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우리소리기행 ②진도아리랑

섬마을에 울려 퍼지는 여인의 구슬픈 가락

진도아리랑은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아리랑으로 꼽힌다. 진도아리랑의 특징은 구슬픈 가락에 담긴 흥겨움에 있다. 고된 삶을 노래하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 가사가 그렇고, 세마치장단으로 시작해 중모리나 중중모리로 바뀌어가는 장단은 어깨춤이 날 만큼 흥겹다. 특히 후렴구에 나오는 흥타령 계열의 콧소리는 리듬을 한결 경쾌하게 끌고 간다. 진도 사람들에게 아리랑은 일상이다. 슬플 때는 슬픔을 잊기 위해, 기쁠 때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아리랑을 불렀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아리랑은 그렇게 섬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굽이치는 울음 같은 노래 ‘아리랑’
“저도 그 가락 한번 배워볼라요~”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 구부야 구부구부 눈물이로구나 /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속엔 희망도 많다.’

진도아리랑은 섬마을 사람들의 삶을 관통한다. 때문에 기쁨도 슬픔도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에 녹아 있다. 슬플 때는 슬픔을 잊기 위해, 기쁠 때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아리랑을 불렀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아리랑은 그렇게 섬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진도 사람들에게 아리랑을 부르는 건 일상이다. 밥 먹는 것만큼, 물 마시는 것만큼 익숙하다 보니 ‘지나다 눈만 맞아도’ 아리랑 가락이 절로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밭일하던 할머니도, 장터에서 마주친 아주머니도 흥만 나면 어김없이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으로 시작하는 아리랑을 불러 젖힌다.

우리가락의 정수
남도 대표여행지


주위 사람들이 후렴구를 따라 하고 하나둘 사설을 보태다 보면 텃밭과 장터는 금세 신명 나는 놀이판이 된다. 그래서 진도 사람들은 아리랑을 해원(解怨)의 노래이자, 상생(相生)의 노래라 한다.

진도아리랑의 특징은 구슬픈 가락에 흥겨움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고된 삶을 노래하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 가사가 그렇고, 세마치장단으로 시작해 중모리, 중중모리로 조금씩 빨라지는 장단도 그렇다. 무엇보다 후렴구에 나오는 흥타령 계열의 콧소리는 리듬을 한결 경쾌하게 끌고 간다.

쉬운 리듬과 속내를 담아내는 가사의 즉흥성도 진도아리랑의 매력에서 빼놓을 수 없다. 리듬이 쉬우니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고, 마음속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가사가 되니 노래 부르기 어려울 게 없다. 20여 수에 이르는 종전의 가사 역시 이처럼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다.

진도아리랑의 유래는 알려진 바 없고, 그에 대한 몇몇 이야기가 전한다. 첫째는 1896년 진도에 유배 온 무정 정만조에 의해 전해졌다는 것이고, 둘째는 대구의 대갓집 처녀와 그 집에서 머슴을 살던 진도 총각의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부모의 반대로 진도까지 도망 온 이들이 부부의 연을 맺고 살다가 총각이 병으로 죽자, 그 애틋한 사연이 아리랑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도 그저 설에 불과다.

다만 진도아리랑을 체계화해 보급한 이로 대금의 명인 박종기 선생을 꼽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아버지 박덕인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이어받은 선생의 실력은 ‘진도아리랑 가락에 강물이 멈추고, 꿩꿩 하니 꿩이 날아들었다’는 말이 전할 정도다. 일각에선 박종기 선생이 진도아리랑을 지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다.

국악의 고장 진도에는 아리랑을 포함해 국악을 보고 배우며 즐길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시작은 금요일 저녁 7시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진행되는 금요상설 국악공연. 진도아리랑을 포함해 다양한 국악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국립남도국악원에서는 가족 단위 체험 행사인 주말문화체험도 운영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토요일 오후 1시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주말문화체험은 국악 공연 관람은 물론, 우리 소리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말문화체험은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참여 가족을 회당 10가족 내외로 제한하며, 예약은 필수다.


토요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진도아리랑과 진도군이 보유한 강강술래와 남도들노래 등 중요무형문화재, 진도북놀이와 남도잡가 등 무형문화재의 공연이 한 시간 남짓 펼쳐진다.

같은 국악공연이지만 국립남도국악원의 그것보다 조금은 서민적이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과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은 토요민속여행의 하이라이트다.

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을 관람한 뒤에는 진돗개 공연, 남도진성과 남진미술관 등 남도의 대표 여행지도 놓치지 말자. 특히 진돗개사업소에서 진행하는 진돗개 공연은 진도의 또 다른 명물 진돗개의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기회다. 진돗개 공연은 하루 4회(10:00, 11:00, 16:00, 17:00) 진행되며,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진돗개 8마리가 레이스를 펼치는 진돗개 경주도 구경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운림산방에서도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을 접할 수 있다. 소치 허련 선생이 낙향 후 화방으로 사용하던 운림산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로 선정한 곳. 운림산방에선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토요그림경매에 앞서 아리랑과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진다. 짧은 공연이지만 진도 소리의 멋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운림산방 옆에는 멋스런 상록수림(천연기념물 107호)을 품고 있는 쌍계사가 자리하며, 걸어서 5분 거리인 첨찰산 등산로 입구에선 진도아리랑비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민속음악을 보다 체계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운림예술촌과 소포검정쌀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체험 시설과 숙박 시설이 있어 하루 이틀 머무르며 진도의 민속음악을 가슴 깊이 담아오기 좋다.

다양한 공연·볼거리
진도 정취에 흠뻑

남도 최고의 낙조를 만날 수 있는 세방낙조전망대에서도 진도의 멋스러운 소리는 이어진다. 진도북놀이보존회가 진행하는 ‘진도북놀이 생생체험’이 이곳 세방낙조전망대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진도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에 신명 나는 북놀이가 더해져서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기 충분하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진도북놀이 생생체험은 3∼11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무료로 진행된다.

아리랑의 고장 진도에 와서 아리랑마을을 놓칠 순 없다. 2011년 5월 개장한 아리랑마을은 진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진도아리랑에 대해 차분히 정리하기 좋은 곳이다.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임회면 상만리에 자리한 아리랑마을은 11만1180㎡ 부지에 아리랑 체험관, 홍주촌, 야외 놀이마당, 장미공원 등 문화체험 시설을 갖추었다.

그중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아리랑 체험관은 아리랑마을을 대표하는 공간. 아리랑 체험관에선 아리랑의 유래는 물론, 조선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리랑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역사 아리랑 전시실’에선 아리랑의 역사와 국내외에 산재한 아리랑 관련 문헌·영상·유물을, ‘진도아리랑 전시실’에선 진도아리랑의 유래와 진도 문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진도아리랑을 직접 불러볼 수 있는 ‘노래 아리랑 체험실’이다. 1인실로 마련된 이곳에선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이 부른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들으며 진도아리랑을 배울 수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korean.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운림산방 → 진도쌍계사 → 전왕온의묘 → 남진미술관 → 아리랑마을 → 진도 남도진성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남진미술관 → 아리랑마을 → 진도 남도진성 → 세방낙조 → 국립남도국악원(금요상설 국악공연)
둘째 날 : 운림산방(토요그림경매) → 진도 쌍계사 → 진도향토문화회관(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 → 진돗개사업소 진돛개 공연

관련 웹사이트 주소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http://tour.jindo.go.kr         국립남도국악원 www.namdo.go.kr
진도쌍계사 www.jdssanggyesa.com                 운림예술촌 www.jindoullim.com

문의전화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045                    아리랑마을 061)544-8839
국립남도국악원 061)540-4033                           운림산방 061)540-6286
진도쌍계사 061)542-1165                                진도향토문화회관 061)544-8978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진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매일 4회(07:35, 09:00, 15:30, 16:35) 운행, 약 5시간2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매일 2회(09:10, 16:20) 운행, 약 5시간40분 소요.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 → 영산호하굿둑 → 영암방조제 → 금호방조제 → 77번 국도 → 우수영 → 진도대교 → 진도
숙박정보
운림예술촌 : 의신면 의신사천길, 061)543-5889, www.jindoullim.com
태평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7000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2251
골든비치모텔 : 군내면 진도대로, 061)542-2255        보은모텔 : 진도읍 남동4길, 061)544-2505

식당정보
진도달님이네한정식 : 한정식, 진도읍 동외1길, 061)542-3335
묵은지 : 갈빗살, 진도읍 남동1길, 061)543-2242, www.jindofood.com
산호복탕 : 복어탕, 진도읍 남동3길, 061)544-8383
한들가든 : 닭·오리훈제, 의신면 운림산방로, 061)544-9980

축제 및 행사정보
명량대첩축제 : 10월 초, 진도군 녹진전망대 일원, www.mldc.kr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 4월 중순, 고군면 회동리~의신면 모도리 일원, http://miraclesea.jindo.go.kr

주변 볼거리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전왕온의묘, 배중손 사당, 삼별초 궁녀 둠벙, 용장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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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