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동서남북 체험여행 ⓛ남해

‘한여름의 추억’ 농어촌 마을에 새겨볼까

보물섬 남해의 여름은 뜨겁고 풍요롭다. 지난해 전국 어촌체험마을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항어촌체험마을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그에 걸맞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체험활동이 조금씩 다르다. 여름 바다에서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개막이, 조개 캐기, 쏙 잡이 등이 인기다. 갯벌생물을 관찰하거나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 길이 열리는 자연현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현장학습이 된다.


조개 캐고, 쏙 잡고, 맨손 고기잡이까지
자연 벗삼는 다양한 체험으로 알찬 방학

개막이 체험의 시작을 알리는 말과 함께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며 갯벌로 내달린다. 개막이란 어촌에서 별다른 도구 없이 물고기를 잡는 일이다. 갯벌에 기둥을 박아 그물을 설치하고, 밀물이 가장 많이 들어왔을 때 그물을 올려 물고기를 가둔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 남은 물고기를 주워 담으면 된다. 

올여름 휴가는 보물섬 남해로

체험은 물 높이가 어른들 무릎 정도일 때 시작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갯벌에서 진흙이 올라와 물속이 보이지 않지만, 손으로 더듬다 보면 뭔가 잡힌다. 물고기 비늘이 미끄러우니 면장갑을 끼는 게 좋다. 엉금엉금 네 다리로 기는 사람, 몸을 최대한 낮추고 바닥을 더듬는 사람, 그물을 등지고 주저앉아 주변을 훑는 사람 등 물고기를 잡는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미끌미끌한 촉감에 놀라 소리 지르는 아이, 물고기를 잡고 환호성을 지르는 어른 등 반응도 제각각이다. 
물이 빠지면서 물고기 등이 살짝 보인다. 이때부터는 초등학생도 혼자서 너끈히 잡을 수 있다. 아이들은 첨벙첨벙 물놀이만으로도 신이 난다. 요즘 잡히는 물고기는 숭어, 농어, 광어, 전어 등이다. 잡은 물고기를 동네 아낙들이 그 자리에서 손질해 소금까지 뿌려준다.
개막이 체험이 끝나면 조개 캐기와 쏙 잡이를 할 수 있다. 바닷물은 어느새 개막이 체험을 한 그물 뒤편으로 물러났다. 마을 앞바다에 있는 상장도, 하장도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온전히 드러난다. 그 너른 갯벌이 온통 조개 캐기 체험장이다.
호미로 살살 파면 칼국수에 넣기 좋은 바지락이 나온다. 검은 갯벌을 30cm 정도 파면 아이 주먹만 한 우럭조개가 나온다. 속살이 두툼해 씹는 맛이 그만인 우럭조개는 깨끗이 손질해 조개탕을 끓이거나 미역국에 넣는다. 손질법은 체험이 끝나고 조개 씻는 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자세히 알려준다. 


갯가재를 닮은 쏙 잡이 체험에는 부녀회 할머니들이 도우미로 나선다. 갯벌을 삽으로 살짝 걷어내면 동그란 구멍이 뽕뽕 뚫린 게 보인다. 이 구멍에 된장 푼 물을 살살 끼얹은 다음 털이 달린 막대기를 넣고 아래위로 움직이면 쏙이 털을 꽉 잡는다. 쏙이 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천천히 들어 올린다. 쏙이 막대기를 집게로 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비결. 이렇게 잡은 쏙은 튀겨 먹거나, 매운탕을 끓이거나, 쪄서 살을 발라 먹는다.


체험이 끝나고 장화와 호미, 바구니 등을 돌려줄 때면 손에는 청정 남해바다가 내어준 선물로 소쿠리가 묵직하다. 맨손으로 잡았을 때 퍼덕거리던 물고기, 갯벌에 꼭꼭 숨어 있던 조개, 시커먼 갯벌 위로 분주히 움직이던 작은 생물들…. 이곳에서 캔 것은 생명력 넘치는 남해 여름바다의 추억거리로 자리 잡는다. 


바다체험은 물때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 따라 체험이 불가능한 날도 있으니, 반드시 전화로 상담해야 한다. 개막이 체험은 전체 예약 인원이 100명 이상 돼야 가능하므로, 예약 인원이 충분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장화, 면장갑 등 유료 대여물품을 가져가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1960~1970년대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며 조국의 경제발전에 한몫을 담당한 이들이 모국에 정착해 노후를 보낼 수 있게 조성한 곳이 독일마을이다. 물건항이 내려다보이는 경사지에 짙은 주황색 지붕과 하얀 벽면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독일식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독일마을에 민박을 운영하는 집도 여러 군데다.


독일마을 언덕에 올라서면 또 다른 아름다운 마을이 시작된다. 원예 전문가들이 살면서 꾸민 원예예술촌이다. 16만5300㎡(5만 평) 대지에 정원을 낀 건물 21채가 들어섰다. 
집에 달린 정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숲과 공공정원으로 꾸몄는데 레인보우 가든, 레이디스 가든, 글래스 가든 등 테마별로 각기 다른 모습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정원과 아름다운 산책로 덕분에 방문객이 많다. 예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므로 두루 관람하려면 두 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물건항에는 수령 300년 가까운 고목들로 가득한 물건리 방조어부림이 있다. 해안을 따라 1.5km 가까이 이어진 숲에는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이팝나무, 푸조나무 등 활엽수가 주를 이룬다. 숲을 관통하는 나무 데크를 따라 시원한 그늘 속을 걸으며 물빛 파란 물건항을 감상해볼 것. 바닷가에는 굵직굵직한 몽돌이 깔렸고, 그 위에 바다 카약 체험에 쓰이는 카약들이 느긋하게 누워 볕을 쬔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에서 몇 발짝 옆으로 옮기면 도예, 알, 칠보, 황토 등 여러 가지 공예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해오름예술촌이다. 쪽빛 바다가 굽어보이는 언덕 위 폐교를 체험과 전시, 작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아이들이 놀았을 운동장에 푸른 잔디밭, 다양한 조각상과 꽃,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고려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객이 많았던 남해. 이름도 독특한 남해유배문학관은 그들이 남긴 문학작품과 유배 생활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서포 김만중을 대표로 남구만, 이이명, 유의양, 김용에 관한 전시품이 보인다. 특히 유의양은 남해의 자연경관과 관습을 자세히 기록했다. 

생생한 현장에 아이들 신났네

국내외 탈과 관련 전문 서적을 모아놓은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에서는 지금 남해섬공연예술제(7월12일~8월17일)가 열리고 있다. 탈춤과 연극 등 예술 공연이 축제 기간 내내 이어진다. 


시위를 팽팽하게 당긴 활처럼 둥글게 휜 해안선, 하얗게 빛나는 백사장, 키 큰 소나무가 멋스러운 상주은모래비치는 남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앞에 떠 있는 돌섬과 나무섬이 큰 파도를 막아줘 물결이 잔잔하고, 바닥이 완만하게 깊어져 가족 피서객이 바다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수온이 높아서 해 질 녘까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백사장 서쪽에는 바다 캠핑을 할 수 있는 야영장도 마련되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자연·생태 탐방 코스 : 문항어촌체험마을→원예예술촌→물건리 방조어부림→상주은모래비치 
자연·문화 탐방 코스 : 문항어촌체험마을→독일마을→해오름예술촌→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남해유배문학관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상주은모래비치→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남해유배문학관→문항어촌체험마을(체험, 숙박) 
· 둘째 날 : 원예예술촌→독일마을→물건리 방조어부림→해오름예술촌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남해군 문화관광 http://tour.namhae.go.kr 
- 바다여행(어촌체험) www.seantour.com 
- 원예예술촌 055)867-470, www.housengarden.net 
- 해오름예술촌 055)867-0706, www.sunupart.co.kr 
-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055)864-7625, www.namhaemask.com
- 남해유배문학관 055)860-8888, http://yubae.namhae.go.kr 
- 상주은모래비치 055)863-3573, www.sangjubeach.co.kr 

문의 전화
- 남해군 문화관광과 055)860-8605 
- 문항어촌체험마을 055)863-478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남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1회(07:00~19:30) 운행,  4시간30분 소요. 
             부산-남해: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9회 운행(06:20~19:20), 2시간30분 소요. 
             남해읍에서 문항 경유하는 군내버스 하루 10여 차례(5:50~20:00) 운행.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02)2088-2635, www.busterminal.or.kr 
           - 부산서부버스터미널 1577-8301, www.busantr.com 
           - 남해시외버스터미널 055)863-5056 

자가운전 정보 
남해고속도로 하동 IC→섬진강대로→남해대교→노량삼거리 좌회전→문항어촌체험마을 

숙박 정보
- 마린원더스 남해리조트 : 남면 남서대로, 055)862-8880, 
  www.namhaeresort.com (굿스테이) 
- 힐튼남해골프&스파리조트 : 남면 남서대로1179번길, 055)860-0100, 
  www.hiltonnamhae.com 
- 남해유스호스텔 : 삼동면 동부대로, 055)867-4848, 
  www.nhustel.co.kr 
- 남해편백자연휴양림 : 삼동면 금암로, 055)867-7881, 
  www.huyang.go.kr 
- 문항어촌체험마을 민박, 다목적관 : 설천면 강진로206번길, 
  055)863-4787, www.seantour.com 

식당 정보
- 보물섬남해한우축협프라자 : 등심·불고기전골, 남해읍 스포츠로, 055)863-9292 
- 우리식당 : 멸치쌈밥, 삼동면 동부대로1876번길, 055)867-0074 
- 어부림횟집 : 모둠회, 삼동면 동부대로1126번길, 055)867-3362 
- 남해자연맛집 : 멍게비빔밥, 남면 남면로, 055)863-0863 
- 상주바다횟집 : 생선회, 상주면 남해대로675번길, 055)863-5226 

축제와 행사 정보
- 남해섬공연예술제 : 2013년 7월12일~8월17일,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www.namhaemask.com 
- 상주은모래비치 여름축제 : 2013년 8월2~4일, 상주은모래비치 백사장, 

주변 볼거리
남해대교,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 다랭이마을, 금산 보리암, 남해나비생태공원, 미조상록수림, 남해바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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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