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코스피 5000, 지방선거 최대 변수 부상

쥐락펴락하는 AI 사이클
6·3 지선서 2030 표심까지

지난 22일, 한국 증시는 하나의 선을 넘었다. 코스피 5000 돌파는 금융시장 사건이었지만, 동시에 정치의 시간표를 바꾸는 신호이기도 했다. 자산시장의 움직임이 이제 국정 평가와 선거 지형을 동시에 흔드는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정치는 오랫동안 이념과 진영, 프레임의 경쟁으로 움직여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대중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주식시장은 이 문법을 바꾸고 있다. 계좌 수익률은 뉴스보다 빠르고, 체감은 여론조사보다 정확하다. 선거의 바람이 정치가 아니라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인공지능(AI) 사이클이 있다. 반도체와 제조업, 그리고 한국 증시를 끌어올린 이 거대한 기술·산업 파동이 이어진다면 이재명정부는 정치적 호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사이클이 꺾이는 순간, 5000피는 성과가 아니라 책임으로 바뀐다.

6·3 지방선거에서 2028 총선, 2030 대선까지 한국 정치의 향방은 이제 AI가 만드는 경제 파동 위에서 결정될 것이다.

5000피, 정치의 ‘체감 계좌’

코스피는 22일 장중 5000선을 넘어섰다. 종가는 5000 아래로 내려왔지만, 시장이 남긴 흔적은 숫자보다 컸다. ‘꿈의 지수’라는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 사람들은 경제 기사보다 먼저 자기 계좌를 열었다. 그리고 그 체감은 곧 정치의 온도로 번졌다.


정치는 본래 구호로 승부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체감으로 끝난다. 민심은 논쟁보다 생활을, 명분보다 손익을, 설명보다 결과를 더 빠르게 받아들인다. 5000피는 바로 그 체감의 속도를 바꿔 놨다. ‘나라가 돌아가는가’가 아니라 ‘내 돈이 돌아오는가’가 매일 갱신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 선거의 가장 잔혹한 경제 변수는 부동산이었다. 그러나 부동산은 이제 많은 사람에게 정책으로도 쉽게 만지지 못하는 영역이 됐고, 환금성과 진입 장벽 때문에 체감이 느리다. 반면 주식은 다르다. 클릭 한번으로 손익이 뜨고, 하루 만에 감정이 바뀐다. 이 속도는 선거의 리듬을 바꾼다.

여기에 하나의 사실이 더해진다. 주식은 더 이상 ‘일부의 취미’가 아니다. 급여계좌처럼 생활 속에 들어와 있고, 중복을 포함해 수많은 계좌가 시장의 등락을 매일 확인한다. 정치가 여론조사로 읽는 민심보다 시장이 계좌로 만들어내는 체감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다.

그래서 5000피는 단순한 자산시장의 이벤트가 아니다. 경제지표가 정치 지표를 덮어버리는 순간이자, 선거의 언어가 ‘프레임’에서 ‘수익률’로 이동하는 신호다. 정치가 계좌를 이길 수 없는 시기가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AI 사이클이 있다.

구도와 인물 사이에 낀 코스피

선거의 3대 요소는 구도, 인물, 바람이다. 대개는 정치가 이 세 가지를 설계한다. 여야가 대립 구도를 만들고, 인물을 세우고, 바람을 촉발해 투표장으로 끌어낸다. 그런데 코스피가 무한질주에 가까운 속도로 오르면서 이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치가 만들던 바람 위에 자산시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바람이 덧씌워지고 있다.

정치가 만든 바람은 쉽게 쪼개진다. “내란 청산”과 “독재 저지” 같은 구호는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지만, 중도층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긴 어렵다. 특히 지방선거는 생활 감각이 강해, 중앙 정치의 거대한 프레임이 현장에서 마찰을 일으키기 쉽다.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이 경제이고, 지금 그 중심에 코스피가 있다.


경제는 구도도, 인물도, 바람도 한번에 바꾼다. 코스피가 오르면 현상 유지가 유리해지고, 꺾이면 심판 정서가 급격히 확장된다. 과거에는 그 역할을 부동산이 맡았지만, 지금은 주식이 그 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했다. 부동산은 ‘소유자’만 체감하지만, 코스피는 ‘참여자’ 모두가 동시에 느낀다.

코로나 이후 ‘동학개미’라는 거대한 유권자층이 형성됐다. 지역·이념·세대가 섞여 있어 정치적 분류가 어렵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코스피의 등락에 민감하고, 손익에 즉각 반응하며, 정책 신호를 시장을 통해 해석한다는 점이다. 이제 선거판의 바람은 정치 구호보다 지수와 시세가 더 빠르게 만들어낸다.

부동산서 주식으로 이동한 표심

고환율·고물가 시대에 사람들은 안전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탈출구를 찾는다. 월급이 물가를 못 따라가면 자산시장이 곧 생활의 보조 호흡이 된다. 그때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부동산은 높고 멀고 무겁다. 진입 비용이 크고, 거래가 느리고, 실패하면 회복이 오래 걸린다.

반면 주식은 문턱이 낮다.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고, 환금성이 높은 데다 정보도 많으며, 무엇보다 “내가 선택했다”는 감각이 강하다. 사람들은 실패해도 ‘정책 탓’만 하진 않는다. 하지만 폭락처럼 충격이 크면 그때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승은 내 선택, 하락은 정부 책임이라는 정치적 감정이 작동한다.

동학개미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 이제는 생활형 유권자이자 여론의 속도계다. 시장이 오르면 ‘정권이 안정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상승장이 이어질 때는 악재가 터져도 불만이 곧바로 폭발하기보다 한박자 늦게 번지는 장면이 반복된다. 경제가 정치를 덮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구조에는 함정이 있다. 주식은 계좌를 통해 매일 체감되기 때문에 민심의 변곡점도 매우 짧아진다. 정부가 다른 분야에서 성과를 쌓아도 시장이 꺾이면 그 성과는 한동안 가려진다. 특히 지방선거처럼 일상적 체감이 중요한 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AI 사이클, 정권의 상승 엔진

코스피 5000의 배경에는 여러 설명이 붙는다. 외국인 수급, 이익 모멘텀, 밸류에이션 재평가, 지배구조 개선 기대,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같은 주주환원 정책. 그러나 이런 설명의 중심에는 결국 하나가 있다. AI 수요가 반도체와 제조업의 실적을 밀어 올리는 사이클이다.

이 사이클은 ‘정권에게 유리한 바람’을 만든다. AI 사이클이 지속되면 수출과 실적이 견인되고,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그 지수가 체감을 자극하며, 체감이 정치의 안정감을 만든다. 즉 주가 상승은 단순한 자산 효과가 아니라 정권의 시간표를 유리하게 만든다.

여기서 중요한 고리가 하나 더 있다. 한국 증시는 구조적으로 반도체와 수출 대기업의 실적에 크게 좌우되고, 코스피의 방향도 결국 이 산업들의 경기 사이클을 따라 움직인다. AI라는 하나의 파동이 산업 실적과 주가, 그리고 국민의 체감을 한 줄로 묶어 버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AI 사이클은 양날의 검이다. 사이클이 꺾이는 순간, 상승의 내러티브는 즉시 책임의 내러티브로 전환된다. “정권이 올렸다”는 말은 “정권이 떨어뜨렸다”로 바뀐다. 주식은 하락할 때 더 큰 목소리를 낸다. 손실은 이익보다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정부가 AI 덕을 볼지, 해를 볼지는 정책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이클의 지속성과 사이클 하강 시 충격 흡수 능력이 함께 작동한다. 한마디로 AI가 뜨는 것은 축복일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AI가 식을 때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다.

6·3 지방선거, 코스피 지수가 변수

오는 6월3일 지방선거는 원래 생활 정치의 무대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생활의 정의가 달라졌다. 도로와 보육, 치안과 복지 같은 전통 의제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위에 “내 계좌가 살아 있는가”라는 새로운 생활 감각이 올라타기 시작했다.

지방선거는 특히 정당보다는 동네의 기분이 먼저 움직인다. 중앙 프레임이 아무리 거칠어도, 지역의 자영업·고용·가계 체감이 괜찮으면 분노는 둔화되고, 반대로 체감이 꺾이면 프레임보다 먼저 표가 식는다. 주식은 그 ‘동네의 기분’을 하루 단위로 증폭시키는 장치가 됐다.

여야는 거대한 정치 프레임으로 싸울 것이다. 내란 청산, 독재 저지, 입법 폭주, 사법정치 같은 단어들이 난무할 것이다. 그러나 중도층은 대개 그런 단어에 오래 머무르거나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은 결국 체감이다. 이번에는 그 체감이 주식에서 빠르게 나올 것이다.

시나리오는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6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성과의 분위기’ 덕을 보게 된다. 특히 마음을 아직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서서히 여당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진다. ‘기분이 괜찮은 표’는 생각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진다.


반대로 선거 직전 AI 관련 조정이나 글로벌 충격으로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 지방선거는 단숨에 심판 선거가 된다. 이때 야당은 정책 대안을 내지 않아도 거품과 민생 괴리라는 프레임으로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주식 하락은 곧바로 불신의 언어가 된다.

2028 총선, 상승 지수의 민생 시험대

총선은 중간평가다. 2028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려면 상승장의 기세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상승장의 기세가 오래 갈수록 위험도 커진다. 이유는 하나다. 지수 상승이 민생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상승을 ‘나와 무관한 호황’으로 규정하기 시작한다.

AI 사이클이 계속된다면 한국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측면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탄력이 내수, 고용, 자영업, 지역경제로 내려오지 못하면 사회는 K자형 간극을 더 크게 체감한다. “코스피는 5000인데 나는 왜 그대로인가?”라는 문장이 정치적 분노로 변한다.

2028년 총선의 관건은 그래서 ‘지수의 추가 상승’이 아닌, 상승의 과실을 넓히는 정책이다. 주주환원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AI 투자와 생산성의 상승이 임금과 일자리, 지역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총선은 ‘자산 정치’에 대한 반발로 움직일 수 있다.

결국 총선은 “상승 지수를 만들었느냐”보다 “상승 지수가 국민의 삶을 바꿨느냐”를 물을 것이다. 이 질문에 답을 못하면 상승장은 정권의 업적이 아니라 정권의 부담이 된다. 상승장이 길수록 반작용도 커진다. 정권 연장은 지수가 아니라 분배와 체감에서 결정된다.

2030 대선, AI 사이클 끝에서의 대결

대선은 미래 계약이다. 2030 대선에서 유권자는 “다음 5년을 맡길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때 AI 사이클이 여전히 강하면, 여당은 ‘미래산업을 선점한 정부’라는 내러티브를 구축할 수 있다. 반도체와 AI 생태계, 피지컬 AI, 제조업 재평가 같은 언어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러나 사이클은 영원하지 않다. 대선은 대개 사이클의 끝자락에서 열린다. 중요한 것은 상승이 아니라 하강이다. 사이클이 꺾일 때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정책의 말이 아니라 체력이다. 충격을 흡수하는 재정과 사회안전망, 산업 재편의 속도, 노동·교육 전환 능력, 그리고 갈등을 관리하는 정치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다.

만약 AI 사이클이 꺾인 이후에도 정부가 연착륙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오히려 더 강력한 성과가 된다. “상승은 시장이 만들고, 위기는 정부가 관리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하강 국면에서 실기하면 상승 지수는 ‘거품의 증거’로 바뀌고, 대선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 심판의 종결판’이 된다.

2030은 결국 ‘AI가 세상을 바꾸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바꾸는 세상 속에서 누가 더 안전하게 국민을 옮겨 태우느냐’의 싸움이다. 기술이 아니라 전환의 정치가 승부를 가른다.

바람이 된 코스피 정치

정치는 늘 구도·인물·바람으로 움직였다. 다만 지금 바람의 엔진이 바뀌고 있다. 부동산이 흔들어온 선거의 문법 위에 주식이 더 빠르고 더 대중적인 체감으로 올라섰다. 5000피는 그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이정부가 AI 덕을 볼지, 해를 볼지의 답은 간단하다. 사이클이 지속되면 덕을 본다.

그러나 그 덕이 지속 가능한 성과가 되려면 상승을 민생으로 내려오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AI·반도체의 투자 성과가 임금과 고용, 지역 산업 생태계로 확산되는 ‘연결고리’를 정부가 설계하고, 하강 국면에는 가계와 지역을 받쳐 줄 안전망과 전환교육이라는 완충 장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6·3 지방선거는 그 첫 시험대다. 지수의 방향은 표의 방향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방향이 ‘내 삶의 방향’과 연결되느냐다. 지수만 오르고 삶이 멈추면 바람은 곧 역풍이 된다.

정권의 운명은 점점 정책의 정교함보다 체감의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5000피는 축배가 될 수도, 독배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갈림길의 이름은 다름 아닌 AI 사이클이다. 그 사이클이 어디로 꺾이느냐가 6·3을 지나 2028 총선, 2030 대선까지 한국 정치의 바람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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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