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동서남북 체험여행 ②강원 인제

냇가에서 뗏목 타고 물놀이해요~

자녀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온 여름방학이다. 부모들은 휴가계획을 세우느라, 자녀들과 함께 떠날 교육적인 여행지를 찾느라 분주하다. ‘어느 산천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까’ ‘어디를 가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까’ 하는 물음에 해답이 될 수 있는 곳이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넉넉한 시골 인심, 즐거운 체험거리가 가득한 농촌이다. 잠시라도 도시에서 빠져나와 여유로운 여름을 즐기고, 도시와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재미난 체험으로 교육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웰빙에 전통까지 대자연 온몸 체험

인제 냇강마을은 여름에 인기가 높은 농촌체험마을이다. 강원도 서쪽에 자리한 이곳은 대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지고, 마을 가운데 소양강 줄기가 흐른다. 그럼에도 첩첩산중이라는 느낌보다 유유자적하고 편안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멋진 자연경관 때문이다.
여름이면 피서와 농촌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든다. 민박집에서 주민들과 감자전이나 올챙이국수를 만들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밭에서는 옥수수와 감자를 수확해 맛있게 먹는다. 비석치기, 자치기를 하면서 맘껏 뛰놀 수도 있다. 밤이면 반짝반짝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관찰하고, 쏟아질 듯한 별을 바라보며 한여름 밤의 정취에 젖는다. 무엇보다 즐거운 체험은 마을 앞 냇강에 뗏목을 띄우고 물놀이하는 것이다.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20여 가지나 되니 따분할 틈이 없다. 냇강마을은 아이들에게 신기하고 즐거운 놀이로, 부모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선물한다. 그래서 도심 아이들에게 잠시 들러보고 지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고향이 된다.
이곳을 방문하는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은 뗏목 타기다. 뗏목은 산간 지역에서 통나무를 엮어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니 모양은 통나무 여러 개를 엮은 게 전부고, 크기도 생각보다 작다. 하지만 뗏목이 주는 감동은 작지 않다. 
여러 개를 하나로 만들 수 있어 크기는 체험 인원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뗏목을 탈 때는 비치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를 신어야 한다. 물에 떠 있어도 사람이 올라타면 발은 물에 잠기기 쉬워 맨발로 타면 위험하고, 통나무의 표면이 매끈하지 않아 발에 상처가 날 수도 있다.


뗏목의 가장 큰 매력은 ‘느림의 미학’이다. 느린 물살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은 유유자적의 극치다. 속도가 느리니 주변 풍광도 눈에 잘 들어온다.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무더위도 잊는다. 
뗏목에 대한 이야기도 아이들에게는 공부다. 인제 지역과 뗏목은 연관성이 깊다.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기 전까지 인제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는 북한강을 통해 서울로 실어 날랐다. 나무도 그냥 나무가 아니다. 도성의 궁궐 건축에 사용되거나 왕실의 재궁(임금, 왕비, 왕세자의 유해를 모시는 관)으로 사용되는 소나무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필요한 소나무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특정한 산림을 ‘금산’이라 하여 보호했다. 바위에 새긴 금표와 봉표는 그 경계를 나타내며, 이중 왕실의 관을 만드는 데 필요한 황장목을 생산하기 위해 지정된 숲을 표시한 것이 황장금표다. 황장금표는 인제 한계리, 원주 치악산 구룡사, 울진 소광리, 영월 두산리에 있다. 
인제 지역에서는 질 좋은 소나무를 운반하기 위해 뗏목을 이용했다. 수량이 적은 상류에서는 너비 1.2?3m, 길이 9?10.8m의 소형 뗏목을 만들고, 수량이 풍부한 하류에 이르면 너비 2.4?4.5m, 길이 25?54m의 대형 뗏목으로 다시 묶어 운반했다. 
뗏목은 앞에 1~2명, 뒤에 1명의 사공이 타서 운반했고, 인제 합강에서 춘천을 거쳐 서울까지 가는 데 7~15일이 걸렸다고 한다. 힘든 만큼 수입이 좋았다. 사공은 인제에서 춘천까지 5?6원, 춘천에서 서울까지 30?35원을 받았다고 한다. 쌀 한 말이 1원 5전이던 시절이니 무척 큰돈이다. ‘떼돈을 벌다’ ‘떼부자’ 같은 말이 모두 뗏목에서 유래한 것이다.


솟대를 만드는 목공예 체험도 인기다. 마을에서 준비한 소품을 이용하니 어렵지 않고, 상상력을 더해 만드니 가족들이 집중한다. 완성된 솟대는 집으로 가져가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험레포츠 천국 스릴 만점


산과 강이 포근하게 감싸는 이곳에서 뗏목도 타고 농촌 체험을 하며 살아 있는 자연을 만나는 일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된다. 
냇강마을에서는 설악산 백담사가 멀지 않다. 백담사 주차장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백담사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백담사는 유명세만큼 볼품 있는 절은 아니다. 신라 진덕여왕 1년(647년)에 한계리에 창건되었지만, 잦은 화재로 여러 차례 이건한 끝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백담’은 절이 설악산 대청봉에서 100번째 웅덩이(潭)가 있는 곳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경내의 건물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새로 지은 것이라 고즈넉한 세월의 멋은 없다. 다만 찻집으로 쓰이는 건물이 너와지붕이라 눈길을 끈다. 


내설악 깊은 골에 자리한 백담사가 유명해진 것은 이곳에서 만해 한용운이 ‘님의 침묵’을 썼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인들의 이목을 피해 2년 남짓 칩거했기 때문이다. 한용운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놓은 전시관이 볼 만하다. 절 앞 계곡을 가득 메우는 돌탑도 장관이다.
인제에서 여름을 짜릿하게 보내고 싶다면 번지점프, 슬링샷, 짚트랙 등 레포츠를 추천한다. 합강정휴게소 앞에 설치된 번지점프대는 63m 높이에서 내린천을 향해 뛰어내린다. 휴게소에서는 높아 보이지 않지만, 점프대에 서면 국내 최대 높이라는 게 실감 난다.
뛰어내리는 순간 약 3초 동안 가슴속에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그 옆의 슬링샷은 번지점프와 다른 재미를 준다. 슬링샷은 비행기 조종사들이 비상 탈출하는 기구에서 유래됐다. 체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하늘로 튕겨 오를 때의 쾌감은 상상 이상이다. 


짚트랙은 내린천테마파크에서 체험할 수 있다. 짚트랙은 양쪽에 지주를 설치하고 그 사이를 튼튼한 와이어로 연결해 트롤리라는 도구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는 공중 레포츠다. 내린천테마파크에는 체험, 모험, 도전 등 세 코스가 있다. 장비를 착용하고 간단한 설명을 들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단 키가 작거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 하니스를 착용하기 어려운 사람은 체험을 제한한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추락 위험 요소를 최소화해서 교관의 안내에 따르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어느 구간에서는 줄에 매달려 날고, 어느 구간에서는 구름다리를 건너며 짜릿함을 맛본다. 짧게는 25m 정도 하늘을 날지만, 길게는 300m 이상 날아 내린천을 가로지르기 때문에 온몸을 자연에 내던진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내린천 래프팅, 리버 버깅, ATV, 밀리터리 체험 등 다양한 레포츠가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인제 냇강마을(뗏목, 솟대 만들기, 누에고치 공예 체험 등)→백담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인제 냇강마을→백담사 
둘째 날 : 합강정휴게소→번지점프→슬링샷→짚트랙→내린천 래프팅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인제군 문화관광 www.inje.go.kr/home/2012_tour/main/main.asp 
- 인제 냇강마을 033)462-5400, http://wolhakri.go2vil.org
- 백담사 033)462-6969, www.baekdamsa.org 
- 짚트랙 033)462-0701, www.ziptrack.co.kr  
- (주)아름다운인제관광(번지점프, 슬링샷) 033)461-5216, www.injejump. co.kr

문의 전화
-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
- 내린천래프팅협회 0333)463-0463
  033)463-046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원통 : - 상봉터미널에서 하루 2회(06:50, 09:50) 운행, 2시간 소요. 
                                -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38회(06:30~21:10) 운행, 1시간40분~2시간10분 소요. 
?문의: - 상봉터미널 02)323-5885, www.sbtr.co.kr 
              - 동서울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원통공용버스터미널 033)461-3070 

자가운전 정보 
춘천동홍천고속도로→동홍천 IC→44번 국도→철정검문소→신남선착장→인제대교→합강정 삼거리→원통교차로→원통공용버스터미널→원통체육공원→인제 냇강마을 

숙박 정보
- 하늘내린호텔 : 인제읍 비봉로, 033)463-5700, www.hnhotel.co.kr 
- 파인밸리 : 북면 백담로, 033)462-8955, www.finevalley.co.kr 
- 게스트하우스리뮤펜션 : 북면 만해로, 070)4208-0928 
- 선녀랑백담이랑 : 북면 만해로, 033)462-3110, www.100dam.com 
- 마운틴밸리펜션 : 북면 백담로, 033)462-6133, www.pensionmountain.com 


식당 정보
- 백담순두부 : 순두부정식, 북면 백담로,033)462-9395,  www.bdsundubu.com 
- 황태촌식당 : 황태 요리, 북면 황태길, 033)462-5855 
- 할머니황태구이 : 황태구이, 북면 백담로, 033)462-3990 
- 박가네감자옹심이 : 감자옹심이, 남면 설악로, 033)461-7981 

축제와 행사 정보
만해축전 : 2013년 8월10~13일, 백담사 만해마을·하늘내린센터 일원, 033)462-2304(만해사상실천선양회), www.manhae.com 

주변 볼거리
대암산 용늪, 설악산(십이선녀탕, 대승폭포), 인제산촌민속박물관,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진동계곡, 미산계곡, 원대리 속삭이는자작나무숲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