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관광지의 변신은 무죄, 재탄생한 여행지 ②부산

인디문화를 담은 꿈꾸는 컨테이너, 예술의 명소로…

부산을 상징하는 화물 수송용 컨테이너가 인디문화의 충전소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7월12일 개관한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CATs)’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버려진 컨테이너 활용한 ‘젊은 문화공간 ’ 탄생
자연과 예술을 한꺼번에 즐기는 힐링 여행지

부산-김해 경전철 환승역인 사상역 앞 광장. 볼품없던 이곳에 지난 5월 컨테이너 수십 개로 만든 문화예술공간이 탄생했다. 이름 또한 예사롭지 않다. 전국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정식 명칭 ‘컨테이너 아트터미널’에 지역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사상인디스테이션’을 붙였다. 

이곳에 이런 매력이?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스테이션(이하 사상스테이션)’은 노후한 공업단지 이미지에서 탈피, 도시에 감각적이고 개성 넘치는 문화예술의 향기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얼핏 보면 창고 같기도 한 이색적인 외관은 지나는 사람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눈길을 끈다. 항구도시 부산의 특징을 살린 컨테이너 구조물이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까지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엿보게 한다. 
사상스테이션은 부지면적 1624㎡에 지상 3층 규모의 건축물 2동으로 구성됐다. 공연과 전시, 쇼케이스 등을 위한 ‘소란동’, 다문화센터와 관리실, 작가들을 위한 스튜디오와 레지던스가 갖춰진 ‘도란동’이 마주한 구조다. 무엇보다 작가들의 작업공간인 스튜디오와 숙식이 가능한 레지던스가 눈에 띈다. 
이런 공간을 통해 젊은 아티스트들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다. 
메인 공연장이 있는 소란동은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내부 시설물이 웬만한 공연장이나 전시장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소란동은 전시, 공연, 강연, 세미나, 영화 상영까지 가능한 만능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자랑한다.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 배치와 자연채광을 활용할 수 있는 천장 개폐식 공연장은 대안적이고 실험적인 창작활동을 지향하는 젊은 예술인들의 감성과도 맞아떨어진다.
독립적으로 꾸며진 2층 쇼케이스 공간은 외부에서도 전시공간을 볼 수 있도록 전면유리로 마감했다. 함께 소통하고 꾸며가는 장이 되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옥상은 전망대 기능을 겸한다. 사상역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관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사상스테이션은 현재 부산문화재단에서 총괄적으로 운영한다. 앞으로 주류보다는 인디문화와 같은 서브컬처의 집합소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특히 비보잉 공연, 대학과 청년문화, 지역에 뿌리내린 다문화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상스테이션은 지난 5월 준공 이후 약 두 달간 시범운영 중이며, 7월12일 개관에 맞춰 인디문화 전시와 콘서트,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부산의 또 다른 문화예술 명소로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 전당’을 빼놓을 수 없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개·폐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은 세계 최초로 조성된 영상복합문화공간으로,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을 비롯해 축구장 2.5배 면적에 달하는 빅 루프, 스몰 루프 조명쇼가 유명하다. 4만 조가 넘는 LED 조명이 펼치는 다이내믹한 조명쇼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시간을 선사한다. 빅 루프와 스몰 루프의 야간 LED 경관 조명은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꿈의 낙조분수 또한 이에 못지않은 조명쇼를 선보인다. 지름 60m, 둘레 180m, 최고 물 높이 55m에 달하는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는 음악과 조명이 한데 어우러진 수준 높은 음악분수 공연이다. 아름다운 선율과 끊임없이 변하는 조명에 맞춰 물줄기가 춤을 추듯이 뿜어져 나온다. 

홍콩야경도 부럽지 않아

분수쇼가 끝나면 관람객이 분수와 함께 기념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음악분수쇼는 평일 오후 8시, 주말·공휴일은 오후 8시와 9시에 펼쳐지며, 공연시간은 20분이다. 


광안리해수욕장에 있는 ‘바다 빛 미술관’은 광안대교와 함께 감상하면 좋은 야간 명소다. 세계 최초로 시도된 바다 빛 미술관은 자연 속 열린 전시 공간으로, 고 백남준 작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해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송도해수욕장에도 해안가에 고래와 돌고래 조형물이 설치되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부산을 대표하는 용두산공원과 지난해 새로 문을 연 국립해양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용두산공원에 있는 부산타워는 종전 전망대와 지난해 옥탑에 설치한 등명기로 해양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높인다. 영도에 자리한 국립해양박물관은 국내외 해양역사와 유물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공간이 마련되었으며, 예약하면 전시해설도 들을 수 있다.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9월29일까지 ‘뉴욕자연사박물관 기후변화와 해양환경전’이 열린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스테이션→용두산공원→국립해양박물관
→송도해수욕장→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혹은 광안리 바다 빛 미술관
 (영화의 전당 빅 루프와 연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스테이션→국립해양박물관
→태종대→송도해수욕장→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둘째 날 : 용두산공원→남포동 혹은 자갈치시장→해운대→센텀시티
→영화의 전당→광안리 바다 빛 미술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광역시청 문화관광 http://tour.busan.go.kr 
- 영화의 전당 www.dureraum.org, 051)780-6000 
  (영화 문의 051)780-6080) 
-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http://fountain.saha.go.kr 
- 광안리 바다 빛 미술관 http://badavit.suyeong.go.kr 
- 국립해양박물관 051)309-1900, 051)610-4061, www.nmm.go.kr
- 용두산공원 051)860-7820, http://yongdusanpark.bisco.or.kr

문의 전화
- 부산종합관광안내소 051)253-8253 
-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CATs) 051)316-7630~5 
- 부산광역시 사상구청 창조학습과 051)310-4942 
-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051)220-5891 
 
대중교통 정보 
<기차>·서울-부산, KTX 하루 약 55회 이상(05:30~23:00) 운행, 3시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 서울-부산 : 20~4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운행,  4시간30분 소요.
              · 대구-부산 : 30~40분 간격(06:10~22:20)운행, 1시간10분 소요. 
              · 광주-부산 : 40분~1시간 간격(06:20~24:00)운행, 3시간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코버스 1588-6900, www.kobus.co.kr 
              -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 부산서부버스터미널 1577-8301, www.busantr.com 
              -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 1588-6900
              -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www.usquare.co.kr 
<비행기> · 김포-부산(김해), 하루 22~28회(07:00~20:30)운항, 1시간 소요.
? 문의 : - 한국공항공사 1661-2626, www.airport.co.kr 
               - 대한항공 1588-2001, http://kr.koreanair.com 
               - 아시아나항공 1588-8000, http://flyasiana.com 
               - 에어부산 1666-3060, www.airbusan.com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 서부산·밀양 방면→중앙고속도로
→삼락 IC 하굿둑 방면→강변대로→감전 IC 방면 좌측 →낙동대로
→괘감로→광장로2번길→광장로→사상역(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숙박 정보
- 파크하얏트부산 : 해운대구 마린시티1로, 051)990-1234,
- 파라다이스호텔 :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051)742-2121, 
  www.busanparadisehotel.co.kr 
- 호텔농심 : 동래구 금강공원로20번길, 051)550-2100,
  www.hotelnongshim.com 
- 호텔호메르스 : 수영구 광안해변로, 051)750-8000,
  www.homershotel.com 

식당 정보
- 동래할매파전 : 동래파전, 동래구 명륜동94번길, 051)552-0792 
- 기장곰장어 : 짚불 곰장어구이, 기장읍 기장해안로, 051)721-2934 
- 쌍둥이돼지국밥 : 돼지국밥·수육백반, 남구 유엔평화로13번길, 
  051)628-7020 
- 가야할매밀면(연산점) : 밀면·비빔면, 연제구 월드컵대로145번길, 
  051)865-8017 
- 금수복국 : 복맑은탕·복전골·복튀김, 해운대구 중동1로43번길, 
  051)742-3600 

주변 볼거리
  해운대,동래온천지구,센텀시티,태종대,이기대,남포동,자갈치시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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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