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포장된 휴대폰의 함정

‘공짜폰’ 뒤에 숨긴 위약금 폭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판매 과정에서 지급되는 추가지원금을 전산에 기록하도록 하는 관리 체계를 도입하면서 소비자 위약금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원금 지급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지만, 유통 현장에서는 지원금이 전산에 공식 기록될 경우 중도 해지 시 반환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휴대전화 지원금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판매 과정에서 적용되는 보조금 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이동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할 때 적용되는 지원금은 크게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유통망이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으로 구분된다.

판치는
페이백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은 공통지원금 또는 공시지원금으로 불리며 동일한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반면 판매점이나 대리점 등 유통망이 제공하는 지원금은 판매장려금 등을 재원으로 마련돼 소비자에게 추가 할인 형태로 제공된다.

유통망 지원금의 재원은 대부분 이동통신사가 유통망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에서 마련된다. 이동통신사는 신규 가입자 확보나 번호 이동 유치를 위해 일정한 판매 실적을 달성한 유통망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판매점이나 대리점은 이 장려금 일부를 소비자에게 할인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왔다.

이 같은 구조는 오랫동안 휴대전화 유통 시장에서 일반적인 판매 방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휴대전화 유통시장에서 지원금은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매할 때 부담하는 비용을 낮추는 핵심적인 요소로 활용돼 왔다. 소비자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공통지원금과 판매점이나 대리점이 제공하는 추가 혜택을 통해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런 지원금 구조는 오랫동안 통신사 간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특히 신규 가입자 유치나 번호이동 수요 확보를 위해 유통망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지원금이 제공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

통신3사, 페이백 관행 손본다
추가지원금 ‘전산 관리’ 도입

문제는 이 같은 유통망 지원금이 비공식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지원금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했다. 이른바 ‘페이백’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다양한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페이백 방식은 판매점이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단말기 할부금을 대신 납부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지급 시점이 늦어지거나 약속된 금액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는 판매점의 안내를 믿고 단말기를 개통했지만 일정 기간 이후 판매점과 연락이 두절돼 약속된 금액을 받지 못했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조건으로 단말기를 구매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판매 과정에서 단말기 가격 할인과 요금 할인, 카드 할인 등이 동시에 설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는 단말기 가격이 사실상 무료라고 안내받고 개통을 진행했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단말기 할부금이 기재돼있었고 요금제 할인이나 카드 할인 혜택이 단말기 할인처럼 설명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비자
뒤통수

이처럼 지원금 지급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판매 과정에서 안내되는 가격과 실제 계약 조건이 다르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바로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원금 지급 내역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유통망에서 제공하는 추가지원금까지 전산에 기록되면 소비자가 실제로 받은 지원금 규모를 확인할 수 있고 판매점이 약속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공통지원금이나 공시지원금만 전산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고, 판매점이나 대리점이 별도로 제공하는 추가지원금 규모는 통신사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동통신사들은 유통점이 소비자에게 제공한 추가지원금 규모를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함으로써 지원금 지급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휴대전화 판매 현장에서 지원금이 구두 약속이나 사후 지급 방식으로 제공되면서 소비자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유통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추가지원금이 전산에 기록될 경우 중도 해지나 요금제 변경 시 반환금 산정 기준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덩이
위약금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 과정에서 제공되는 지원금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소비자가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거나 요금제 조건을 변경할 경우 지급받은 지원금 일부를 반환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단통법 폐지 이후 추가지원금 상한 규제가 사라지면서 유통망이 제공할 수 있는 지원금 규모가 커졌다. 소비자는 단말기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고가 요금제 유지나 장기 약정 등의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지원금이 전산에 기록될 경우 소비자가 약정 조건을 지키지 못했을 때 반환해야 하는 금액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원금 규모가 커질수록 중도 해지나 요금제 변경 시 반환해야 하는 금액도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단말기 구매 과정에서 공통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합해 8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개통한 뒤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할 경우 해당 지원금의 일부가 반환금으로 부과될 수 있다. 지원금 규모가 클수록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반환금 역시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일부 통신사는 단통법 폐지 이후 ‘차액정산금’과 같은 새로운 정산 구조를 도입하기도 했다. 차액정산금은 일정 기간 내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약정 조건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반환금 성격의 비용을 의미한다.

지원금 커질수록 위약금도 증가
“구매 시 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이 경우 단말기 구매 과정에서 지급된 보조금이 사실상 위약금 형태로 전환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고가 요금제를 조건으로 추가지원금을 받고 단말기를 구매한 뒤 일정 기간 내에 더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지급받은 지원금 일부를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통신 시장의 경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다양한 할인 방식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격 혜택을 제공하며 경쟁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원금 지급 구조가 전산 관리 방식으로 변경될 경우 판매점이 제공할 수 있는 가격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이 같은 변화가 통신사 간 경쟁을 완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망에서 제공되는 할인 경쟁이 줄어들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가격 인하 폭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지원금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원금 지급 내역이 전산에 기록되면 판매점이 약속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가 계약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원금 전산 관리 방식이 도입되면서 휴대전화 유통 시장의 지원금 지급 구조가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안내 절차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성
강화로…

지원금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역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가격 할인 규모뿐 아니라 약정 기간 동안 유지해야 하는 조건, 요금제 조건, 해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반환금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 A씨는 “지원금 규모와 약정 조건, 해지 시 적용되는 규정 등을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과정이 향후 통신 유통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효과 없는 단통법 폐지?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이후에도 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과 각종 할인 혜택이 여전히 고가 요금제 중심으로 제공되면서 이용자의 실제 사용량과 맞지 않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 이용 실태와 인식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요금제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으로 응답 비율이 57.3%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현재 이용 중인 요금제 가격 수준에 대해서는 ‘비싸다’는 응답이 46.8%로 ‘싸다’(13.8%)보다 크게 높았다.

또 단말기 지원금과 할인 혜택이 고가 요금제에 집중되면서 소비자가 필요 이상의 요금제를 선택하는 구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소비자연맹은 분석했다.

실제 이용 행태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40.4%가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54.5%는 데이터 사용량이 100GB 미만이었다.

반면 300GB 이상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22.8%에 그쳤다.

전체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95.4GB였지만 중앙값은 28GB로 나타나 실제 이용량은 평균보다 낮은 이용자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 사용량 구간별로는 ‘0~20GB’가 44.4%로 가장 많았고 ‘20~60GB’가 18.4%였다.

단통법 폐지 이후 소비자 혜택 변화에 대해서는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44.3%로 가장 많았으며 ‘체감한다’는 응답은 9.3%에 불과했다.

또 단통법 시행 기간 동안 통신 이용 과정에서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20.5%였다.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불투명한 요금제·할인 조건(54.6%),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 권유(51.7%), 지원금 차별(45.4%) 등이 꼽혔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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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