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대한민국 일출 나들이 ①울릉도

동쪽 끝섬서 새로운 한해 시작하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이다. 이즈음에는 역시 일출 여행이 제격. 그것도 우리 국토의 동쪽 끝, 독도에서라면 그 의미가 남다르지 않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3월까지는 독도를 오가는 정기 배편이 운항을 하지 않는다. 가끔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가 있을 뿐이다. 그래도 독도에서 맞이하지 못한 일출의 아쉬움을 달랠만한 일출 명소가 있어 다행이다. 울릉도의 일출 명소로는 섬 동쪽 끝에 위치한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는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장엄한 일출은 물론 저동항과 행남등대, 죽도와 섬목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장엄한 일출과 활기찬 저동항의 아침
내수전 전망대·행남등대·죽도 장관

말머리를 닮아 말바위라 불리는 북저바위와 어우러진 내수전 일출은 울릉도의 여유로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여백의 미가 느껴져 더욱 아름답다.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성인봉의 웅장한 자태는 보너스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다

울릉도 동쪽 끝인 내수전(內水田)은 울릉도 육로 관광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내수전은 울릉도에 들어온 개척자 김내수라는 사람의 밭이 있던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태종 17년(1417년)부터 고종 19년(1882년)까지 465년간 이어진 조선왕조의 공도 정책 때문에 19세기 말에야 개척민이 들어온 울릉도에는 내수전 외에도 서달래가 살던 곳이라고 해서 ‘서달령’이라고 하는 등 개인 이름을 딴 지명이 여럿 있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섬목까지는 4.4km에 불과하지만, 아직 도로가 개통되지 않아 차량으로는 더 나아갈 수 없다. 하지만 내수전에서 섬목을 잇는 옛길은 한번쯤 걸어볼 만하다. 내수전에서 석포를 거쳐 섬목에 이르는 내수전 옛길은 대략 7km. 원시림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울창한 활엽수림과 함께하는 이 길은 울릉도의 둘레길로 통한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차를 돌려 나오면 동해 어업 전진기지인 저동항에 닿는다. 저동항은 1967년 어업 전진기지로 지정된 후 1979년 항만 공사가 완료된 곳으로, 울릉도 오징어의 대부분이 이곳 저동항에서 취급된다.

때문에 이즈음 저동항의 아침은 오징어 할복 작업으로 활력이 넘친다. 할복 작업이 끝난 오징어는 바로 대나무에 꿰어 바닷바람에 말리는데, 대나무를 오징어 머리 중앙에 꿰는 건 울릉도의 특징. 이를 통해 다른 지역 오징어와 울릉도 오징어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저동항 방파제 앞 촛대바위는 울릉도의 또 다른 일출 명소다.

저동항에서 도동리로 접어드는 삼거리를 지나면 본격적인 육로 일주가 시작된다. 도동항이 위치한 도동리는 울릉도의 명동이라 불리는 곳이다. 울릉군 인구의 70%가 도동리를 중심으로 모여 있고, 울릉군청과 독도박물관 그리고 식당과 숙박 시설도 이곳에 집중되었다. 그래서 울릉도 여행은 도동리에서 시작되고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 산업, 문화의 중심지이니만큼 도동리에는 볼거리도 많다. 우선 독도박물관과 향토사료관, 독도전망대가 있는 도동약수공원에 가보자. 도동약수공원은 도동항에서 천천히 걸어도 20여 분이면 닿을 수 있다. 철분, 탄산,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도동약수는 단맛 빠진 사이다에 철분을 섞어놓은 듯한 맛이다.

안용복장군충혼비와 청마 유치환의 ‘울릉도’ 시비를 둘러보고 내려오면 멋스러운 현대식 건물과 마주하는데,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영토 박물관인 독도박물관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된 독도박물관에는 고 이종학 초대 관장이 3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수집한 독도 관련 자료와 고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의 유품 등이 총망라되었다.

울릉도 개척 당시 개척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향토사료관도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기기묘묘한 절경
도동항 해안산책

망향봉에 위치한 독도전망대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케이블카 운행 시간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해가 짧은 겨울철에는 일출은 물론, 해 질 녘 도동항을 떠나는 오징어잡이 배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오징어잡이 배들이 줄지어 도동항을 떠나는 도동모범(道洞慕帆)은 울릉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멋스러운 풍경이다. 다만 겨울철에는 기상상황에 따라 케이블카 운행이 유동적이니 이용 전에 울릉군청 홈페이지(www.ulleung.go.kr)에서 운행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도동항 좌우에 있는 해안산책로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좌안이라 불리는 행남해안산책로는 반드시 돌아봐야 할 코스. 깎아지른 행남봉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행남해안산책로는 큰 기대 없이 들어섰다가 깊은 여운과 아쉬움을 동시에 안고 돌아오는 곳이다. 오르고 내림이 제법이지만 발밑에서 부서지는 파도와 기기묘묘한 해식동굴에 넋을 잃고 걷다 보면 어느새 끝자락에 닿을 정도로 절경이 펼쳐진다.

도동항에서 시작된 해안산책로는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항까지 이어진다. 해안산책로는 기상 상황에 따라 출입이 통제될 수 있다.

도동항을 뒤로하고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시원스런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울릉도 육로 일주의 제맛은 지금부터다. 울릉도의 일주도로는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서 울릉군 분면 현포리에 이르는 일부 산간도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이처럼 시원스런 해안도로다.

울릉 신항 공사가 마무리된 사동항에서 거북바위가 있는 통구미까지는 잘 뻗은 직선 도로가 4.5km 정도 이어진다. 통구미터널을 지나면 울릉도의 유일한 신호등과 마주한다. 남통터널 입구에 마련된 신호등이 바로 그것. 점멸등이 아닌 황·녹·적색으로 제대로 된 신호등이다. 터널이 좁아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것이지만 여행자에게는 분명 재미난 볼거리다. 터널 입구에 이용 안내문도 있다.

이곳 남통터널과 울릉군 서면에 있는 수층교는 울릉도의 독특한 지형이 만들어낸 이색적인 볼거리다. 특히 해안도로와 산간도로를 나선식으로 연결한 수층교는 울릉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로 통한다.

남통터널을 지나 태하리 입구까지 이어지는 해안 풍경도 멋지지만 우산국(于山國) 시절 우해왕의 전설을 간직한 사자바위와 투구봉, 비파산, 울릉 주민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태하 성하신당과 태하리 해안산책로도 놓치지 말고 둘러봐야 할 명소다.

성하신당이 위치한 서면 태하리에서 차를 돌려 조금은 지루하다 싶은 산간도로를 벗어나 북면 현포리로 들어서면 다시금 해안 풍광이 펼쳐진다. 발아래 현포항을 두고 공암(코끼리바위)과 노인봉, 송곳봉(430m)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현포항과 천부항을 지나 삼선암이 있는 선창 부근으로 들어서면 육로 일주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다. 세 암석으로 된 삼선암은 공암, 관음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절경 중 하나. 멀리서는 두 개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세 바위가 온전히 시야에 들어온다.

선녀들이 목욕한
삼선암 옥빛바다

세 선녀가 목욕을 하러 내려왔다가 주변 경관에 취해 돌아갈 시간을 놓쳐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처럼 삼선암 주변 바다는 유독 옥빛으로 반짝인다. 삼선암 앞에서 무릎을 괴고 선녀들의 모습을 훔쳐보는 동자바위도 인상적이다.

삼선암과 멀지 않은 곳에 관음도가 있다. 울릉도의 부속 섬 중 죽도 다음으로 큰 관음도는 지난 8월 연도교로 본섬과 연결됐다. 깍새가 많아 깍새섬이라고도 불리는 관음도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동절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1박2일 코스>
첫째날/울릉도 도착→독도박물관, 향토사료관→독도전망대
둘째날/내수전 일출전망대→저동항→통구미→삼선암→관음도

<2박3일 코스>
첫째날/울릉도 도착→독도박물관, 향토사료관→독도전망대
둘째날/내수전 일출전망대→내수전 옛길 걷기→석포전망대→삼선암→관음도
셋째날/행남해안산책로→저동항

<웹사이트 주소>
-울릉군청 문화관광체육과 http://www.ulleung.go.kr/tour
-대아고속해운 www.daea.com, 1544-5117
-독도박물관 www.dokdomuseum.go.kr, 054)790-6430~8

<문의 전화>
-울릉군 관광안내소 054-790-6454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054)790-6427
-포항여객선터미널 054)242-5111~5
-울릉여객선터미널 054)791-0801~3

<대중교통>
[선박]포항-울릉(도동),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10시 출항, 3시간 소요.
울릉(도동)-포항, 울릉여객선터미널에서 오후 3시 출항, 3시간 소요.
문의:대아고속해운 1544-5117
※동절기에는 여객선 출항 시간과 운항 여부가 해상 상태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수 있으니 출발 전 선사에 출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동절기에 강릉-울릉(저동), 묵호-울릉(도동) 여객선은 운항하지 않는다.

<숙박>
-성인봉모텔 : 울릉읍, 054)791-2677(굿스테이)
-대아호텔리조트 : 울릉읍, 054)791-8800, www.daearesort.com
-마리나관광호텔 : 울릉읍, 054)791-0020, www.ullungmarina.co.kr
-울릉비취호텔 : 울릉읍, 054)791-2335
-울릉호텔 : 울릉읍, 054)791-6611

<식당>
-향토회식당:활어회·물회, 울릉읍 도동길, 054)791-7711
-울릉약소마을:약소숯불구이, 울릉읍 도동길, 054)791-7001
-향우촌:약소불고기, 울릉읍 도동길, 054)791-8383, www.향우촌.kr
-해운식당:따개비밥·오징어내장탕, 울릉읍 도동길, 054)791-7789
-보배식당:홍합밥, 울릉읍 도동2길, 054)791-2683

<주변 볼거리>
성인봉, 나리분지, 알봉분지, 봉래폭포, 풍혈, 태하등대, 대풍감, 대원사, 안용복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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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