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상원 ‘고문·자백제 문건’ 타깃 정치·언론인이었다

“‘노상원 수첩’ 체포 명단이 대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군정보사령부가 12·3 내란 6개월 전 작성한 이른바 ‘고문·자백제 문건’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문건에 적시된 약물은 ‘노상원 수첩’에 적혀 있는 정치·언론인들에게 쓰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들을 통해 약물 효능까지 확인했다.

국군정보사령부는 2024년 6월 약물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 그간 누구에게 사용하려 했던 것인지 추측이 난무했다. 대상은 ‘노상원 수첩’에 적힌 인사들이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500명을 수집하겠다’며 정치인은 물론 연예인, 체육인, 언론인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노상원 직접 개입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같은 해 6월 초 정보사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 이모 대령에게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 그는 현재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북파공작원) 부대장을 맡고 있다. 이 대령이 작성한 문건의 제목은 ‘협상과 설득을 통한 주요 정보 입수 방법’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문건과 동일하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문 전 사령관은 이 대령에게 문건 작성 지시 한 달여 전 노 전 사령관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 당시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비상계엄 상황이 되면 체포된 정치인,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고문이나 약물을 사용해 진술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알아봐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

문 전 사령관은 수사기관에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실무자들에게 알아보라고 했고 노상원에게 전화해 ‘전문 의료인 수준에서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말한 건 맞지만 문건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 대령은 “문 전 사령관이 ‘공작 업무와 관련해 진술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지시 이후 문 전 사령관 비서실에 전달했다”고 했다.

문 전 사령관은 이 대령에게만 문건 작성을 지시하지 않았다. 그는 HID 부대장 출신인 다른 영관급 장교에게도 “북한 고가치 인물을 포획했을 때 고문·설득 방법을 정리해서 줘라”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이 장교는 “지시를 메모하기만 했고 이 대령에게 넘겼다. 다른 건 모른다”고 주장했다.

문상호, 노 연락받고 2024년 6월 문건 작성 지시
정보사 요원들 통해 약물 효능 및 존재까지 확인

정보사 특수사업처장 출신 한 대령도 “문상호가 ‘이 대령에게 포로 신문 포섭 방안 과업을 지시했는데 어떻게 돼가냐’고 물어봤다. 이 대령이 문 전 사령관 비서실에 전달한 사실을 알려준 적은 있다”고 했다.

수사기관은 문 전 사령관이 정보사 요원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 효능을 알아본 사실도 확인했다.

한 군 관계자도 “불상의 인물 2명이 와서 향정신성의약품 목록을 보여주면서 효능을 물어봤다. 2024년 여름이었는데 알고 보니 정보사 직원들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대령이 작성한 문건에는 비상식적 문구들이 수차례 등장한다. 문건에 적힌 신체적 고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복면으로 눈을 가리고 나체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기(체온 저하) ▲물고문(찬물 뿌리기, 이마에 한 방울씩 장시간 떨어뜨리기) ▲벌레, 개 등을 이용해 공포심 유발 ▲수면 박탈 및 장시간 공복 유지 ▲러시안룰렛 / 눈을 가리고 신체 근처에서 전동드릴 작동 ▲좁은 공간에 가두기(대리석 바닥, 시멘트 독방 등) ▲감각 이탈(낮은 온도, 밝은 조명) 등이 언급됐다.

정신적 고문으로는 ▲고독감을 느끼도록 사회활동으로부터 격리해 독방 감금(외부 소식 차단) ▲가족에 대한 협박 ▲평생 불구자로 만들거나 종신형을 선고할 것이라며 위협 ▲아파트, 자동차, 장학금 등 물질적 수단으로 회유 ▲사기를 꺾기 위한 인격적 모욕, 가혹행위 등과 같은 방법이 나열됐다.

3항에는 자백 유도제로 쓰이는 약물과 사용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대표적으로 ▲벤조디아제핀 ▲펜토탈나트륨(티오펜탈나트륨) ▲프로포폴 ▲케타민 등을 예시로 들었다. 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들을 통해 펜포탈나트륨을 제외한 모든 약물이 군 병원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 수사기관서 “작성 경위 모른다” 전면 부인
문→노 문건 전달했다면 ‘군사기밀 유출’ 혐의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 대해 “작성 경위도 모르고 문상호한테 문건을 받지도 않았다”고 진술했다.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을 포함한 수사기관의 판단은 달랐다. 문 전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이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고 문 전 사령관이 업무상 군사기밀을 유출했다고 봤다.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이 없었다면 문건 작성도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사 관계자들은 ‘노상원 수첩’에 거론된 인물들로부터 원하는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을 경우 약물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는 기존 체포 명단 14명 외 김제동, 차범근 전 축구감독, 유시민 작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이 포함됐다.

그는 체포 대상자들을 A급부터 D급까지 분류했다. 김제동과 유 작가, 김 총수, 문재인 전 대통령,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은 A급 수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또 민주당 정청래, 김용민, 김의겸 등 전·현직 의원들도 적혀 있었다. 문재인정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청와대 행정관 이상, 차관 이상, 국정원 하수인, 경찰 총경, 장관 보좌관’까지 무더기로 수거 대상에 올렸다.

내란 특검팀 조사를 받았던 한 정보사 관계자는 “노상원이 약물 문건과 관련해 수첩에 거론된 대상 외에도 ‘부정선거를 밝히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에게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모르쇠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한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조만간 문 전 사령관을 불러 전반적인 내용을 캐물을 방침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통신 등 영장을 집행해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문상호가 노상원에게 문건을 전달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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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5월9일 이후 파장

‘폭풍전야’ 5월9일 이후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면 어김없이 따라붙는 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SNS에 적었다. 지난 1월 다주택자 관련 글을 쓰면서 한 말이다. 이제 그 말의 결과가 곧 나온다. 부동산 가격은 매매자의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의 마음은 다양한 이유로 바뀔 수 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행동에 쉽게 휩쓸린다. 부동산 시장에 작은 불씨가 떨어지면 순식간에 큰불로 번지는 이유다.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전문가는 저마다 원인을 분석하지만 명확한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정권 흔드는 집값 이슈 그럼에도 부동산 문제는 정부가 손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내 집 마련’이라는 DNA를 갖고 태어난 듯 부동산을 꼭 가져야 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에 집중돼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집값은 집을 가지고만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오른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인 믿음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부동산으로 몰리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돌리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꾀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전 ‘코스피 지수 5000’을 목표로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모두가 허황한 소리라고 말했지만 지금 그 말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코스피 지수는 이재명정부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전쟁 리스크까지 뚫는 기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6641.02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6712.73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중동발 전쟁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던 게 종전 기대감으로 상승장에 진입한 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양새다. ‘주식하면 돈을 번다’는 인식이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촉구하면서 부동산 정책을 함께 내놨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집은 거주 공간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투기 수요를 잡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정책을 펼쳤다. 돈줄을 묶고 공급을 확대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잠재우려 한 것이다. 이정부는 지난해 6월27일 수도권과 규제 지역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택 매매 전후로 세입자를 구하는 ‘갭 투자’를 막기 위해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담대를 받을 수 없도록 사실상 금지했다.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 X에 언급→정부, 정책 발표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정책이라는 평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6·27 대책에 대해 공급 없이는 잠깐의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열기를 당장은 가라앉힐 수 있어도 장기적인 안정세로 이어가긴 어려우리란 전망이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7일 이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해마다 신규 주택 27만호 착공 등 2030년까지 총 135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집을 여러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정책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여러차례 다주택자 관련 글을 올렸다. 지금까지 다주택자가 받던 세금 유예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다수의 집을 가지고 있는 게 손해라는 인식을 심으려 한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 지역의 주택을 팔 때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제도다. 문재인정부에서 이 세율로 시행하다가 윤석열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 취지로 2022년 5월부터 1년씩 유예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X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 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다주택자에 관한 보수 언론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께 묻는다. 이들로 인한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느냐”고 일갈했다. 지난 2월12일 다주택자 관련 정부 정책이 발표됐다. 이날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현재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9일 종료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다만 임대차 상황에 따라 양도세 중과 적용과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한다고 예외를 뒀다. 예정된 기한에 종료하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책 내놔도 계속 올랐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에도 다주택자 관련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집을 여러 채 가진 공직자도 표적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대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이들을 업무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X에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 부동산 정책에 관여했던 이력이나 이후 정책 수정 노력 등을 따져 보고 이 과정에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투기적 주택 구입 등을 한 공직자를 찾아내 관련 업무를 할 수 없게 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의 정책 설계에 참여하면 제도가 왜곡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서류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라면 다 빼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 과정에서 다주택자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설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내용을 점검하면서 나온 말이다. 이 대통령은 “거기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해야 한다. 기안 용지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며 “철저히 준비를 잘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주택자를 위한 퇴로도 조금 더 열어줬다. 지난달 21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는 9일까지만 토지거래 허가 신청을 완료하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확정됐다. 종료 당일까지 주택 매매계약을 위한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하면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국세청장도 다주택자에 대해 언급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파는 대신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하는 사례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경고했다. 예상 밖의 시장 흐름 그는 지난달 29일 X에 “혹시라도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 증여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실제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증여는 3075건으로 전년보다 94.4% 증가했다”고 통계를 언급했다. 임 청장은 정당한 증여는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같은 사례들에서 증여세가 제대로 납부되고 있는지 의문을 드러냈다. 다주택자가 10억원에 사들여 10년 동안 보유한 시가 30억원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를 기준으로 세금을 비교하기도 했다. 임 청장은 “(이 아파트를) 양도하면 차익이 20억원인데 중과 유예 종료(오는 9일) 전에 양도하면 세금이 6억5000만원이다. 반면 증여하면 13억8000만원으로 2배 넘게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정상적으로 증여세를 내면 양도가 증여보다 세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증여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인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증여 과정에서 세금을 다 내고 있는지에 의심을 표한 것이다. 대통령의 거듭된 언급, 정부 정책, 국세청장의 경고에 다주택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현 상황에서는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굳이 지금 팔 필요가 있나’라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정권은 영원하지 않다’라고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열흘 정도 앞두고 매물이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종료가 이뤄지면 다주택자들이 내놨던 매물까지 거둬들여 집값이 요동칠 가능성도 나온다. 매물 나오길 기대했지만… 관망세 들어가면서 감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한 달 새 25개 자치구 모두 감소했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매물이 나오리라 기대했던 상황과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2699건으로 한 달 전보다 5.9% 줄었다. 매물은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시작한 2월 이후 늘기 시작해 지난 3월21일 8만건을 넘으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중랑구(-16.9%), 강북구(-13.3%), 노원구(-13%)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컸다.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도 각각 8.6%, 4.9% 매물이 감소했다. 매물 감소는 집값 상승의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 전세 가격은 0.22% 올랐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들은 굳이 팔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관망세로 돌아섰고 매수자는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생각에 매물을 살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세입자의 고통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전세 세입자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는 보증금 상승을 걱정해야 하고, 전세로 살길 원하는 세입자는 씨가 마른 매물 앞에 속수무책 상태다. 전세 세입자 불똥 튀나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덩달아 월세가 폭등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 상태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집을 사고자 하는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가격은 상승한다. 정부의 정책 의도와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부동산 정책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파장이 큰 이슈다. 이재명 정부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