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아기자기 작은 박물관여행 ⑤순천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우리 것에 대한 ‘사랑의 결실’맺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낙안읍성 인근에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전시한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이하 뿌리깊은나무박물관)이 있다. 2011년 개관한 이곳은 평생 우리 것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한 고 한창기 선생의 열정과 고집이 깃든 공간이다.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남도의 명소 ‘순천’
다양한 문화·유산의 보고…절경 만끽은 ‘덤’

뿌리깊은나무박물관을 둘러보려면 한 인물의 삶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976년 월간 문화 종합지 <뿌리깊은나무>를 창간한 고 한창기 선생이다. 1936년 벌교에서 태어난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발군의 세일즈 실력으로 브리태니커 한국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유물 800여 점 보유
희소가치 높아

영어와 세일즈라는 무기로 정상에 섰지만, 정작 그는 전통과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초가집을 없애고 마을 길을 넓히는 새마을운동으로 우리의 옛것이 서서히 파괴되고, 아름다운 청춘들이 독일의 광부와 간호사로 떠나며, 외화 반출이 금지되던 시대다. 선생은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을 팔아 많은 수익을 남겼는데, 영국으로 수익금 대신 편지를 보냈다. 백과사전을 판 수익금으로 한국 전통문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편지다.


판소리다섯마당의 음반과 악보를 남긴 것, 100회에 걸쳐 판소리음악회를 연 것, 잎차와 다기와 반상기를 보급한 것 등이 선생이 시작한 한국 전통문화 사업이다.

<뿌리깊은나무>는 전통문화를 되살리려는 선생의 관심과 애정이 발현된 잡지다. 제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문헌 <용비어천가>에서 따왔으며, 창조적이고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잡지 형식을 추구했다. 한글·한자 혼용, 세로쓰기 방식이던 당시 신문이나 잡지와 달리 한글 전용, 가로쓰기 방식을 처음 선보였다. 잡지는 안타깝게도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1980년 8월 강제 폐간됐다.

한창기 선생이 창간한 잡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유물 전시실과 야외 전시 공간,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으로 구성된다. 유물 전시실은 선생이 만든 잡지의 이름을 따 각각 뿌리깊은나무(상설 전시실), 샘이깊은물(기획 전시실), 배움나무(세미나실)로 나뉜다. 전시실에는 유물 800여 점이 전시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의 기와, 옹기, 토기에서 청자, 백자, 불교 의식 용구, 민속용품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문화재급 유물도 있지만, 아직도 온기가 남았을 것 같은 서민 생활용품도 제법 많다. 서까래의 목재를 보호하기 위해 끼우던 서까래막새, 청동기시대의 별 모양 돌도끼, 한글과 한자가 혼용된 ‘정순왕후국장반차도’ 등 특이하면서도 희소가치 있는 유물들이다.

“의미 있는 일이라면 돈을 낙엽처럼 태울 줄도 알아야 한다”던 선생은 평생 홀로 지내면서 문화재를 수집했고,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문화재를 보듬었다. 선생이 마지막으로 수집한 문화재는 백자청화 매죽문 필통이라고 한다. 선생은 1997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유산은 성북동 자택 한 채가 유일했다. 하지만 선생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 6500여 점은 이제 우리의 유산이 되었다.

박물관 주변에 멋들어진 한옥 한 채가 있다. 1920년대에 지어진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으로, 전남 구례에서 옮겨왔다. 영화 <서편제>에서 주인공 송화가 눈먼 뒤 아버지 유봉과 함께 머무르는 곳으로, 하얀 한복을 입은 이가 사랑채 누마루에 앉아 거문고를 타자 유봉이 구음을 부르는 장면이 이 집에서 촬영되었다. 고택은 전형적인 양반 상류 주택으로 사랑채와 안채, 사당으로 구성되었다.

문화와 자연의
향기 그윽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지척에 낙안읍성이 있다. 순천 낙안읍성은 1983년 사적 302호로 지정되었는데, 사적으로 지정되기까지 한창기 선생이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낙안읍성은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서문을 지나 남문으로 내려오는 돌계단에서 낙안읍성의 풍경이 가장 잘 보인다. 남문까지 길게 이어진 성곽 길과 초가집, 흙길 등 온통 누런빛이 감도는 읍성의 풍경이 예스럽다.

낙안읍성의 진산인 금전산 자락에는 금둔사가 있다. 이곳에서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촬영했다. 금둔사에는 토종 매화 100여 그루가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납월홍매가 있다. 이르면 양력 1월 말에 꽃이 핀다니 봄 생각에 설렌다면 금둔사를 찾아볼 일이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자연경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갯벌과 갈대가 어우러진 생태계의 보고다. 갈대 데크를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것은 순천만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순천만에 대한 예의다. 생태 체험선과 갈대 열차도 타보자. 생태 체험선을 타면 순천만의 S자 갯골을 따라 나갔다가 대대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왕복 6km 선상 투어를 한다. 갯벌에서 쉬거나 먹이 활동을 하는 노랑부리저어새, 흑두루미, 청둥오리, 가마우지 등 다양한 철새를 만날 수 있다. 물때에 따라 운행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갈대 열차는 순천문학관에 가기 위한 교통편이다. 순천문학관은 <무진기행>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김승옥 선생과 동화 작가인 고 정채봉 선생의 주요 작품과 유품을 전시한 곳이다. 갈대 열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30분 정도 걸리며, 순천문학관에 머무르는 시간은 15분 정도다.

해돋이와 해넘이의 장관도 빼놓지 말자. 여수반도 위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화포해변의 해돋이로 시작해 고흥반도 뒤로 고요히 넘어가는 와온해변의 해넘이로 마감하면 순천 여행의 감흥은 하릴없이 깊어진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선암사 → 낙안읍성 → 점심 식사 → 뿌리깊은나무박물관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1박2일 코스
첫째 날 : 송광사 → 점심 식사 → 선암사 →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 금둔사 → 뿌리깊은나무박물관 → 저녁 식사와 숙박
둘째 날 : 낙안읍성 → 순천드라마세트장 → 점심 식사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 순천문학관 → 와온해변 해넘이 → 귀가

웹사이트 주소
관광순천 http://tour.suncheon.go.kr
선암사 www.seonamsa.net
송광사 www.songgwangsa.org
낙안읍성 www.nagan.or.kr
순천만자연생태공원 www.suncheonbay.go.kr

문의 전화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4221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 061)749-8855
순천만자연생태공원 061)749-4007
낙안읍성 061)749-3347
선암사 061)754-5247
송광사 061)755-0107
순천드라마세트장 061)749-4003
순천문학관 061)749-4392

대중교통
기차_용산-순천, KTX 하루 6회(05:20~19:2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순천역 앞에서 61번(하루 5회), 63번(하루 10회), 68번(하루 9회) 버스 이용, 낙안읍성에서 하차.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순천역 061)744-3172
버스_서울-순천, 우등고속 하루 19회(06:10~20:50) 운행, 약 3시간45분 소요.
대전-순천, 하루 4회(10:10~18:2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동대구-순천, 하루 4회(07:30~19:30) 운행, 약 3시간 소요.
부산-순천, 하루 8회(07:00∼22: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61번(하루 5회), 63번(하루 10회), 68번(하루 9회) 버스 이용, 낙안읍성에서 하차.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www.centralcity seoul.co.kr 대전복합터미널 1577-2259, www.djbusterminal.co.kr 대구터미널 070-8224-2222, www.usquare.co.kr 부산고속버스터미널 1577-9956 순천종합버스터미널 1666-6563
비행기_김포-여수, 하루 8회(06:40~18:05) 운항, 1시간 소요.
※문의 : 한국공항공사 1661-2626, www.airport.co.kr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승주 IC → 승주 방면 우회전 → 서평삼거리에서 낙안읍성 방면 857번 지방도로 우회전, 약 20km 직진 → 낙안읍성 주차장 →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숙박
밀라노모텔 : 순천시 장선배기2길, 061)723-4207
에코그라드호텔 : 순천시 백강로, 061)811-0000, www.hoteleco grad.com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 승주읍 선암사길, 061)749-4202, www.scwtea.com
낙안민속자연휴양림 : 낙안면 민속마을길, 061)754-4400, www.huyang.go.kr
순천자연휴양림 : 서면 청소년수련원길, 061)749-4070, http://huyang.sc.go.kr

식당
전주산들청국장 : 청국장, 순천시 팔마2길, 061)725-6447
길상식당 : 산채정식, 송광면 송광사안길, 061)755-2173
대원식당 : 한정식, 순천시 장천2길, 061)744-3582
전망대가든 : 짱뚱어탕, 별량면 일출길, 061)742-9496
진일기사식당 : 김치찌개백반, 승주읍 선암사길, 061)754-5320

주변 볼거리
송광사, 선암사, 순천왜성, 고인돌공원, 주암호, 상사호, 정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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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