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가수 고(故)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 덧 1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그의 음악과 메시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있다.
27일은 신해철의 11주기다. 고인은 지난 2014년 10월27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심정지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은 이후 병원장 A씨를 상대로 의료과실치사 소송을 제기하며 수년간 법정 싸움을 이어갔다.
A씨는 2016년 11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1심에서 금고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유족 및 검찰 측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2심에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23년 5월 대법원이 형을 확정하면서 그의 사망은 의료과실에 따른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가 떠난 지 10년이 넘은 시간이 지났지만, 팬들과 후배 음악인들은 여전히 ‘마왕’ 신해철을 기억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선 그의 음악 세계를 기리는 헌정 공연 ‘고스트 스테이지(GHOST STAGE)’가 열렸다. 김동완, 김경호, 김종서, 부활, 홍경민, 더 미싱 링크, 로맨틱 펀치, 윤채, 제이드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라 고인이 남긴 음악적 유산을 함께 기렸다.
같은 날 방송된 MBC ‘2025 대학가요제’에선 신해철의 자녀들이 특별 무대에 올라 팬들을 울렸다. 자녀인 신하연과 신동원은 밴드 루시(Lucy)와 함께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곡이자 고인의 대표곡인 ‘그대에게’를 불렀다. 무대에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된 신해철의 실제 목소리도 더해져 감동을 자아냈다.
무대를 마친 신동원은 “벌써 아버지 기일이 10번 넘게 지나갔는데 아직도 기억해주시는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하연은 “제 기억 속 아빠 팬분들은 늘 울고 계셨다”며 “이제는 웃으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라고 전했다.
이 말은 자연스레 고인의 또 다른 대표곡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의 가사와 맞물리며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공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선 “이제 진짜 웃으며 마왕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자녀들의 메시지가 아버지의 노래 가사처럼 따뜻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신해철을 추모했다.
이 대통령은 “시대의 음악인이자 양심이었떤 고 신해철님은 청년들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기성세대에게는 ‘성찰할 용기’를 일깨워준 상징적 존재였다”며 “그가 꿈꾸던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가 세상에 던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며 “음악으로 고립된 이들의 손을 잡았고, 상처 입은 이들과 걸음을 맞추며 함께 걸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우리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신해철의 음악 작업실이 있던 성남에 ‘신해철 거리’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도 “그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우리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이라며 고인을 기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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