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대한민국 일출 나들이 ③가거도

붉게 솟구치는 새해 희망도 저 태양처럼…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차량을 싣고 갈 수 없고 대중교통도 없어 마을 주민의 트럭을 얻어 타거나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것이 유일한 여행 방법인 그곳. 국토 최서남단의 섬 가거도로 가는 길은 결코 편치 않지만, 감동적인 비경으로 보상해준다.

‘마지막 해’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서남단
‘일출→항리마을→불볼락’오감만족 여행길

일출을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1구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마을로 원점 회귀하는 것. 마을에서 해뜰목까지는 한 시간 거리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방파제에서 일출을 기다리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마을과 항구의 새벽 풍경도 음미할 수 있다. 섬 한가운데 불쑥 솟아오른 독실산(해발 639m), 가파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가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는 풍경은 감동 그 자체다. 

섬 자락과 어우러진
눈부신 아름다움…

가거도 가는 길은 멀다. 하루 한 번, 오전 8시에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쾌속선은 비금도, 도초도, 다물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만재도를 거쳐 4시간 만에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에 도착한다.

물론 운이 좋아 날이 쾌청하고 바다가 잔잔할 때 이야기다. 근해의 섬들과 달라 바닷길 사정이 좋지 않으면 네 시간 반이 걸리기도 하고, 기상 악화로 도중에 회항하는 일도 있으며,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결항도 잦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KTX나 고속버스로 내려가 목포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아침 배를 타야 하므로 일정도 최소한 3박4일은 잡아야 한다. 큰맘 먹지 않고는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한 곳, 하지만 힘들게 찾아간 만큼 감동적인 풍경으로 보상하는 곳이 가거도다.

일제강점기에 가거도는 ‘소흑산도’로 불리기도 했다. ‘가히 살 만한 섬’이란 뜻의 가거도(可居島)로 불린 것은 1896년부터다. 신안군의 1004개 섬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가거도는 중앙에 해발 639m 독실산이 있고, 22km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아찔한 경사의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해 딱히 어디라 할 것도 없이 섬 전체가 절경이다.

가거도에는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 등 세 마을이 있다. 일출을 보려면 1구 대리마을에 민박을 잡는 것이 좋다. 쾌속선이 입항하는 대리에는 흑산면 가거도출장소, 보건소, 우체국, 파출소, 가거도초등학교와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 등이 모여 있고,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집도 몇 군데 있다. 항리와 대풍리는 채 10가구가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일출 포인트는 마을 앞 방파제와 등산로를 따라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해뜰목이다. 해뜰목 가는 길은 가거도의 네 개 등산 코스 가운데 하나인 1코스의 일부다.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보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내려오는 원점 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샛개재에서는 가거도항과 대리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지난여름 태풍에 등산로가 일부 훼손되었으나 걷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날씨다. 구름과 안개가 잦은 겨울철 가거도에서 일출을 구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기상예보를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은 필수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방파제에 나가서 일출을 기다리자. 국토 최서남단 섬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는다는 설렘과 밤새 창밖에 어른거리는 조기잡이 배들의 불빛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시시각각 달라지는 항구와 마을의 새벽 풍경을 가만히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전날 오후에 들어온 배 10여 척이 새벽 4시경 일제히 출항하면 항구는 다시 어둠에 잠긴다. 오전 6시, 이른 아침 식사를 마친 낚시꾼들이 한바탕 출조 준비를 끝내고 출발하면 슬슬 일출을 맞이하러 나갈 채비를 하자.
오전 7시, 방파제에 올라서면 수평선 너머 하늘이 붉은 기운으로 물들면서 주위가 어슴푸레 밝아오기 시작한다.


구름이 많아 온전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이, 짧은 박명이 지나고 구름 사이로 불쑥 밀려 올라오는 아침 해.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사이 빛은 하늘과 바다를 가득 채우고, 마을 쪽을 돌아보면 어느새 환해진 하늘 아래 하루를 시작하는 움직임이 조용히 시작된다.

구불구불 산길 따라
여기 저기에 볼거리

가거도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차량도 싣고 들어갈 수도 없으므로 섬을 둘러보려면 민박집 트럭을 얻어 타거나 걷거나 둘 중 하나다. 도로는 두 개가 있다. 1구 대리마을에서 샛개재를 지나 2구 항리마을까지, 샛개재에서 독실산 정상 바로 앞 삼거리까지다. 3구 대풍리마을은 삼거리에서 2.5km 가량 산길을 걷거나 마을 주민의 고깃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산길 구간은 지난여름 폭우와 태풍에 많은 피해를 당했다. 가거도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길이 아니라서 당장 복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하니, 꼭 가보고 싶다면 배편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독실산 정상은 삼거리에서 20여 분 거리다. 민박집 트럭을 이용할 거라면 삼거리 위 초소 앞까지 데려다달라고 하자. 초소에서 정상까지 5분이면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480고지∼백년등대∼신선봉∼2구 항리마을로 이어지는 긴 코스와 바로 항리마을로 내려오는 서너 시간짜리 짧은 코스가 있다.

항리마을은 대다수 등산객과 여행객이 가거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는 곳이다.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가 바다 쪽으로 줄달음치고, 가파른 해안 절벽 아래로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진다.

섬등반도에 오르면 항리마을과 오래된 폐교, 1구로 넘어가는 갈 지(之)자 형상의 구불구불한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아일랜드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항리마을은 20년 전만 해도 운동회 날이면 만국기가 펄럭이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들어찰 만큼 가구 수도, 인구도 많았지만 지금은 여덟 가구가 남았다. 그중 두 집이 민박을 운영한다. 봄이 오면 이 광활한 땅은 푸르른 초원으로 변하고, 따스한 햇살 아래 겨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섬 여행에서 생선회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그런데 의외로 식당 차림표에서 생선회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방법은 오후 4∼5시경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조기잡이 배에서 횟감을 구하는 것. 조기와 함께 잡힌 광어, 우럭, 병어 등을 구입해 식당에 회를 떠달라고 부탁한다.

가거도 식당들은 대개 민박을 겸하며, 주인에게 미리 이야기하면 직접 구해주기도 한다. 낚시꾼들이 잡아 올린 감성돔이 민박집 저녁 밥상에 올라 여행객을 감동시키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운이 따라야 한다.

가거도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생선은 불볼락이다. ‘열기’라고도 불리는 이 생선은 염장해 바닷바람에 말려서 구워 먹으면 담백하고, 매운탕을 끓이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1박2일 코스
첫째 날 : 목포 출발, 가거도 도착 → 점심 식사 후 등산로 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일출 감상 → 아침 식사 후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트레킹

2박3일 코스
첫째 날 : 목포 출발, 가거도 도착 → 점심 식사 후 등산로 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일출 감상 → 아침 식사 후 독실산 정상 거쳐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트레킹
셋째 날 : 1구 대리마을 산책, 오후 1시10분 가거도 출발

관련 웹사이트
신안군 문화관광 http://tour.shinan.go.kr
가보고 싶은 섬 http://island.haewoon.co.kr

문의전화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061)240-8620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남해고속 061)244-9915

대중교통
버스   
센트럴터미널에서 목포종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24회 운행(첫차 5:30, 막차 24:00), 4시간 소요
※문의 :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기차   
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하루 20회 운행(첫차 5:20, 막차 23:10), 3시간10분~5시간 소요
※문의 : 목포역 1544-7788
선박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가거도까지 동양고속훼리(홀수 날)와 남해고속(짝수 날)이 번갈아 하루 1회씩 쾌속선 운항. 목포-가거도 8:10 출발, 가거도-목포 13:00 출발, 4시간~4시간30분 소요
※문의 :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www.ihongdo.co.kr
남해고속 061)244-9915, www.namhaegosok.co.kr

숙박
제일펜션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437
가거도한보관광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413, www.hanbo.co1.kr
둥구횟집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292, www.둥구횟집민박.kr
까꿍이네민박식당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252
다희네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513, www.gageodo.kr

식당
까꿍이네민박식당 : 매운탕,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252
동해장식당 : 생선구이백반,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056
둥구횟집민박 : 활어회,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292, www.둥구횟집민박.kr

주변 볼거리
흑산도(정약전 유배지, S자형 일주도로 등), 홍도(홍도 33경, 홍도등대, 깃대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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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