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분단 80년 강원도, 통일의 축 돼야

1945년 한반도에 38선(휴전선)이 그어지면서 한반도와 함께 강원도도 덩달아 남과 북으로 나뉘었다. 이는 강원도의 단순 행정 분리가 아니라, 같은 산맥, 같은 강줄기, 같은 문화권이 하루아침에 서로 다른 체제로 갈라지는 거대한 단절이었다.

지난 21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위원장이 강원도 회양군민발전소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자 외신 기자들이 “한국 강원도 고성 이야기인가”라며 지도를 뒤적이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도 이 분단의 깊은 상처가 아직 현재진행형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강원도’라는 동일 지명이 이제는 두 개의 체제, 두 개의 전력 사정, 두 개의 주민 삶을 가리키는 이중적 상징이 된 것이다.

북한의 강원도는 행정 중심지가 원산이고, 남한의 강원도는 춘천을 중심으로 한다. 똑같이 ‘강원도’라고 부르지만 전혀 다른 나라, 다른 제도, 다른 생활 조건을 가진 지역이다.

특히 회양군처럼 외국 기자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지명이 등장할 때마다 “왜 강원도는 남과 북에 각각 있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이는 38선이 가른 것이 단지 지도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 그 자체였음을 보여준다.

80년 전만 해도 강원도는 원래 하나였다. 원산–금강산–철원–춘천–속초로 이어지는 축은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경제·문화·생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단일 권역이었다. 원산은 동북아 물류 관문이었고, 금강산은 조선 왕조부터 이어진 명산이었으며, 철원은 비옥한 곡창지대였다.

분단은 이 모든 흐름을 인위적으로 단절했다. 남쪽 강원도는 수도권 배후의 관광·레저 중심 지역으로 재편됐고, 북쪽 강원도는 군수·자력갱생 중심의 폐쇄적 지역으로 고착됐다. 이는 자연이 만든 경제지도가 아니라, 전쟁에서 이긴 나라들이 임의로 그어놓은 왜곡된 지도였다.

북한이 회양군에 준공한 ‘군민발전소’ 역시 이 왜곡의 결과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구도 적고 공업 기반도 약한 강원도가 자체 힘으로 해낸 대단한 성과”라고 자찬했지만, 그 말 속에는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북한의 발전설비 능력은 남한의 약 6% 수준이고, 실제 전력 생산량도 4%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평양을 벗어나면 전력 공급은 지역과 계절, 강우량 등 여러 환경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주민들은 잦은 정전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은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주민 동원만 가능하면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소수력발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북한이 강원도의 전력 성공 사례를 보도하면 해외에서는 종종 “한국 강원도가 전력난을 겪는가”라는 엉뚱한 질문을 한다. 한 외신 기자는 한국 정부에 “강원도가 자체 발전소를 지었다니 남한 경제가 심각한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남북이 같은 지명을 유지한 채 80년 동안 서로 다른 체제로 살아온 결과, 강원도는 국제사회에서조차 둘인데 하나처럼 불리는 지역이라는 이상한 혼란을 남겼다.

사실 남북 모두 ‘강원도’라는 이름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름을 바꾸는 순간 역사적 정통성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남은 수도권 중심 정책에 몰두했고, 북은 평양 중심 체제 유지에 집중했지만, 어느 쪽도 강원도의 분단을 주도적으로 치유할 국가 전략을 세운 적은 없었다.

그렇게 강원도는 남과 북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중심은 아닌 지역으로 남겨졌다. 전쟁 이후 강원도는 더욱 비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철원은 군사 격전지의 상징이 되었고, 금강산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잃어버린 성소가 됐다.

자연은 그대로인데 사람의 이동과 경제의 흐름만 끊어지면서 강원도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철원·양구·화천에 태어난다는 것은 곧 분단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삶을 의미했고, 주민들의 생업·안보·문화는 모두 군사화된 공간 속에서 갇혀버렸다.

이 비극은 과거형이 아니다. 강원도는 지금도 한반도의 미래 전략을 묻는 공간이다. DMZ 일대는 생태–평화–관광을 결합한 세계 유일의 자산이고, 동해안은 부산–울산–포항–동해–속초–원산으로 이어지는 신북방 경제벨트의 핵심 관문이 될 수 있다. 남북 강원도가 동일한 자연환경을 공유한다는 점은 통합경제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권은 이 잠재력을 전략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선거철이면 접경지역 지원 같은 추상적 구호만 반복하고, 중앙정부는 근본적인 구조를 다루지 않은 채 작은 예산 사업만 나열한다. 북한 역시 강원도를 체제 유지용 지역으로 묶어두고 자력갱생의 상징으로만 소비한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강원도의 미래는 여전히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것이다.

강원도를 다시 바라보는 시각은 이제 근본적으로 전환돼야 한다. 강원도는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통합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공간이며, 한반도의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지역이다.

동해항과 원산항이 연결된다면 동북아 물류 네트워크의 축 자체가 바뀌고, 금강산이 재개된다면 한국 관광산업의 동선이 완전히 재편된다. 철원을 중심으로 한 농업·식량 협력은 남북의 공급망을 탄탄하게 만들 수 있다.

‘강원도’라는 단어가 하나의 공간을 의미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은 언젠가 반드시 극복돼야 할 역사적 과제다. 남북이 다시 하나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때, 강원도는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니라, 한반도 회복과 통합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다.

필자는 “남과 북이 통일 이전에 먼저 강원도를 공동으로 관리·개발하는 ‘통일 강원도 모델’을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자연환경과 경제구조를 가진 강원도를 공동경제구역·공동안보구역·공동생태구역으로 지정해, 남북의 제도 조정·경제 협력·행정 실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급격한 통일 비용과 위험을 줄이고, 남북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먼저 만들며, 장기적으로 한반도 통일의 리스크를 완화하는 현실적 전략이 될 수 있다.

38선이 강원도를 나눠 놨지만, 미래의 전략 지도는 강원도가 남북을 잇는 가장 두꺼운 축이 돼야 한다. 강원도의 운명은 결국 한반도의 운명이다. 그리고 그 운명을 다시 쓰는 일은 지금 우리 세대의 몫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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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