 출출한 속을 달래준다. 첨성대 앞 첨성로와 대릉원 후문 길 건너편의 봉황로 커피 골목에는 로스팅 카페를 비롯해 개성 있는 카페가 많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감은사지→이견대→문무대왕릉→파도소리길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감은사지→이견대→문무대왕릉→파도소리길→경주 시내 숙박
· 둘째 날 : 성동시장→경주교동최씨고택(교촌한옥마을)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주문화관광 http://guide.gyeongju.go.kr
· 경주시 공식 블로그 ‘경주愛’ http://gyeongju_e.blog.me

문의 전화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78
· 성동시장 054)772-4226

대중교통 정보 
 <기차>  · 서울역-신경주역 : KTX 하루 21회(05:30~22:00)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 서울역-경주역(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KTX, 동대구역에서 무궁화호 환승), 하루 14회
 (서울역06:00~19:10) 운행, 환승 시간 포함 3시간 30분~4시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 서울-경주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10~23:55) 운행, 4시간 30분 소요. 
· 동서울종합터미널 : 하루 22회(07:00~24:00) 운행, 4시간 소요.
· 경주 시내-읍천항 : 양남 방향 시내버스 150번(06:30~21:30, 1시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 경주시외버스터미널 1666-5599, www.gyeongjuterminal.co.kr 
· 금아버스그룹 054)742-2691~3, www.gumabus.com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서라벌대로→감포?보문관광단지 방면→추령터널→봉길터널→31번 국도→
경주 양남 주상절리 방면

숙박 정보
· 경주게스트하우스 : 경주시 원화로, www.gjguesthouse.com (굿스테이),  054)745-7100
· 경주디와이관광호텔 :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054)701-0090, www.hotelthedy.com
· 게스트하우스 바람곳 : 경주시 원효로, 054)771-2589,  http://cafe,naver.com/baramgot

식당 정보
· 교동쌈밥 : 별채반, 경주시 첨성로, 054)773-3322
· 교리김밥 : 김밥·잔치국수, 경주시 교촌안길, 054)772-5130
· 어심 : 초밥·돈가스·우동, 경주시 계림로, 054)772-1110
· 마리오델모나코 : 커피, 경주시 첨성로, 054)772-8853 

축제와 행사 정보
· 봉황대 뮤직 스퀘어(야간 상설 공연) : 2013년 5~9월 매주 금요일, 경주노동리고분군 내 특설 무대,
  054)748-7721(경주문화재단), www.fgf.or.kr

주변 볼거리
골굴암, 기림사, 감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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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