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카리나 2번 옷’ 정치 성향 논란 종결

어떤 사람들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바뀝니다.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욕하면 마치 내 가족을 욕한 것처럼 분노하죠.

오늘은 정치에 극성으로 빠지는 사람들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정신과 심리학의 시선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단순하게 그냥 ‘정치 좋아하는 사람’ 얘기가 아닙니다.

‘왜 이렇게까지 몰입하게 되는가?’에 대한 뇌와 마음의 깊은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은 21대 대통령선거를 치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연예인들이 자신의 사진을 SNS에 게시했는데 이를 두고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색깔의 옷을 입었다며 무분별한 비난에 휩싸인 적이 있었죠.

요즘은 정치가 단순한 의견의 차이를 넘어서 신념과 정체성, 감정의 싸움처럼 보이기도 하죠.

“정치를 비판하면, 나를 공격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치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믿는 이념이나 정치인을 단순히 지지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정체성 자체가 되어버린 상태일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스완은 이런 현상을 ‘정체성 융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집단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당한 것처럼 느끼고, 그 집단을 비판하면 나를 모욕한 것처럼 분노하고, 집단을 위해서라면 희생도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는 것이죠.

극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단계는 지극히 평범한 심리 현상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가족, 친구, 나라, 종교, 정치 등과 정체성을 공유합니다.

애국심, 팬심, 소속감도 일종의 정체성 융합이죠.

하지만 그 수준이 너무 높아지고 현실 판단까지 흐려지면 정신병적 상태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1. 망상 장애

망상 장애는 현실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믿음을 굳게 믿는 정신질환입니다.

겉보기엔 말도 잘하고, 일상생활도 가능해 보이지만, 특정한 생각에 있어서는 아무리 설명을 해 줘도 절대 믿음을 바꾸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와 관련된 망상 장애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내가 믿는 정치 세력만이 진실이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성향이나 정당, 정치인은 절대적으로 옳고 정의롭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반대쪽 정치인은 무조건 나쁘고, 거짓말을 일삼으며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단정합니다.

 


모든 비판은 조작이거나 음모다.

자신이 믿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진실이 왜곡된 것” “언론조작이다” “정부나 검찰이 짜고 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어떤 근거를 들이대도 “그것도 세뇌된 거야” “너도 속은 거야”라며 믿으려 하지 않죠.

 

주변 사람까지 의심하고, 적으로 본다.

심지어 가족, 친구, 직장 동료가 다른 정치적 생각을 갖고 있으면 “얘도 벌써 물들었구나” “얘도 저쪽 편이야”라며 사람 자체를 적대시하게 됩니다.

 

2. 편집성 성격 장애


모든 상황을 ‘나를 해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극단적인 불신의 심리 구조를 가집니다.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고, 주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해석합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편향된 상황에서는, 반대편 정치 세력을 단순한 다른 의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악한 존재’ ‘국가 전복 세력’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반응으로는 “쟤들은 나라를 망치려는 인간들이야” “그 정당 지지자들은 전부 세뇌당했거나, 돈 받고 움직이는 거야” “우릴 무너뜨리기 위해 저런 기사를 내보내는 거야” 등으로요.

이들은 비판을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누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반박하면, 논쟁이 아닌 공격으로 받아들입니다.

대화를 통해 타협하기보다는,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먼저 공격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고하면 결국 점점 더 고립되고, 더 격렬한 정치적 확신에 빠지게 됩니다.

 

3. 경계선 성격 장애

경계선 성격 장애의 핵심은 감정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입니다.

이 장애는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대해 이상적으로 추앙하다가, 조금만 실망하면 극단적인 증오와 배신감으로 뒤바뀝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진짜 천사야. 세상에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하지만 그 정치인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거나,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행동하면 “배신자야!” “다 거짓이었어! 속았어!”라고 반응하며 격하게 분노합니다.

이들은 정치인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정치인을 통해 자신의 감정 세계를 대신 표현합니다.

즉, 그 정치인은 ‘애착 대상’이고, 그것이 흔들릴 때, 마치 연인에게 배신당한 것처럼 격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죠.

 

4. 집단극화

개인이 정치에 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 집단은 더욱 과격하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집단극화’라고 부릅니다.

한 집단 내에서 비슷한 정치적 믿음을 공유하고 반복적으로 강화하다 보면 그들의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결국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사라지게 됩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이제 ‘다른 국민ʼ이 아니라 ‘반역자’ ‘적’ ‘말살해야 할 존재’로 간주됩니다.

이런 분위기가 고조되면 정치 폭동, 인터넷 집단 괴롭힘, 극단주의 정치 테러 같은 실제적인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 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개인은 이성적이지만, 집단에 섞이면 무책임하고 감정적으로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처럼, 집단 안에 있을 때는 내 의견이 아니라 우리의 분노를 따라가게 되고 누군가 제동을 걸어도 “너는 배신자”라며 배척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치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감정부터 폭발한다

평소에는 침착하던 사람이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고, 얼굴이 붉어지고, 흥분하게 됩니다.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격한 언쟁이나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죠.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른 말을 들으면 마치 모욕당한 것처럼 느끼고 강하게 반응합니다.

 

2.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끊어진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친구나 가족과 갈등을 겪거나 인연을 끊기도 합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정당을 지지하지?”에서 시작해 “쟤는 나랑 근본적으로 안 맞아”라고까지 나아가고, 결국 사람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거죠.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정치적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상황입니다.

 

3. 편향된 정보만 믿고, 반대 의견은 아예 차단한다

뉴스나 유튜브, 커뮤니티도 오직 자기 정치 성향에 맞는 채널만 이용하고 다른 시각을 가진 정보는 가짜 뉴스나 왜곡된 소리라며 무시하거나 분노합니다.

이런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며, 생각이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4. 지나치게 많은 돈과 시간, 에너지를 정치에 쏟는다

정치인을 후원하거나 옹호하는 활동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안거나, 가족과의 시간, 인간관계까지 희생하게 된다면 경고 신호입니다.

누군가를 지지하는 것이 자기 삶의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가 된다면 그건 건강한 지지가 아니라 심리적 집착에 가깝습니다.

 

정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이지만 그것이 나의 감정, 관계, 정보 판단, 삶의 균형을 망가뜨릴 정도라면 이미 정신적으로 위험 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정치를 하는 건지, ‘정치’가 나를 지배하는 건지를 한번쯤 멈춰서 생각해 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joun201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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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