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내나라 호국 · 안보여행 ②연천안보관광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해마다 6월이면 생각나는 한국전쟁.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란 수식어는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말해주고, 남과 북을 가로막은 철책과 지뢰, 군부대로 상징되는 DMZ(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준다.

 

호국 얼 찾아가는 뜻 깊은 안보여행


애잔한 역사를 품은 비극의 땅이지만, 마냥 슬프지는 않다. 안보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걸음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기도 북부의 연천으로 떠나는 안보관광은 철책 너머로 손에 닿을 듯한 북한이 한눈에 들어오는 승전OP(Observation Post, 초소)에서 시작된다.
승전OP는 철원이나 고성 지역에 설치된 여행객을 위한 전망대와 달리 육군 25사단이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그러다보니 망원경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국군 관측소와 북한군 관측소의 거리가 750m에 불과해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북녘의 산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전쟁 흔적 오롯한
호국 숨결의 땅

승전OP 앞으로 남방한계선의 철책이 길게 늘어섰고, 2km 북방에 휴전선이라 부르는 군사분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 앞에는 태극기와 유엔기가 꽂힌 GP(Guard Post, 휴전선 감시초소)가 있고, 북쪽으로 2km 지점에 북방한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사이에 국군과 북한군의 관측소와 초소가 빼곡하게 설치돼 있다. 사소한 움직임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 트였고, 개미 기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철책 주변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풍경과 다르지 않다. 나지막한 산자락이 파도처럼 이어지고, 잡초가 우거진 넓은 들이 펼쳐진다. 한국전쟁이 사람들의 왕래를 막아놓았을 뿐, 생명의 자유로운 움직임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루와 산양 같은 동물이 뛰어다니고, 독수리와 참매 등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희귀한 식물들이 자생한다.

 

철조망에 걸린 희망의 메시지./승선OP를 알리는 지형도.


민통선 안에서 농번기를 맞아 분주하게 모를 가꾸고, 밭을 일구는 농부들이 보인다. 풍경만 보면 남과 북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과 다르지 않아 언젠가는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아직은 남과 북이 마주하고 있기에 군인들이 24시간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승전OP의 감시 망원경으로 북한 초소와 북한군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감시 중이다. 우리 땅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낯선 풍경이 안보관광에서 접할 수 있는 선물이다.


안보관광을 할 때 지역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어디가 북한 땅인지, 멀리 보이는 건물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휴전선과 너른 평지, 중첩되는 산자락이 전부다. 하지만 승전OP 내 전망대에 마련된 지역 모형도를 보며 담당 군인의 설명을 듣고 나서 주위를 바라보면 느낌이 다르다. 내가 보는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어느 것이 북한군이 국군을 관측하는 초소이며 북한군이 주둔하는 부대인지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러고 나서 북녘을 바라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훨씬 많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이 절로 실감 난다.

 

1·21무장공비 침투모습을 재현한 모형물. / 6·25전쟁 당시 사용했던 총알.

승전OP 다음으로 방문할 곳은 1·21무장공비침투로다. 1968년 1월17일 밤11시 북한군 민족보위성 정찰국 124군 소속 김신조를 포함한 무장공비 31명이 남방한계선을 넘어 침투한 곳이다. 이들은 한국군 복장에 수류탄과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1월21일 서울에 잠입, 청와대와 주요기관을 폭파하고 요인을 암살하고자 했다.
그러나 19일 오후 9시경 파주시 법원리에 거주하는 나무꾼이 신고하여 군경 합동으로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 이들은 세검정고개 자하문을 통과하려다 근무 중이던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아 정체가 드러나자,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난사해 많은 경찰과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다. 세검정 일대에서 사살 29명, 도주 1명, 생포 1명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1·21무장공비침투로는 무장공비가 침투한 구간을 걸으며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이곳에 주둔한 미군 2사단 방책선 경계부대가 설치한 경계철책과 철조망을 뚫고 침투하는 무장공비의 모형물이 전시됐다. 경계철책에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리본이 가득 달려 있어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연천은 낭만적인 여행길은 아니지만, 민족의 상처와 아픔 위에서 더욱 건강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여행지다. 가까이 보이는 북녘 땅, 남북을 가로지르는 휴전선을 바라보며 가슴과 머리를 맞대어 우리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를 풀고 희망을 이야기해보자.

승전OP 인근에는 경순왕릉, 호로고루 등 역사 유적지가 있다. 경순왕릉은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978)의 능이다. 백제의 잦은 침입과 각 지방 호족들의 할거로 국가기능이 마비되는 상태에 이르자, 경순왕은 고려에 평화적으로 나라를 넘겨주고 왕위에서 물러났다. 고려 왕건의 딸 낙랑공주와 결혼했고, 고려에서 태자보다 높은 정승공에 봉해지기도 했다.

 

발걸음마다 역사와 문화 숨결 가득



아픈 역사 위
여름이 익어가네

경순왕이 세상을 뜨자 신라 유민들이 경주에서 장례를 치르려 했으나, 고려 조정에서 “왕의 관은 100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하여 현재 위치에 장례를 지냈다. 경순왕릉이 신라의 왕릉 중에서 유일하게 경주를 벗어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능의 존재가 잊혔다가, 조선 영조 23년(1747년) 후손들이 왕릉 주변에서 묘지석을 발견해 조선 후기 양식으로 재정비되었다.

경순왕릉 전경.

고구려의 방어성곽인 호로고루성.

 

호로고루는 임진강에 위치한 고구려의 성곽이다. 평지에 설치한 성곽으로 남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삼각 형태가 이채롭다. 성곽이 위치한 고랑포 여울목은 임진강 하류에서 처음 만나는 여울목으로, 배를 이용해야 건널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다. 호로고루는 고구려가 임진강 방어선을 관장하는 국경 방어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승전OP에서 전곡 방면으로 가다 보면 고려 태조를 비롯해 현종, 문종, 원종의 위패와 고려시대 공신 16명의 위패를 모신 숭의전이 나온다. 해마다 고려의 네 왕과 16공신에게 제향을 지내는 곳이다. 입구에는 ‘어수정’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태조 왕건이 그 물을 즐겨 마셨다고 한다.
한탄강 주변에 있는 연천 전곡리유적도 들러볼 만하다. 우리나라 구석기시대 유적을 대표하는 곳으로, 1978년 주한 미군 병사가 그때까지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발굴되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적지가 되었다.

 

선사박물관 안의 모습./선사시대 움막.

 

유적지에는 토층 전시관과 움집, 선사시대 야외 체험관 등 구석기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시설이 갖춰졌다. 유적지 내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인류의 진화 과정, 선사시대의 자연환경, 구석기시대의 예술 등 구석기시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 여행정보 -

 

 당일 여행 코스

 승전OP→1·21무장공비침투로→경순왕릉→호로고루→숭의전

 1박 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승전OP→1·21무장공비침투로→경순왕릉→호로고루→숭의전
 ▲ 둘째 날 : 연천 전곡리유적→한탄강유원지→재인폭포→허브빌리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연천군 문화관광 www.iyc21.net에서 ‘문화관광’ 클릭
 ▲ 연천 전곡리유적 031-832-2570, www.goosukgi.org
 ▲ 전곡선사박물관 031-830-5600, www.jgpm.or.kr

 문의 전화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관광팀 031-839-2061

 대중교통 정보
 승전OP와 1·21무장공비침투로는 대중교통으로 돌아볼 수 없으니,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자가운전 정보
 ▲ 자유로→문산 IC→37번 국도→장남교→경순왕릉→승전OP
 ▲ 의정부→동두천→한탄강다리 건너기 전 좌회전→37번 국도 문산·적성
     방면→적성→장남교→경순왕릉→승전OP 

 숙박 정보
 ▲초성모텔 : 청산면 청신로, 031-835-2610(굿스테이)
 ▲조선왕가 한옥호텔 :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royalresidence.kr(한옥에서의 하루)
 ▲허브빌리지 클럽플로라 : 연천군 왕징면 북삼로20번길, 031-833-3322, www.herbvillage.co.kr

 식당 정보
 ▲ 언덕너머매운탕 : 쏘가리매운탕, 군남면 솔너머길, 031-833-0447
 ▲ 하남식당 : 매운탕, 전곡읍 선사로, 031-832-0625
 ▲ 고려가든 : 손두부버섯전골·버섯불고기, 미산면 숭의전로,
  031-835-5464, www.goryogarden.co.kr
 ▲ 망향비빔국수 : 비빔국수·만두, 청산면 궁평로, 031-835-3575

 축제와 행사 정보
 DMZ민통선예술제 : 2013년 6월 6~30일, 학곡리 평화누리길
 031-835-2859, www.sj-gallery.com 

 주변 볼거리
 태풍전망대, 열쇠전망대, 허브빌리지, 한탄강유원지, 동막골유원지, 재인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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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