뗄 수 없는 지하철과 아파트

역세권 아파트가 불확실한 부동산시장 속에서도 굳건한 가치를 유지하며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출퇴근과 통학이 편리할 뿐 아니라, 역 주변으로 형성되는 상권 등 다양한 인프라를 손쉽게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 만족도와 거주 편의성이 높아 수요가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가격과 환금성 측면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아파트 시장에서 역세권과 비역세권의 가격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3호선 구파발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은평스카이뷰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은평뉴타운 내에서 구파발역과 거리가 있는 ‘은평뉴타운우물골2지구7단지’ 동일 타입이 같은 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2억원가량이나 높은 가격이다.

비역세권
가격 차이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역세권의 인기는 여전하다.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상업·의료·교육 등 생활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주거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지하철 노선과 역 자체가 제한적인 지방에서는 역세권 입지가 곧 희소 자산으로 인식되며, 경기 변동 국면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안정형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역세권 단지들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분양한 ‘한화포레나 부산대연’은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를 앞세워 1순위 청약 평균 2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대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 7월 수성구 범어동에서 공급된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는 대구지하철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 역세권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1순위 청약 평균 75.19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핵심 주거지일수록 역세권 여부가 청약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역세권 단지의 강점은 청약 성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거래시장에서도 지역 시세를 주도하고 가격 방어력이 높게 나타난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지하철 노선과 역 수가 제한적인 만큼, 역세권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지방 도시에서는 역세권 단지가 지역 내 최고가를 형성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굳건한 역세권 입지
수도권·지방 공통으로 각광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일원, 부산지하철 2호선 남천역 역세권 단지 ‘남천 자이’ 전용 84㎡는 동평형 기준 1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도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 역세권 단지 ‘수성범어W’ 전용 84㎡가 지난해 10월 18억원에 매매되며 지역 시세 상단을 차지했다.

앞으로는 역세권 아파트 중에서도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신규 지역보다는 기존에 이미 성숙된 생활 인프라를 입주 시점부터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들이 더욱 높은 수요자 선호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대중교통의 편리함을 넘어 교육, 상업, 문화시설 등 완비된 도시 인프라를 즉시 누릴 수 있는 ‘기존 역세권’ 또는 ‘완성형 역세권’의 가치가 시장에서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역세권은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은 물론, 잘 갖춰진 인프라와 높은 환금성으로 자산 가치 방어에 탁월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눈높이까지 맞출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며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 중에서도 기존 인프라를 다양하게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서울, 경기, 부산에서 공급 중인 역세권 아파트.

▲동래 반도유보라= 반도건설이 부산 동래구에 선보인 ‘동래 반도유보라’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낙민동 76의 1에 들어서는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42층, 3개동, 총 4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84㎡ 단일 타입으로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구조다.

남향 위주 배치와 개방형 설계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확보했고, 인근 온천천 수변 경관을 일부 세대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모든 가구가 2.35m의 천장고로 설계했고, 거실에는 15㎝ 더 높인 우물천장고(2.5m)를 사용해 개방감을 높인다. 1층에는 필로티 구조를 도입해 사생활 보호와 통풍성을 강화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클럽, 어린이집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조성한다.

지역 내
최고가

부산지하철 1호선 교대역, 4호선 낙민역, 동해선 동래역이 모두 도보권에 위치해 다중 노선 이용이 가능하다. 원동IC를 통한 시내외 이동도 수월한 편이다. 여기에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가 개통되면 주요 업무 권역과의 이동 시간도 단축될 전망이다.

단지 인근에 낙민초, 동신중, 동래고, 학산여중·고 등 동래구의 명문 학군이 있다. 사직동과 명륜동 학원가도 가깝다. 쇼핑 및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탑마트와 메가마트, 수안인정시장, 동래시장의 생활 편의시설과 부산지방법원, 검찰청, 세무서, 구청 등 주요 행정기관도 인접해 있다.

▲용인 메가시티= 경기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일원에서 공급 중인 장기 민간임대 아파트 ‘용인 메가시티’가 최근 지역 개발 동향과 맞물리며 실수요층의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8층 총 11개동으로 계획됐으며, 925세대(예정)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49·59·84㎡로 구성돼 1~4인 가구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포괄한다. 피트니스 공간, 실내 골프연습장, 휴게형 커뮤니티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최근 용인 지역에서는 커뮤니티시설 품질이 실거주 만족도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장기전세 민간임대 아파트는 입주 후 저렴한 임대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한 뒤 10년 뒤 임차인에게 저렴한 분양가로 우선분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구조가 매력적이다. 보유세, 취득세, 재산세 등 유지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임대보증금은 신탁을 통해 관리돼 반환 안정성이 확보된다. 분양 전환 이전까지는 세금 부담 없이 거주 기간을 유지할 수 있어 자금 계획을 유연하게 세우려는 실수요자에게 유리하다.

편리한 출퇴근과 통학
상권 등 다양한 인프라

단지는 삼가역까지 약 3분 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해 평일 출퇴근 시간대 거주 편의성이 높다. 삼가역은 에버라인과 연계된 교통축으로, 용인 도심 및 기흥·수지권 주요 생활권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여기에 용인시가 발표한 광역도로 정비, 버스 노선 확충 계획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중장기 교통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주변에는 대형마트, 병원, 공공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자동차 이동이 많지 않은 1~2인 가구와 고령층의 실사용 평가도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이마트·롯데마트 복합 상권이 삼가역 주변에 집중돼 있어 역세권·생활권 접근성이 복합적으로 충족되는 구조다.

▲석촌역 대우 리버레이크 송파= 대규모 개발사업의 수혜지인 서울 송파에 미래 가치와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석촌역 대우 리버레이크 송파’가 주인공이다. 대우건설(시공 예정사)이 서울 송파구 석촌동 287번지 일원에 시공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로 아파트(전용면적 40·59㎡ 380가구)와 근린생활시설로 이뤄져 있다. 조합원 모집가는 40㎡(19평) 5억원대, 59㎡(19평) 9억원대며,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최근 1~2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맞춰 소형 고급 주거시설로 풀옵션 무상 제공 특화 설계가 적용됐다. 여기에 다 같은 면적의 공간이라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최신 와이드 신평면 설계도 도입됐다. 이와 함께 입주민의 건강 관리를 위해 단지 안에 친환경 자연 조경 시설과 주민 운동 시설도 조성된다. 주상복합 아파트인 만큼 단지 안에서 원스톱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근린생활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소형 고급
주거시설

서울 지하철 8호선과 9호선 급행 환승역인 석촌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3호선 가락시장역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있는 올림픽대로, 서하남IC 등을 이용하면 서울과 수도권 각 지역을 빠르게 오갈 수 있다. 잠실스포츠·마이스 복합 공간, 송파 ICT 보안클러스터,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인근 강남에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강남대로 지하화 등이 진행 중이다.

인근에 롯데월드타워, 롯데백화점, 가락시장, 서울아산병원, 송파구청 등 송파를 대표하는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단지에서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한강시민공원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편안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가락초등학교와 송파초등학교, 가락중학교, 일신여자중학교,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잠실여자고등학교, 가락고등학교 등이 인근에 있다.

▲이수 더 써밋=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가 강남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주거지로 재평가받는 가운데, 재개발 속도가 빨라지며 미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초고층 대단지로 조성되는 ‘이수 더 써밋’이 새 랜드마크 후보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하 3층~지상 37층, 총 870세대, 7개동 규모로 구성된다. 단지는 주변 대비 높은 스카이라인이며, 주차 공간도 총 1336대로 세대당 약 1.5대가 확보된다.

특히 중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한 평형이 구성되며, 실수요자를 고려한 맞춤형 설계를 내세웠다. 59㎡ 타입은 개방감 높은 거실·침실 구조와 복도 팬트리, 다용도실 등 실용 수납이 특징이다. 84㎡ 타입은 3룸 2욕실 구성에 아일랜드 식탁 중심 동선, 넓은 다이닝 공간을 제공한다. 122㎡ 타입은 5베이 판상형 구조와 드레스룸, 알파룸, 현관 창고 등 대형 평면의 고급 수납 시스템을 갖춘다.

단지는 사당2동 중심 생활권에 위치해 이마트, 롯데백화점, 사당시장 등 다양한 상업시설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안평천, 사당근린공원, 힐링코스 등이 인근에 있어 도심 속 친자연형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교육 환경도 뛰어나 동작초, 경문고, 세화여고 등 주요 학군이 가까워 학령기 자녀를 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생활 만족도
거주 편의성

단지에서 도보 5분 내 접근 가능한 이수역은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더블 역세권으로, 여의도·강남·종로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이 편리하다. 향후 GTX-D 노선(2035년 예정), 사당역 복합환승센터(2034년), 이수~과천 복합터널(2030년) 등이 더해지며 광역 교통망이 확장될 전망이다. 특히 GTX-D 개통 시 삼성역까지 약 10분, 인천공항까지 약 40분대로 연결돼 교통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관계자는 “학세권·공세권·역세권을 모두 충족하는 드문 입지에 더해, GTX-D와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등 굵직한 개발 이슈가 예정돼 있어 미래 가치가 매우 크다”라며 “강남 접근성, 생활 인프라, 주변 정비 사업까지 갖춘 이수 더 써밋은 향후 사당권역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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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