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목으로’ APEC 받친 코아스 활약상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1.06 13:39:09
  • 호수 1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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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나무를 정상들 의자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지난 3월 안동에서 서울의 1.7배에 달하는 면적에 산불이 발생해 10만㎥가 넘는 나무가 잿더미로 사라졌고, 피해액은 1조원에 달했다. 칠흑같은 재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불탄 나무들이 ‘APEC 2025 경주 정상회의’의 무대 위에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세계 25개국 정상들이 앉게 될 회의장과 정상 집무실, 귀빈 대기실의 의자와 테이블이 안동 산불로 인해 타버린 나무로 만들어졌다. 대나무 섬유를 가공한 가죽(BAM-P Leather)으로 둘러싸면서 동물 보호와 친환경적 의미를 더했다.

‘마론 체어’

산불 피해목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해 프리미엄 가구로 탄생시킨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가구 기업 코아스(대표 민경중)가 있다. 민경중 코아스 대표는 “약 90%가 소각 처리되는 산불 피해목을 각국 정상들의 의자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경상북도, 동화기업과의 협업을 구축한 결과”라고 말했다.

코아스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친환경 프리미엄 가구 17종을 포함해 총 142점을 협찬했다. 그중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각국 정상이 앉게 될 ‘마론(MARUON) 체어’는 상징적이다. 천연 대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바이오 가죽을 적용했고, 전체 소재의 80% 이상이 바이오 기반으로 탄소 발자국을 줄였다.

항균·탈취 기능까지 갖춘 이 제품은 “생태적 럭셔리(Eco-Luxury)”의 새로운 모델로 불린다. 숲은 더 이상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이며 기후위기 시대의 생명 자본이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목재 1㎥는 평균 0.25톤의 탄소를 저장하며, 이는 이산화탄소 0.917톤을 고정하는 효과에 해당한다. 즉, 가구 한 점이 곧 ‘산업형 탄소저장고’가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피해목의 90% 이상이 단순 연료로 소각돼왔다. “미국은 가구로 만들고, 우리는 태운다”는 이 짧은 문장이 한국 산림정책의 현실을 압축했다. 민 대표가 제시한 ‘신 산림국부론’은 여기서 출발한다. 숲을 ‘보호의 대상’에서 ‘활용과 저장의 산업’으로, 재해를 ‘보물로 바꾸는 기술’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민 대표는 “숲의 상처를 의미 없이 지워버리지 않고, 국가의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재해를 혁신으로 바꾸는 대한민국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불 탄화목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국가 전략을 ‘보호’에서 ‘저장’으로 바꿔야 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미 목재 제품을 탄소저장고(Carbon Storage)로 공식 인정했다. 따라서 국산 목재 가구의 사용 확대는 탄소 감축 실적(NDC)에 직접 반영된다.

‘외교의 장’ 빛낸 타버린 나무
세계 각국에 친환경 산업 알려

정책 혁신의 방향은 ▲국산 목재 우선 구매제 실질화 ▲탄화목 인증제(GR: Green Recycled) 확대 ▲저장량 기반 인센티브 제도화(Storage Right) ▲산림 데이터의 디지털 투명화(QR 기반 이력 추적) ▲지역 순환형 산림경제 생태계 구축 등이다.

숲은 단지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경제의 구조, 산업의 방향, 시민의 감수성이다. 이제 산림 정책은 환경부의 영역을 넘어 산업부·외교부·국토부·문화부가 함께 짓는 국가형 생태 인프라가 돼야 한다.

숲의 복원은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손과 감수성 위에서 자란다. 숲은 더 이상 과거의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우리가 지어갈 문명, 인간이 다시 자연과 계약을 맺는 사회적 서약서다.

민 대표는 “이 나무들은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끝내지 않았다. 재에서 다시 태어난 나무는 세계 정상의 의자가 됐고, 숲의 상처는 산업의 혁신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세상에 제시하는 산림 국부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의 앞선 사례도 있다. 미국의 아주르 퍼니처(Azure Furniture)는 딱정벌레 피해목을 비틀 킬 파인(Beetle Kill Pine)이라는 브랜드로 되살려 죽은 숲을 예술로 바꿨다. 호주는 피해목을 공공 건축에 활용해 공동체 재생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캐나다는 산촌 일자리, 제재소, 바이오연료 산업을 엮어 ‘로컬 순환형 산림경제(Local Circular Economy)’를 완성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과학은 나무를 이해하고, 디자인은 그 생태를 인간의 삶으로 번역하며, 지역 공동체는 그 과정을 경제로 연결한다. 이것이 ‘숲의 삼각동맹(Science Design Community)’이자 가장 오래된 문명 계약의 현대적 버전이다.

코아스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숲의 시간과 산업의 시간을 동기화하는 실험을 강행했다. 코아스는 ▲내구성과 교체 용이성을 고려한 설계로 제품 수명을 연장 ▲QR 기반 원목 이력 추적 및 탄소저장량 표기 ▲부품 단위 재사용과 재디자인 둥 이 세 가지 축을 함께 작동시켜 불탄 나무는 ‘폐목’이 아닌 ‘재생목’으로 남게 했다.

민 대표는 “가구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탄소 저장장치며, 디자인은 곧 기술적 기후 해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제품 협찬이 아닌 산림을 통한 ‘외교의 언어’를 제시했다. 회의 후 모든 가구는 APEC 25개국의 공공기관·학교 등에 기부되고 ‘지속 가능 협찬 모델(Sustainable Legacy Model)’의 첫 사례로 남는다. 이는 곧 공유와 순환의 외교이자 ‘숲을 통한 연대의 정치’의 출발이라는 설명이다.

숲의 상처를 자원으로···신 산림국부론
“숲을 저장하는 나라, 국가 전략으로”

세계 정상들이 앉는 재생목 나무 의자는 친환경 소재 기업인 ‘케이랑’의 대나무 가죽으로 감쌌다. 케이랑의 식물 유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가 코아스의 혁신적 의지와 맞닿았다. 케이랑은 버섯 균사체(Mycelium)와 대나무-PLA(폴리젖산) 복합소재 기술을 통해 기존의 식물성 가죽 및 섬유 소재가 가진 취약점을 해결했다.

기존 천연 소재의 경우 습기, 온도 변화에 약하고 내구성이 낮아 품질이 일정치 않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케이랑의 독자적 기술은 ▲내마모성 및 내구성 강화 ▲습도·온도 변화에 대한 안정성 확보 ▲가공성 및 디자인 다양성 극대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입증했다.

이를 통해 패션, 리빙, 웨어러블,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차세대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대나무와 PLA 바이오폴리머를 기반으로 한 ‘BAM-P’ 가죽은 80% 이상의 바이오매스 함량을 자랑하며, 완전한 식물 유래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생분해 소재로, 사용 후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또 대나무가 지닌 천연 항균 성분(폴리페놀)이 세균 성장을 억제해 청결하고 안전한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PLA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젖산으로 만든 바이오폴리머로, 산업 퇴비화 환경에서 자연 분해돼 완전한 친환경 순환을 실현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0%를 절감할 수 있고, 인체에 안전한 pH 농도를 유지하고 기계적 강도와 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PLA 소재는 플라스틱의 친환경적 대안이자 고성능을 실현한 차세대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남다른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케이랑은 지난 25년간 지속 가능한 소재 연구에 매진하면서 대나무 기반 가죽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고품질 친환경 소재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케이랑은 단순히 ‘친환경적으로 보이는’ 소재가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성능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충족시킨 대나무 가죽으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을 품었다.

케이랑 관계자는 “우리는 자연에서 시작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재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글로벌 친환경 소재 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재해를 보물로

한편, 코아스와 케이랑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산불 피해목 재활용 가구 외에도 독특한 친환경 제품들을 선보인다. 이 제품들은 80% 이상 바이오 기반 소재로 만들어져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인체에 무해하며, 항균·탈취 기능까지 갖췄다.

이는 해외 제품의 바이오 함유율이 30~5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민 대표는 “숲의 상처를 의미 없이 지워버리지 않고, 국가의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재해를 혁신으로 바꾸는 대한민국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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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