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동서남북 체험여행 ②강원 인제

냇가에서 뗏목 타고 물놀이해요~

자녀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온 여름방학이다. 부모들은 휴가계획을 세우느라, 자녀들과 함께 떠날 교육적인 여행지를 찾느라 분주하다. ‘어느 산천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까’ ‘어디를 가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까’ 하는 물음에 해답이 될 수 있는 곳이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넉넉한 시골 인심, 즐거운 체험거리가 가득한 농촌이다. 잠시라도 도시에서 빠져나와 여유로운 여름을 즐기고, 도시와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재미난 체험으로 교육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웰빙에 전통까지 대자연 온몸 체험

인제 냇강마을은 여름에 인기가 높은 농촌체험마을이다. 강원도 서쪽에 자리한 이곳은 대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지고, 마을 가운데 소양강 줄기가 흐른다. 그럼에도 첩첩산중이라는 느낌보다 유유자적하고 편안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멋진 자연경관 때문이다.
여름이면 피서와 농촌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든다. 민박집에서 주민들과 감자전이나 올챙이국수를 만들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밭에서는 옥수수와 감자를 수확해 맛있게 먹는다. 비석치기, 자치기를 하면서 맘껏 뛰놀 수도 있다. 밤이면 반짝반짝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관찰하고, 쏟아질 듯한 별을 바라보며 한여름 밤의 정취에 젖는다. 무엇보다 즐거운 체험은 마을 앞 냇강에 뗏목을 띄우고 물놀이하는 것이다.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20여 가지나 되니 따분할 틈이 없다. 냇강마을은 아이들에게 신기하고 즐거운 놀이로, 부모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선물한다. 그래서 도심 아이들에게 잠시 들러보고 지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고향이 된다.
이곳을 방문하는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은 뗏목 타기다. 뗏목은 산간 지역에서 통나무를 엮어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니 모양은 통나무 여러 개를 엮은 게 전부고, 크기도 생각보다 작다. 하지만 뗏목이 주는 감동은 작지 않다. 
여러 개를 하나로 만들 수 있어 크기는 체험 인원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뗏목을 탈 때는 비치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를 신어야 한다. 물에 떠 있어도 사람이 올라타면 발은 물에 잠기기 쉬워 맨발로 타면 위험하고, 통나무의 표면이 매끈하지 않아 발에 상처가 날 수도 있다.


뗏목의 가장 큰 매력은 ‘느림의 미학’이다. 느린 물살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은 유유자적의 극치다. 속도가 느리니 주변 풍광도 눈에 잘 들어온다.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무더위도 잊는다. 
뗏목에 대한 이야기도 아이들에게는 공부다. 인제 지역과 뗏목은 연관성이 깊다.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기 전까지 인제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는 북한강을 통해 서울로 실어 날랐다. 나무도 그냥 나무가 아니다. 도성의 궁궐 건축에 사용되거나 왕실의 재궁(임금, 왕비, 왕세자의 유해를 모시는 관)으로 사용되는 소나무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필요한 소나무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특정한 산림을 ‘금산’이라 하여 보호했다. 바위에 새긴 금표와 봉표는 그 경계를 나타내며, 이중 왕실의 관을 만드는 데 필요한 황장목을 생산하기 위해 지정된 숲을 표시한 것이 황장금표다. 황장금표는 인제 한계리, 원주 치악산 구룡사, 울진 소광리, 영월 두산리에 있다. 
인제 지역에서는 질 좋은 소나무를 운반하기 위해 뗏목을 이용했다. 수량이 적은 상류에서는 너비 1.2?3m, 길이 9?10.8m의 소형 뗏목을 만들고, 수량이 풍부한 하류에 이르면 너비 2.4?4.5m, 길이 25?54m의 대형 뗏목으로 다시 묶어 운반했다. 
뗏목은 앞에 1~2명, 뒤에 1명의 사공이 타서 운반했고, 인제 합강에서 춘천을 거쳐 서울까지 가는 데 7~15일이 걸렸다고 한다. 힘든 만큼 수입이 좋았다. 사공은 인제에서 춘천까지 5?6원, 춘천에서 서울까지 30?35원을 받았다고 한다. 쌀 한 말이 1원 5전이던 시절이니 무척 큰돈이다. ‘떼돈을 벌다’ ‘떼부자’ 같은 말이 모두 뗏목에서 유래한 것이다.


솟대를 만드는 목공예 체험도 인기다. 마을에서 준비한 소품을 이용하니 어렵지 않고, 상상력을 더해 만드니 가족들이 집중한다. 완성된 솟대는 집으로 가져가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험레포츠 천국 스릴 만점


산과 강이 포근하게 감싸는 이곳에서 뗏목도 타고 농촌 체험을 하며 살아 있는 자연을 만나는 일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된다. 
냇강마을에서는 설악산 백담사가 멀지 않다. 백담사 주차장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백담사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백담사는 유명세만큼 볼품 있는 절은 아니다. 신라 진덕여왕 1년(647년)에 한계리에 창건되었지만, 잦은 화재로 여러 차례 이건한 끝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백담’은 절이 설악산 대청봉에서 100번째 웅덩이(潭)가 있는 곳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경내의 건물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새로 지은 것이라 고즈넉한 세월의 멋은 없다. 다만 찻집으로 쓰이는 건물이 너와지붕이라 눈길을 끈다. 


내설악 깊은 골에 자리한 백담사가 유명해진 것은 이곳에서 만해 한용운이 ‘님의 침묵’을 썼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인들의 이목을 피해 2년 남짓 칩거했기 때문이다. 한용운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놓은 전시관이 볼 만하다. 절 앞 계곡을 가득 메우는 돌탑도 장관이다.
인제에서 여름을 짜릿하게 보내고 싶다면 번지점프, 슬링샷, 짚트랙 등 레포츠를 추천한다. 합강정휴게소 앞에 설치된 번지점프대는 63m 높이에서 내린천을 향해 뛰어내린다. 휴게소에서는 높아 보이지 않지만, 점프대에 서면 국내 최대 높이라는 게 실감 난다.
뛰어내리는 순간 약 3초 동안 가슴속에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그 옆의 슬링샷은 번지점프와 다른 재미를 준다. 슬링샷은 비행기 조종사들이 비상 탈출하는 기구에서 유래됐다. 체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하늘로 튕겨 오를 때의 쾌감은 상상 이상이다. 


짚트랙은 내린천테마파크에서 체험할 수 있다. 짚트랙은 양쪽에 지주를 설치하고 그 사이를 튼튼한 와이어로 연결해 트롤리라는 도구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는 공중 레포츠다. 내린천테마파크에는 체험, 모험, 도전 등 세 코스가 있다. 장비를 착용하고 간단한 설명을 들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단 키가 작거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 하니스를 착용하기 어려운 사람은 체험을 제한한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추락 위험 요소를 최소화해서 교관의 안내에 따르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어느 구간에서는 줄에 매달려 날고, 어느 구간에서는 구름다리를 건너며 짜릿함을 맛본다. 짧게는 25m 정도 하늘을 날지만, 길게는 300m 이상 날아 내린천을 가로지르기 때문에 온몸을 자연에 내던진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내린천 래프팅, 리버 버깅, ATV, 밀리터리 체험 등 다양한 레포츠가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인제 냇강마을(뗏목, 솟대 만들기, 누에고치 공예 체험 등)→백담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인제 냇강마을→백담사 
둘째 날 : 합강정휴게소→번지점프→슬링샷→짚트랙→내린천 래프팅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인제군 문화관광 www.inje.go.kr/home/2012_tour/main/main.asp 
- 인제 냇강마을 033)462-5400, http://wolhakri.go2vil.org
- 백담사 033)462-6969, www.baekdamsa.org 
- 짚트랙 033)462-0701, www.ziptrack.co.kr  
- (주)아름다운인제관광(번지점프, 슬링샷) 033)461-5216, www.injejump. co.kr

문의 전화
-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
- 내린천래프팅협회 0333)463-0463
  033)463-046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원통 : - 상봉터미널에서 하루 2회(06:50, 09:50) 운행, 2시간 소요. 
                                -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38회(06:30~21:10) 운행, 1시간40분~2시간10분 소요. 
?문의: - 상봉터미널 02)323-5885, www.sbtr.co.kr 
              - 동서울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원통공용버스터미널 033)461-3070 

자가운전 정보 
춘천동홍천고속도로→동홍천 IC→44번 국도→철정검문소→신남선착장→인제대교→합강정 삼거리→원통교차로→원통공용버스터미널→원통체육공원→인제 냇강마을 

숙박 정보
- 하늘내린호텔 : 인제읍 비봉로, 033)463-5700, www.hnhotel.co.kr 
- 파인밸리 : 북면 백담로, 033)462-8955, www.finevalley.co.kr 
- 게스트하우스리뮤펜션 : 북면 만해로, 070)4208-0928 
- 선녀랑백담이랑 : 북면 만해로, 033)462-3110, www.100dam.com 
- 마운틴밸리펜션 : 북면 백담로, 033)462-6133, www.pensionmountain.com 


식당 정보
- 백담순두부 : 순두부정식, 북면 백담로,033)462-9395,  www.bdsundubu.com 
- 황태촌식당 : 황태 요리, 북면 황태길, 033)462-5855 
- 할머니황태구이 : 황태구이, 북면 백담로, 033)462-3990 
- 박가네감자옹심이 : 감자옹심이, 남면 설악로, 033)461-7981 

축제와 행사 정보
만해축전 : 2013년 8월10~13일, 백담사 만해마을·하늘내린센터 일원, 033)462-2304(만해사상실천선양회), www.manhae.com 

주변 볼거리
대암산 용늪, 설악산(십이선녀탕, 대승폭포), 인제산촌민속박물관,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진동계곡, 미산계곡, 원대리 속삭이는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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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