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의 다물 칼럼> 장동혁이 뭔데?

107석 제1야당을 혼자 침몰시키는 한 사람의 정치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지방선거를 42일 앞두고 8박10일간 미국을 다녀왔다. 귀국 이후 보수 텃밭 강원도를 찾았는데 당 소속 현직 도지사가 면전에서 "결자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부산·경기·경북 후보들은 중앙당을 배제한 독자 선대위를 잇달아 꾸리고 있고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은 SNS에 "오늘도 사퇴하기 딱 좋은 계절"이라고 조롱한다. 

<조선일보>조차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는 칼럼을 실었고 시사평론가 진중권은 그를 "감표 요인"이라 단언했다.

107석 제1야당이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다. 원인은 한 사람으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다. 도대체 그는 누구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으며, 왜 당은 그를 말리지 못하는가. 그리고 답은 왜 이토록 분명한가.

일천한 정치 이력 - 재선 3년, 이례적 당 대표 당선

장동혁 대표는 1969년 보령 출생, 판사 출신으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갑에 도전했으나 낙선한 뒤, 2022년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2024년 재선에 성공한 직후 2025년 8월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전 장관을 2366표 차(득표율 약 0.54%p)로 누르고 제4대 당 대표로 선출됐다. 

국회의원 배지를 단 지 3년 남짓만의 당 대표 등극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역사상 현역 의원 신분으로 당 대표직에 오른 드문 사례며, 재선의 당 대표도 이례적이다.

짧은 의정 경력 자체가 흠은 아니다. 문제는 그 빠른 이력에 비해 검증된 정치적 자산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원내대표 경험도, 정책위의장 경험도 없다. 2020~2021년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을 약 1년 역임하기는 했으나 광역·전국단위 선거를 진두지휘한 경험은 사실상 전무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무총장으로 당직을 처음 맛본 것이 2023년 말이고 최고위원 당선이 2024년 7월이다. 당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전국단위 선거를 책임져 본 경험이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그는 곧바로 당 대표가 됐다.

더 치명적인 것은 자기 정체성의 급변이다. 2024년까지 그는 친한(한동훈)계 좌장으로 분류되던 인물이었다. 12·3 불법 계엄 당시에는 직접 국회 본회의장으로 달려가 해제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몇 안 되는 의원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랬던 사람이 1년도 안 돼 '초강경 친윤·반탄파'의 깃발을 들고 전당대회에 나와 당 대표가 됐다. 본인은 이를 '정치적 결단'이라고 부르겠지만, 불과 1년 만에 입장이 정반대로 바뀐 점에서 정치적 기회주의로 평가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윤어게인 영입과 도피성 외유 - 대표로서의 부적절한 행보

장 대표의 당대표 당선을 결정지은 결정적 변수는 이른바 '반탄파' 표심이었다. 그 중심에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윤어게인(Yoon Again)' 세력이 있다.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 난입 논란까지 일으킨 전씨에 대해 장 대표는 "당을 지키고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이라고 변호했고, 토론회에서는 재보궐선거 공천 대상으로 한동훈 전 대표가 아닌 전씨를 꼽기까지 했다.

대표 취임 이후 그의 행보는 이 당선의 부채를 증명하고 있다. 12·3 내란 1주년인 지난해 12월3일, 그는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은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송언석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각각 내란에 대해 사과한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던 윤한홍 의원조차 다음 날 그의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방미 일정은 그 정점이었다. 6·3 지방선거를 5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그는 8박10일간 미국을 다녀왔다. 백악관 NSC 관계자와 미 국무부 차관보 등을 만났다고 하지만 면담 상대방의 신원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못했다. 정작 SNS에 올라온 것은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 촬영한 '기념 컷' 사진이었다. 

궤멸 직전의 보수진영을 수습해야 할 총사령관이 선거 목전에서 전선을 이탈해 관광객 모드로 기념사진을 찍은 셈이다. '도피성 외유'라는 당 안팎의 평가가 과한 표현이 아닌 이유다.

귀국 직후 그가 한 일은 더 가관이다. 부산 출마 예정인 한동훈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로 진종오 의원을 조사하도록 한 것이다. 선거가 40여일 남은 상황에 귀국해 대표가 첫 번째로 벌인 행태가 반대파 공격이였다. 보수통합을 바라는 민심에 찬물을 끼얹어 버린 것이다.

6·3 지방선거 폭망 전망 - 판 깨는 단 한 사람

지방선거 40여일을 앞둔 현재, 국민의힘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대구·충북·경기 등 3곳의 후보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지난 18일, 16곳 공천을 모두 마무리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심지어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는 당내 경선이 소송전으로 비화해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6선 주호영 의원이 "보수의 재건과 부활을 위해 가장 먼저 치워야 할 걸림돌이 장동혁 체제"라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후보들의 이탈은 더 심각하다. 서울 오세훈·부산 박형준·경북 이철우 후보가 중앙당을 배제한 독자 선대위 구성을 공식화했고 경기 지역 소속 국회의원 전원도 독자 선대위 발족을 선언했다. 일부 후보는 당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를 벗고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에 나선다. 

대표가 선거운동에 합류하면 오히려 표가 깎인다는 판단이 현장에 팽배한 것이다. 진중권 교수는 "감표 요인이니까 색깔도 바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론조사는 이를 숫자로 확인해 준다. 대부분의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두 자릿수 격차로 밀리고 있고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무당층보다 낮게 나오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오세훈 시장 측은 "장 대표가 사라지기만 해도 3%p 안팎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민주당 조차 '샤이 보수'의 결집 가능성만을 유일한 변수로 경계한다. 

거꾸로 말하면, 장 대표가 건재하는 한 샤이 보수마저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장을 다녀보니 '빨간 당이었는데 중앙당을 생각하면 열불이 나서 투표 안 한다'는 사람이 많다"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말은 무척이나 상징적이다. 당의 전통 지지층이 대표 때문에 투표장을 기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단순한 '지도부 리더십 논란'으로 포장하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일이다. 장동혁 대표 단 한 사람 때문에 지방선거 전체가 침몰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통 보수의 위상 훼손 - 이제 국민의힘은 '공당(公黨)'인가

국민의힘은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김영삼의 민주자유당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보수의 법통을 잇는 정당을 자임해 왔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한미동맹이라는 네 기둥 위에 서 있는 정당이다. 그 정통성의 상징이었던 보수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 있는가.

내란 혐의로 사법적 판단을 받는 전직 대통령을 대표가 옹호하고 합동 연설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장외 세력을 "함께 싸운 동지"라 치켜세우며 불법 계엄을 '의회 폭거에 맞선 정당한 행위'라고 옹호하는 정당을 과연 '정통보수'라 부를 수 있는가. 

<경향신문>은 지난 22일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제1야당은커녕 공당이라 말하기조차 민망하다"고 썼다. 진보 언론의 수사적 공격이 아니라, 보수 지지층 상당수도 공유하는 체감이다.

보수의 품격은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는 데서 나온다. 헌정질서, 법치, 민주적 절차의 존중이 바로 그것이다. 판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헌법재판소 결정을 '정적의 음모'로 규정하며,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운동으로 뒤집으려는 시도를 묵인하거나 부추기는 정당은 이미 보수가 아니다. 그것은 극우적 포퓰리즘이다. 

장동혁 대표가 윤어게인 세력을 품어올린 순간부터 국민의힘은 정통 보수의 간판을 사실상 반납한 셈이다.

보수의 재건은 '강경한 목소리'가 아니라 '일관된 원칙'에서 시작된다. 민주주의 공동체가 수용해야 할 사법적 결정을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정책경쟁을 펼치는 품격. 그 최소한의 기준을 스스로 포기한 정당에 '정통 보수'라는 호칭은 과분하다.

다선 중진들의 무력함 - 왜 아무도 그를 말리지 못하는가

가장 당혹스러운 장면은 이것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뿐 아니라, 6선 주호영 의원, 5선 윤상현 의원, 4선 김도읍 의원을 비롯한 다선 중진들이 연일 사퇴와 비상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장 대표는 "결자해지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태연하게 버틴다. 107석 거대 야당의 다선 중진들이 재선 대표 한 명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형국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당헌·당규상 당대표의 임기와 권한이 강력하다. 대표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물러나게 하는 길은  전국위원회 결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둘째, 그를 대표로 뽑은 것은 반탄 강경파 당원이다. 중진들이 함부로 그를 밀어내면 강경 당원층의 반발을 정면으로 맞아야 한다. 이 '당심 인질극' 구조가 당의 정상적 자정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 결과 당 지도부는 기이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는 "해당(害黨) 행위를 한 사람이 후보자라도 즉시 교체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정작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된 본인은 그대로 두고 자기에게 등 돌린 후보들을 자르겠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당을 위한 지도자인지, 당을 볼모로 잡은 지도자인지 구분이 어렵다.

중진들의 전전긍긍은 제도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비겁의 문제이기도 하다. 선거 패배가 확실시 되는데도 공개적 결단을 꺼리는 것은 패배 이후의 책임 소재를 염두에 둔 계산일 수 있다. "나는 말렸지만 장 대표가 듣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만들어두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알리바이가 성립하려면 정치인은 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 표결과 행동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 중진들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그  결연한 용기다.

답은 하나 - 장동혁 사퇴, 그리고 대안 지도부

진단이 이 정도로 확실하면 처방도 명확할 수밖에 없다. 장동혁 대표의 자진사퇴, 그리고 비상대책위원회 또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대안 지도부 구성이 지금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첫째, 장 대표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어느 정치 논객의 표현을 빌리면 "지도부가 거취를 결단해 '더 이상 장동혁의 당이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줘야 선거에서 비벼볼 공간이 생긴다". 장동혁 대표 스스로 내려오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효과가 있겠냐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둘째, 대안 지도부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강경파와 합리적 보수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통합형 인사 (2)내란 세력과의 선명한 단절을 공개적으로 선언할 수 있는 원칙주의자 (3)지방선거 패배 이후의 책임까지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인물. 누가 됐든, 친윤(친 윤석열)·친한·친이(친 이명박)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과도기 관리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셋째, 지방선거 이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이다. 선거가 끝난 뒤에 책임을 묻는 것은 뒷북이다. 이미 깨진 그릇을 보고 한탄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선거 이전에 지도부를 교체해 '샤이 보수'의 투표장 복귀를 유도할 수 있어야 그나마 반전의 여지가 생긴다. <조선일보>가 지금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 김진태 지사가 굳이 '결자해지'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당 전체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가

정치는 리더십에 의한 팀 스포츠다. 한 사람의 결정이 팀 전체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후자에 훨씬 더 가깝다. 107명의 국회의원, 수십명의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 수백만 당원, 그리고 수천만 보수 유권자의 운명이 재선 대표 한 사람의 '물러나지 않겠다'는 고집에 매여 있다.

이 칼럼은 특정 계파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옳다는 주장도, 김문수 전 장관이 대안이었다는 주장도 아니다. 다만 한 정당이 정상적인 공당으로 기능하려면 '선거에서 당을 침몰시킬 것이 확실한 대표'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장 기초적인 상식을 말하는 것이다. 그 상식이 지금 국민의힘 안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장동혁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묻는다. 당신이 정말 "보수의 가치·품격·미래가 되겠다"고 전당대회에서 약속한 그 사람이라면,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 대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당을 지키는 것이다. 보수 유권자가 당신에게 기대한 것은 권좌가 아니라 책임이었다. 그 책임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다.

"장동혁이 뭔데?" 당원들과 유권자들이 점점 공개적으로 묻기 시작한 이 질문에 장 대표 스스로 답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가 답하지 않는다면, 6월3일 유권자들이 대신 답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보수 진영 전체의 치명적인 몰락이 될 것이다. 

<bmw47@nate.com>

 

[박민우는?]
▲육군사관학교 47기
▲전 제2군단 부군단장
▲한성대 정책학 박사
▲현 명지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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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