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끔은 혼자이고 싶어라, 훌쩍 떠나는 힐링여행 ⓛ 경기 포천

이국적인 허브의 숲에 몸을 맡기다

9월, 홀로 떠나는 힐링여행 때는 ‘허브의 숲’에 푹 빠져본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나들이로는 허브와 숲이 어우러진 포천이 좋다. 허브 향에 한껏 취해보고, 단풍 들기 전 초록이 만들어내는 숲의 기운도 품에 안을 수 있다. 


화려한 꽃·향긋한 허브…포천의 여름 끝자락
식당·펜션 갖춰 가족과 함께 ‘원스톱 여행’ 가능 

포천 신북면의 허브아일랜드는 ‘허브로 가득찬 자연의 섬’을 표방하고 나선 공간이다. 육지 속의 ‘향기로운 섬’에서는 허브와 함께 먹고, 자고, 치유하는 온전한 힐링이 한 울타리에서 이뤄진다. 혹 10여년 전 아담한 허브아일랜드를 상상했다면 달라진 규모에 낯설 수도 있다. 
허브아일랜드는 유럽의 허브마을이 연상될 정도로 이국적인 체험공간들이 최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치유와 휴식을 테마로 한 허브힐링센터, 프랑스풍의 펜션, 파르테논 신전을 모티프로 한 레스토랑 등이 허브 꽃밭 사이에서 이색풍광을 자랑한다. 라벤더, 페퍼민트 밭과 잣나무 숲길을 연결하는 허브 체험 둘레길도 조성됐다. 어느 곳에 머물러도 허브향이 코를 은은하게 자극한다. 
허브아일랜드는 20여개 테마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허브아일랜드 100배 즐기기’라는 팸플릿을 나눠주는데, 10가지만 추려서 즐겨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허브 둘레길 거닐며 ‘힐링’


허브아일랜드의 고전적인 자랑거리는 허브식물박물관이다. 단순 식물원을 넘어서 박물관으로 등록된 허브식물박물관은 국내 최대급 규모로, 2m가 넘는 키다리 레몬버베나 등 180여 종의 이색 허브가 식재돼 있다. 식물박물관을 지나면 산책길은 산속 허브 정원으로 연결된다. 사계절 다른 향기를 뿜어내는 허브 정원 길은 고즈넉해 홀로 사색을 즐기기에 좋다. 


나를 소중하게 다스리는 힐링 여행이라면 본격적인 치유 프로그램에 몸을 맡겨보자. 지난해 문을 연 허브힐링센터는 ‘허브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모토로 허브 입욕, 허브 건초, 허브 터치 체험 등 다양한 힐링 코스를 갖추고 있다. 20여 개 방마다 디자인, 향기, 색깔, 음악 등을 달리해 체질에 따라 보고 듣고 향기 맡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허브 입욕과 족욕 때는 이곳에서 키운 허브의 추출물을 넣어주는데, 입욕 30분은 보약 한재를 달여 먹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몸의 독소를 빼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허브 건초 체험도 놓치지 말 것. 허브힐링센터의 실내 정원에서는 허브티를 마시고 허브 토피어리를 만들어보는 체험이 곁들여진다. 
본격적인 허브아일랜드 탐방에 나서면 이색 시설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허브박물관은 기원전부터 현재까지 먹고, 마시고, 치료하는 생활 속의 허브를 전시한 공간이다. 허브의 과거와 오늘을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수 있다.

허브박물관 앞 베네치아 마을은 허브의 원산지인 지중해의 베네치아를 재현한 곳으로, 곤돌라가 다니고 주말이면 각종 댄스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 허브아일랜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엉 쁘티 빌라쥬에서는 프랑스 농가풍의 집에서 허브 초 만들기 체험 등이 진행된다. 


허브 카페, 허브 빵가게, 향기 가게 등이 옹기종기 모인 초입 공간은 아기자기함으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허브 빵가게의 마늘스틱은 별미로 꼽히며, 허브 카페에서는 그윽한 허브티를 맛볼 수 있다. 향기 가게에서는 허브와 관련된 각종 제품을 판매하고, 허브 찜질팩과 허브티 시음, 아로마 체험 등이 무료로 진행된다. 허브 빵가게를 돌아서면 7080 세대의 향수가 담긴 추억의 거리로 연결된다. 음악다방, 국밥집 등이 운영 중이며 옥이상회에서 옛날 군것질거리도 구입할 수 있다. 

먹을거리·즐길거리 풍성 ‘오감만족’ 

허브아일랜드의 독특한 매력은 이곳 테마 펜션에서 하룻밤 묵으며 별미까지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올여름 개장한 시크릿프랑스 펜션은 코코샤넬, 잔다르크, 마드모아젤 등 방마다 다른 인테리어와 테마로 꾸며졌으며, 마당에는 허브들이 식재되었다. 창문을 열고 하룻밤 잠을 청하면 몸이 저절로 치유되는 힐링 수면을 취할 수 있다. 이밖에도 지중해 동화나라 체험 펜션은 인어공주, 신데렐라 등의 동화 내용을 방 안에 재현해 놓았다. 펜션에 묵으며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에 실려오는 허브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허브꽃밥, 허브정식 등 허브를 테마로 한 음식도 미각을 자극한다. 아테네 파르테논신전의 외관을 자랑하는 아테네홀은 허브의 신이 벽화로 새겨진 향기로운 공간에서 언덕 아래 경관을 내려다보며 몸에 좋은 허브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허브아일랜드에는 갈비집, 힐링버거(돈가스) 등 허브 식당도 있다. 
9월 말, 허브아일랜드에서는 몸을 들뜨게 하는 흥미로운 이벤트가 곁들여진다. 28~29일 선남선녀들이 가면을 쓰고 퍼레이드를 즐기는 이색 카니발이 펼쳐진다. 가면무도회와 의상 콘테스트, 동화를 테마로 다양한 숲속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허브아일랜드에서 들떴던 힐링 여행은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차분히 마무리하면 좋다.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산림 생태계의 보고로, 540여 년간 보전된 나무와 숲을 간직하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큰 숲의 품에 안겨 나무 데크 길을 걸으면 몸의 치유와 함께 편안한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숲 생태 관찰로를 걸은 뒤 육림호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음미해보자.


허브아일랜드와 국립수목원 가는 길에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과 포천아트밸리 등 쉼표를 던져주는 공간들이 있다. 아프리카예술박물관에서는 소수민족들의 공예품 외에도 수준 높은 야외 조각 작품과 현지인들의 역동적인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포천아트밸리는 화강암 웅덩이인 천주호의 광경이 독특하며, 공연은 주말 위주로 진행된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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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