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펑펑?’ 추경 진실과 거짓

곳간 문고리 잡고 옥신각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추경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새 정부가 벌써 나랏돈을 깎아 먹고 있다며 거칠게 몰아세웠다. 야당의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 경제가 고꾸라지는 건 시간문제다. 오해를 풀기 위해 정부·여당이 소상히 설명에 나섰지만 협치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경제 마중물’이 핵심이다. 정부·여당은 돈이 돌면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국민의힘은 좀처럼 동의하지 않고 있다.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민생을 위한 생산적인 추경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맞춤형 지원

첫 번째 난관은 이 대통령이 꾸준히 언급하던 민생회복 지원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민 민생회복 소비 쿠폰 예산 13조20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6000억원 등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지원금 논의가 나올 때마다 국민의힘은 현금을 살포해 미래 투자를 포기하는 전형적인 ‘표풀리즘’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 초반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달콤한 말로 국민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며 “민주당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다. 이는 야당으로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코로나19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사례를 언급하며 민생회복 지원금 역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2020년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이 행정안전부 정책 연구용역으로 수행한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에 관한 연구’ 요약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의 판매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아 해당 정책이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체감경기지표의 급격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그래프를 보였으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등의 체감경기를 개선하고 인허가업종의 휴·폐업률 안정화에 기여해 경영 안정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이 지원금을 ‘대체 소비’로 여겨 원래 지갑에 있던 돈은 저축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KDI는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취약계층에 집중해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작부터 돈 푸는 이재명정부
“미래를 위한 ‘경제 마중물’”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선별적 지급 방식의 ‘맞춤형 지원’을 직접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약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 쿠폰을 편성해 소비 여력을 보강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한다”며 “소비 쿠폰은 전 국민에게 보편 지급하되, 취약 계층과 인구 소멸 지역은 더 두터운 맞춤형 지원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전 국민 1인당 15만원에서 최대 52만원까지 구간을 나눠 필요한 곳에 돈이 흐를 수 있게 된다. “나랏돈을 풀면 결국 빚만 늘게 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지원금을 통해 소비가 늘고 자연스럽게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빚 탕감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채권을 탕감해주는 이른바 ‘이재명표 배드뱅크’다. 지난 2020년 정부가 시행한 코로나19 대출 가운데 약 50조원이 올해 9월 말로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금융 당국이 직접 나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등을 위한 채무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해당 정책은 코로나19 여파와 비상계엄 등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상환 여력이 없는 취약 차주 약 113만명의 장기연체 채권을 정부가 소각하는 걸 골자로 한다.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한국자산관리공사(KAMKO·캠코)가 출자하는 채무 조정기구가 금융사로부터 장기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빚을 탕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여기에 사용될 예산은 약 8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절반은 2차 추경으로, 나머지 절반은 민간 금융사의 지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영업자 사이에서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5000만원의 빚 정도는 갚지 않고 버티면 정부가 해결해준다’는 인식에 반발심만 키울 것이란 해석이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은 “성실하게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분할 상환 기간을 확대하고 이자를 추가 감면하겠다”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또한 배드뱅크 정책에 대해 “그 빚은 용서가 아니라 정의로운 정리”라며 “갚을 수 없고 회수도 불가능한 부채를 사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로 바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구제가 아닌 사람 회복 정책이다. 1조1000억원으로 113만명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그건 단순한 예산이 아니라 정치의 품격”이라고 밝혔다.

빚 탕감 정책이 불러온 후폭풍
국채 늘어만 가는데…수습은?

2차 추경으로 국가채무가 불어난 점도 지적 대상이다. 당초 예상보다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 추경까지 겹치다 보니 국가채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2차 추경안에 따르면 이번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해 19조8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가 발행된다. 재정을 풀어 주저앉은 내수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구상이지만 국민의힘은 “포장만 거창한 이재명표 추경으로 실상은 ‘빚 내서 뿌리는 당선 사례금’에 지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마이너스’ ‘세수 부족’ ‘나라 곳간 사유화’ 등의 비판을 쏟아냈지만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따지기보다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 역시 “추경 편성으로 불가피하게 관리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가 상승하게 됐다”면서도 “경기가 우상향 경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과감한 재정 투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초기부터 빚을 떠안고 시작하는 만큼 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당분간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뒤처리는?

한 여권 관계자는 “추경 관련해 국민의힘은 ‘공감’을 말하고 있지만 막상 협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 정부의 정책이 자영업자 같은 일반 국민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보니 크게 목소리를 내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이재명표’ 꼬리표가 붙는다고 무조건 반대 하기에는 그쪽도 그쪽대로 대안이 없다. 뾰족한 수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 감세정책으로 약 16조원의 세수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삭감된 R&D 예산 등을 정상궤도로 올리려면 또다시 돈이 든다”며 “(윤 전 대통령이) 너무 많은 숙제를 남기고 갔다. 전 정부가 친 사고 수습하다가 5년 다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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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